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는 우열이 없다‘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서양의 문화가 동양의 그것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문학, 예술, 과학, 정치, 교육, 금융 등 현대 문명의 기둥들이 서양에서 비롯되어서인데요. 그렇다고 해서 서양인이 동양인보다 유전적으로 더 진화가 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문화가 다를뿐인데요. 문화란 한 공동체가 오랜 기간에 걸쳐 생존, 번영해가기 위해 축적된 일종의 생활양식을 말합니다. 그 공동체는 가족, 집단, 부족, 국가로까지 범위가 확장될텐데요. 각 공동체들이 처한 외부환경과 우연의 조합으로 공동체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문화들이 존재할 겁니다. 따라서 A라는 문화가 B문화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마치 나의 집안이 재벌이고 너의 집안이 가난하니까 내가 너보다 더 낫다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문화는 상대적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왜 이 문화의 사람들은 이렇게 행동할까. 이 미개한 놈들‘이 아니라 ‘잘은 모르겠지만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거야‘ 라고 공감해야한다고요. 이 관점을 문화상대주의라고 합니다. 이렇게 밑줄 긋는 책을 만난 것도 참 오랜만입니다. 함께 한 시간이 너무 만족스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