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감각'
'보수와 진보언론의 주장을 함께 들으면서 균형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경구는 익히 잘 알지만 실천에 옮기기가 아주 힘들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자신의 것과 다른 생각을 마주할 때 태연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특히 정치라는 범주안의 주제는 더더욱이 말입니다. 평소에 다른 성향의 주장도 들어보려고 했다 하긴 합니다만 실제로는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출근길 만원 지하철 구석에서 이 책을 펴들고 서문을 읽는데 뭔가 묘한 기분이 듭니다. '어? 이상한데' 라는 혼잣말이 절로 나옵니다. 직접적으로 표현을 하지 않아 '대체 이자의 정체는 무엇인게냐'라는 궁금증이 들며 어서 본문을 향해라는 무언의 독촉에 떠밀립니다.
'대한민국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라는 제목에서 저는 어떤 내용을 예측했을까요. 대략 이명박근혜 정권으로 인해 거꾸로 간 나라를 연상했겠지요. 부제인 '거짓의 시대, 문학과 영화를 통해 진실을 찾다' 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문학과 영화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는 방식을 예상했습니다.
거짓의 시대란 바로 지금의 문재인 정부를 말함이고 그가 찾는 '진실' 중 하나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세계에 우뚝 솟을 통일 대한민국을 꿈꿨던 박근혜의 꿈이라는 해괴망측한 주장을 목도하고 맙니다. 와우. '어후. 이 책을 왜 샀을까' 라는 자괴감이 듭니다. 매번 책을 살 때마다 한정된 용돈으로 몇 번이고 장바구니에 담았다 뺐다를 반복하길 이렇게나 후회되는 책은 처음입니다. 본문을 읽어가는 동안 황당함과 피같은 용돈이 눈앞을 스쳐지나갑니다.
나에게 지식, 감동과 통찰을 주는 작가의 글을 읽기에도 시간과 돈이 부족합니다. 앞으로의 독서인생에 김규나 작가와 비봉출판사를 알았다는 것으로 만족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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