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른 사람 - 제2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화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니가 함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나도 과거의 내가 싫다. 지금의 내 모습도 싫다. 나를 통제할 수 있는 건 오직 나뿐여야 해. 너에게, 타인에게 끌려가고 싶지 않아. 나는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인들이 절규하며 부르짖는 소리가 들린다.
남자친구가 폭행을 했다. 때리는건 물론이고 목을 조르기까지 했다.그것도 수차례에 걸쳐 자행되었다. 또한 합의하지 않은 성관계, 강간도 했다.
견디다 못해 인기커뮤니티 인터넷게시판을 통해 위 사실을 공개했다. 그녀의 기대와는 다르게 사회의 평가와 주변의 시선은 엄혹했다. 회사의 방침 또한 그녀를 배려하지 않는다. 주위 동료는 오히려 그녀탓을 한다. 댓글까지 그녀의 확실하지 않았던 행동을 꾸짖는다.
김진아, 의지할데 없는 그녀는 무엇이 문제였는지 과거 대학시절의 자신을 돌아본다. 자신이 진짜 모습을 찾아보려 한다.
대학시절에 스쳐간 남자로 이어진다.
김동희, 그 남자의 이름이다. 출신 대학에서 성공을 꿈꾸는 자다. 지방대 대학을 선택할 때 그는 2가지를 고려했다. 장학금과 취업이다. 대기업이나 공기업을 택하기보다 더 성공가능성이 높은 교수의 지위를 확보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가르치는 여학생에게 성추행 혐의로 고발 당한다. 노래방에서 여학생의 등을 만졌다는 이유다. 아무런 증거나 증인없이 고발되었지만 성추행이라는 사건특성은 교수를 목표로 하는 김동희의 발목을 잡는다.
류현규, 김진아가 떠올리는 두번째 남자다. 지방의 유지의 아들로 훤칠한 키, 잘생긴 외모, 무엇이든 할 수 있을것 같은 권능감의 소유자다. 여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남학생들에게는 든든한 형이다.
양수진, 김진아와는 어린시절의 비밀스러운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같은 과 동기.
하유리, 자신이 누구인가를 설명해보라는 과제가 가장 힘들었다는 여학생이다. 양수진과 비밀을 공유하고 있다.
김진아,김동희,류현규,양수진, 그리고 하유리.
이 5명이 가진 타인에게 결코 발설할 수 없는 내밀한 이야기들이 서로 얽히고 섥혀 있다. 미스테리함에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를 지경이다.
이야기가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마치 영환실에서 시트에 덮여져서 누워있는 사람이 마치 아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몰려온다.
(오우... 이건 무슨 장르람?)
나는 너와 다른 사람이라고 선을 긋는 것이 얼마나 오만한 일인지, 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인지를 알았다.
우리는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내 주변사람들의 감정을 할퀴며 살아가고 있음을 인지했다. 자숙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