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 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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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의 세계는 대부분이 서유럽의 몇 개국과 미국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은 서양인과 함께 상륙한 천연두로 인구의 4분의 3이 몰살하고 남은 이들은 서양인들에 의해 서서히 절멸해갑니다. 커피와 목화같은 대규모 플랜테이션을 운영하는데 일손이 모자르니까 수 천만명의 아프리카의 흑인들을 잡아와 죽을 때까지 노예로 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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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식민지가 되지 않은 지구상의 마지막 지역은 아시아네요. 머지않아 동아시아의 맹주인 청나라 또한 서양의 침탈에 갈가리 찢겨나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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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동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식민지화과정에 특이한 나라가 등장합니다. 동아시아를 수천년동안 중화사상의 질서로 지배하던 청나라가 바로 극동아시아의 한 섬나라인 일본에게 처참하게 박살이 나게 됩니다. 일본은 청일전쟁을 전후로 오키나와. 대만.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면서 중화사상에서 벗어나 아시아의 중심이 되고자 합니다. 만주사변으로 자신의 괴뢰국인 만주국을 세우고 중일전쟁을 시작으로 중국영토 3분1이상을 점령하지요. 거대한 중국이 곧 항복하기 일보 직전에 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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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일본은 미국과도 개전을 합니다. 태평양전쟁이죠. 그 유명한 진주만 기습으로 말이죠. 이때 일본의 지배영역은 서쪽으로는 태국에서부터 동쪽으로는 남태평양 전역에 이르럽니다. 그야말로 ‘제국‘에 해당하는 위세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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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죠? 무엇이 일본을 그렇게 강성하게 했을까요? 기저귀나 차고다니고 머리모양도 기괴하며 할복운운하는 야만적 문화의 미개한 섬나라로 알려졌던 일본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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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원인으로는 빠른 근대화라고 합니다. 비서구권에서 최초로 근대화에 성공한 것이죠. 대단합니다. 어떤 의미에선 굉장한 나라죠. 인종우월주의에 빠져 있던 서양을 러일전쟁으로 깜짝 놀라게 해주었죠. 결론적으로는 조선을 비롯한 이웃국가들에게는 불행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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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유신은 이 기적과도 같은 근대화의 원인입니다. 비서구권에서의 유일한 근대화를 이루게 한 메이지유신에 대한 연구는 그래서 중요하고도 흥미롭지요. 이 책은 박훈 교수의 기존의 알려진 메이지유신의 흐름에 한 가지 가설에 대한 주장과 근거입니다. 그점이 흥미로운데요. 바로 유학적 영향이 박훈 교수의 가설입니다. 근대화의 원인에 ‘서양의 충격‘ 뿐만 아니라 유학의 영향으로 이른 바 ‘칼 찬 사대부‘의 등장이 메이지유신의 성공에 일조했다는 겁니다. 일리있고 납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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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교수의 이 주장을 통해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이 하나 있습니다. 메이지유신이 다른 혁명과 같이 피지배층의 봉기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혁명이지만 엘리트층이나 지배층의 주도하에도 이루어진다는 선례가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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