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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5월
평점 :
'소설읽기의 유익함'
소설 읽기는 타인에 대한 공감력을 키워준다고 합니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들에게 벌어지는 사건들은 나의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그들이 느끼는 '희노애락'을 통해 타인의 감정을 간접경험 할 수 있지요. 소설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이러한 경험치들이 많이 쌓일테니 자연스레 타인에 대한 배려가 커질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타인에 대한 공감이 필요한 리더십에도 큰 도움이 될것은 물론이며 나아가 시민들간에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할 겁니다.
생각난 김에 하나 더 말씀드리면, 저는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고 외근을 할때에도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데요. 임산부석에 임산부가 아닌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을 보면 답답함을 느낍니다. 북적이는 출근시간에도 제 한몸 편하자고 임산부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 앞에는 임산부 스티커를 달고 임산부가 서 있음에도 말이죠. 처음에 임산부 스티커를 보고 많이 놀랬습니다. 그렇게 스티커를 노출시켜야 할 정도로 임산부 배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선 말이죠.
이 책은 5편의 단편 모음이고요. 각 단편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 주변에서 익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인데요. (두 편의 주인공들은 그리 평범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저서가 혹평당한 것에 모욕감을 느낀 작가, 아둥바둥 살아가는 크레인 기사,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자신의 삶 자체가 모욕이라 생각한 여자와 그에 얽힌 남자들이 나옵니다. 그들의 삶을 보노라면 안타까움과 한편으로 나는 그렇지 않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이중성에 자책하기도 합니다.
제목을 통해 예상한 결말과는 전혀 다른, 의도하지 못한 결과들로 마무리되는 터라 사뭇 의아스럽긴 하지만 이야기속에 알알이 들어있는 표현들이 재미있더군요. 책의 뒷편엔 이 소설들에 대한 해설들이 수록되어 있지만 굳이 해설을 봐야 되나 싶어서 읽진 않았습니다. 읽은 소설의 의미나 주제가 해설가의 해석대로 편향될 것 같아서요.
이기호 작가라는 능숙한 이야기꾼이 풀어가는 이 짧은 단편들을 읽는 동안 흥미로운 사건들을 바로 눈앞에서 관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1,2편이 그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