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이숲 지음 / 예옥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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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과연 어떤 나라인가? 앞서 살았던 조상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할때 이 책 <스무살엔 몰랐던 내한민국>을 펼쳤다.

서구 식민주의가 절정에 달했던 19세기말, '더럽고 게으르고 미개한 한국인', '선천적으로 나태하고 아둔하고 무기력하다','만사태평하고 유약하며 겁이 많다', '스스로 통제하는 자질이 없는 한국인',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 대한 평가는 이와 같은 부정적인 표상들의 일색이다.

그러나 같은 시기의 한국인에 대한 전혀 다른 표상들이 산출되기도 했다. '자유분방하고 쾌활하며 호탕한 민족', '선량하고 관대하며 머리가 명석하다', '어떤 대상에 흥미를 느끼면 끈기와 열의를 보이고 상당히 지적이며 놀라운 이해력을 갖고 있다.','일본인들보다 일을 더 빨리 배우고 더 믿을 수 있는 사람들' 같은 표상도 있었다.
이렇게 유쾌하고 매력적인 한국인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어째서 내가 알고 있는 한국의 표상들은 전부 부정적인 표상들 뿐일까?

조선시대 전체를 관통하는 비평은 일개 '이씨'들의 나라로 전락한 '이씨조선'이라는 단어를 시작으로 500년 내내 당파싸움으로 제 밥그릇만 챙긴 나라에다 늘 외침을 받으면서 지내온 억압된 민족이며 미개하고 게으른 열등적인 민족이기에 문명화된 나라가 도와줘야 한다는 자기비하가 남아있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내 어린 시절 종종 어른들이 우리를 엽전이라 부르는 것을 들으면서 자랐다. 도대체 엽전이란 어떤 의미인가?  엽전이라 함은 봉건적인 인습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구태의연하고 몰상식하고 뒤쳐진 한국인을 일컫는 말이다. 이는 일본과 친일파들이 한국인들 스스로 열등한 존재로 비하하길 의도하여 퍼뜨린 말임에도 습관화된 채 그렇게 불러왔던 것이다.

이렇듯 부정적인 표상으로 남아 있는 우리의 역사는 우리를 지배했던 강자에 의해서 조작된 것으로 우리의 앞으로 할일은 조작된 표상들을 명백히 밝혀내는 것이다. 이 책은 과거 구한말 시절인 19세말부터 20세기초까지 세상을 지배했던 제국주의 식민이데올로기로 인해 강제로 부여된 역사의 약자였던 한국인의 부정적 표상들의 원인을 찾아내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함이 목적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1세기 동안 너무도 자신을 모르고 살아온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한국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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