아무튼, 망원동 - 어린 나는 그곳을 여권도 없이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아무튼 시리즈 5
김민섭 지음 / 제철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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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내가 넘어져 있을때도 쉼없이 흘렀다.'

2002년에 상경했다. 학과친구들, 고등학교후배들 대부분이 대기업에 취업을 했다. 그들과 만날수 없는 곳으로 떠나야 했다. 서울은 충분히 고향에서 먼 곳이었다.

고향을 떠나 홀로 왔으니 무슨일이든지 마다할 수 없었다.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곧 고향에 돌아갈 것이고, 그때도 여전히 난 젊을 것이라고. 나를 기다리는 모든 것이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나는 어느새 내년이면 마흔 중반이 되고, 친구들과 후배들은 여전히 만나지 못할 것이고 부모님은 칠순을 맞는다. 시간은 멈추지도 기다려주지도 않고, 내가 넘어져 있을 때도 쉼 없이 흘렀다.

이 책을 보는 내내 떠나온 고향을 생각하며 가슴이 저려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고향에 돌아갈 길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김민섭 작가의 에세이로 15년만에 고향 망원동으로 돌아와 소중한 추억의 공간이었던 망원동의 서사를 들려준다. 그 특유의 애잔한 문체가 늘 가슴에 남았고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저자는 닭강정이나 튀김을 먹으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마냥 즐거울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기억을 한조각씩 꺼낼때마다 무게가 꽤나 묵직했기때문이다.

자신의 아이와 추억을 공유하기 위해 고향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버티는 친구와 망리단길을 비롯한 젠트리피케이션은 다들 저마다 버텨내기 위해 분투하지만 누군가는 밀려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사람과 한 공간의 이주를 , 여전할 수 없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몹시 서글퍼하는 저자의 마음에 크게 공감한다.

내 딸이 아빠가 태어나 자란 고향의 추억을 아빠와 함께 공유해보고 싶다. 초량 육거리의 내가 다녔던 독서실, 내가 갔던 만화방, 오락실을 딸과 함께 가보고 싶다.

그리고 딸과 함께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은 내가 다닌 대학교와 그 앞의 거리들이다. 졸업하고 난 뒤 가본적이 없다. 내년 명절에 딸에게 조심스레 제안해봐야겠다. (아내와 함께면 더 좋겠다.)

"무엇이든 추억하면 미화하게 된다. 있는 그대로 기억하기로 한다."

그곳을 함께 걸으며 아빠가 살아왔던 기억을 이야기해주고 싶다.

"어느 길을 걷든 대한민국보다는 자기 자신을 , 그리고 자신을 닮은 친구들을 더 사랑하는 한 존재가 되길 바라며"

#아무튼망원동 #김민섭 #제철소 #고향 #젠트리피케이션


˝무엇이든 추억하면 미화하게 된다. 있는 그대로 기억하기로 한다.

어느 길을 걷든 대한민국보다는 자기 자신을 , 그리고 자신을 닮은 친구들을 더 사랑하는 한 존재가 되길 바라며

시간은 멈추지도 기다려주지도 않고, 내가 넘어져 있을 때도 쉼 없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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