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결은 언제나 짜릿하다’

아껴서 보던 책인데 벌써 다 읽었다.
매 장면마다 긴장감과 호기심이 넘쳤는데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한 연주자들의 ‘경연’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요시가에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는 총 90여명이 참여해서 1차 예선에서 연주하고 2차예선에는 24명만이 진출한다. 휴식 후에 3차 예선에는 12명이, 마지막 본선에는 겨우 6명만이 진출한다. 1차예선에서 본선까지 무려 2주이상이 걸리는 장대한 일정이다.

이 책 ‘꿀벌과 천둥’은 이 콩쿠르 대회에 참가한 경연자들의 연주와 상위 단계로 진출해 가는 과정을 아주 실감나게 표현한다. 독자로 하여금 마치 요시가에 국제 콩쿠르 대회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본선에서는 진출자 6명이 각각의 피아노를 오케스트라와 협주를 한다. 리허설부터 시작해서 피아노협주를 준비하고 연주를 준비한다
아 눈을 감으면 웅장한 그 장면이 떠오릅니다

경연이라는 특성 때문에 재능을 가진 자들이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일반인들의 대결구도는 긴장감 표현에 한계가 있으니 결국 승부는 재능간의 겨루기랄까. 그래도 하향 평준화보단 상향 평준화가 보기에도 좋다. 게다가 재능을 가진 천재들끼리 얽히고 섥힌 스토리가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피아노 대회라는 생소한 주제였지만 그래서인지 얻은 것이 많았다. 이 책을 통해 클래식 작곡가들을 다양하게 만나보았다. 베토벤,쇼팽,바흐,브람스, 모짜르트정도가 내가 알던 작곡가들이었는데 리스트,라흐마니노프,발라키레프,스트라빈스키,슈만,쇼스타코비치,버르토크,시벨리우스,드뷔시,생상스 등등 작곡가들의 스펙트럼을 한껏 넓혔다.

또한 피아노 연주곡을 듣고 싶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나의 클래식인생은 ‘꿀벌과 천둥’을 읽기전과 읽은 후로 나뉠 수 있겠다. 이후의 나는 음악적으로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꿀벌과천둥 #현대문학 #온다리쿠 #추천소설 #책읽기


세상에 나 혼자 남아도 들판에 피아노가 굴러다니면 끝없이 연주하고 싶을 정도로 좋아해.

청중들이 듣고 싶어 하는 곡과 피아니스트가 연주하고 싶은 곡이 언제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 어려운 곡을 연주하는 참가자는 ‘이제부터 어려운 곡을 연주합니다‘하고 말하듯 자세를 가다듬는다. 프로라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곡은 더 어려워지고, 듣는 쪽에게도 ‘어려운 곡‘이 되어버린다

뭐야, 이 소리는. 어떻게 내고 있는 거지?
마치 빗방울이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져 내리는 듯한...
어째서 이런, 하늘에서 소리가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지?
소리가 기가 막힐 정도로 입체적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
소박하지만 관능적이고 ,얼핏 선정적이기까지 하다.

어째서 동양인이 서양 음악을 하는가?

함석지붕에 떨어지는 비가 자아내는 신비한 리듬에 처음으로 ‘비의 말이 달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 하늘을 나는 말의 발굽소리가 똑독히 들렸던 순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