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 정치적 동물의 길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은 왜 고단한가?‘

‘비행기의 발명은 추락의 발명이며 선박의 발명은 난파의 발명‘이라고 사상가 폴 비릴리오가 말했다고 하는데요. 저자는 ‘인생의 발명은 고단함의 발명이자 인생은 고단함을 견디는 것‘ 이라고 합니다. 싯다르타가 말하길 인생은 고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지요.

삶이 고단한 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우리네 삶이란 형용모순한 선택지와 같기 때문인데요. 우리는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것을 갈망하며 그것을 얻기 위해 자신을 소진시킬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을 소진시키고 싶지 않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자신의 왜소함에 좌절하게 되지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함이 고단함을 불러오는군요.

삶이 고단한 두번 째 이유는 인간은 타인과 공존해서 살아야 하는 정치적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익히 알다시피 우리네 삶의 대부분의 문제는 인간관계에서 잉태되는데요. 정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삶을 덜 고단하게 만들 것 같습니다.

타인과의 공존을 ‘잘‘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정치의 본질을 잘 알아야 할텐데요. 정치는 단지 국가를 운영하기 위한 제도장치만을 뜻하는 것이 아닌 우리네 체지방과 같이 언제 어디서든 우리 자신과 함께 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표현에 재치와 숙연함을 느낍니다. 내로남불, 후안무치한 정치가들이 혐오스러워 정치에 고개를 돌려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지요. 일상의 고단함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정치에 나서야겠습니다. 하지만 일상의 고단함을 견뎌내기란 참 쉽지 않지요.

이 책은 인간과 정치는 무엇이며 왜 필요한가에 대해 정말 이해하기 쉽게 서사하고 설득력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김영민 교수님 특유한 재기발랄한 문장은 언제나 그렇듯 큰웃음과 동시에 묵직한 울림을 선사합니다. 평소에 써먹으려고 밑줄을 긋는데 매 페이지마다 밑줄이 쫙쫙 그어져 있네요. 밑줄 좀 긋지 마라는 아내의 말이 머리속에서 메아리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