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사회 - 타인의 공간에서 통제되는 행동과 언어들
김민섭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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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회는 거대한 타인의 운전석이다.‘
8년간 대학이라는 조직에 노동한 어느 지방대 시간강사의 외마디 절규는 내 머리속의 얼어붙은 얼음을 깨는 도끼와도 같았다.

이 책 ‘대리사회‘는 8여년을 대학에서 선생님,교수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웠던 사람이 재직증명서가 아닌 강의증명서로밖에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어느 지방대 시간강사의 통찰이다.

그렇다. 우리는 지금 어느 누군가의 운전석에 앉아 대리로 운전하는 대리인에 불과하다. 이 대리인은 3가지 측면에서 구속받는다.

첫째가 ‘행동‘이다. 대리운전은 차의 그 어떤것에도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가 없다. 사이드미러, 의자, 에어컨/히터, 라디오 그 어느것 하나도 손님(차주인)의 허락없이 만질 수 없다.

둘째는 ‘말‘이다. 손님(차주인)이 말을 걸지 않는 이상 말을 자제해야한다. 그나마 손님이 동의를 구하는 질문에 한해서 ‘네‘, ‘맞습니다‘로 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유‘다. 내 생각을 감히 말해서는 안된다. 내 사유가 그렇게 구속된다.

박사학위까지 공부를, 지식쌓기를 한 사람이 기존의, 암묵적으로 정립된 프로세스에 의문을 느꼈다. 그 부조리함에 순응하지 않고 고난을 자처한 구도자의 깨달음은 나의 현재 모습을 돌아보게 만든다.

나와 비교해서 잘나면 잘났지 못하지 않은 그의 고난과 삶은 나를 더욱 왜소하게 만든다.

나는 과연 누구의 대리인인가. 대표님의 대리인인가.이사님의 대리인인가. 아니면 내 팀원의 대리인인가. 내 가족의 대리인인가.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대리인인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리인에서 한발 물러나 주체로서 존재해야 한다

대리인이라는 경계선을 벗어나야 비로소 주체로서 살아갈 수 있음이 이 책 ‘대리운전‘을 통해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인것 같다.

이제 남은 것은 어떻게 해야 주체가 될지인데 좀더 깊은 사유가 필요해지는데 책에서의 ‘앎‘과 현장에서의 ‘깨달음‘이 나에게 필요한 것 같다. 이제는 세상이 덜 두려워진다.

‘나는 세상이 부른것이 아니라 오셨다‘
#대리사회 #지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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