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진화론 관련 서적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진화에 대해서 안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현재의 나에 대한 이해, 나조차도 모르는 나의 기질이나 충동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운전할 때 화를 내고 다른 사람에 대한 분노나 성급한 화 같은게 있었는데, 이제는 차를 세워놓고 싸우거나 다투게 되는 일은 좀처럼 없다. 아직도 약간의 짜증은 저절로 나긴 하는데, 그것도 점차 많이 줄었다. 진화 심리에 대한 책을 읽고 나서 생긴 일이다.

이 책은 일본 다큐멘타리 식의 기원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 한다.
교양으로서도 좋은 책이며 나 자신에 대한 이해, 특히 음식 충동이나 다이어트에 대해서 나 자신이 통제가 되지 않거나 할때, 그러니까 본능적이라고 느껴질때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종교인들이 진화론에 대해 자꾸 편향적으로 판단하고 부정을 하는데 과학은 진화론을 신봉한 적이 없다. 그저 한 두가지가 아닌 수 많은 증거에 의해서 현재까지 밝혀진 바가 잘 들어맞기 때문이다. 창조론의 근거가 많았다면 과학은 이미 창조론을 학계의 중심에 올려 놓았을 것이다.
과학과 종교의 차이는 종교는 하나의 신념을 증명하려 하고 과학은 한가지 사실의 증명이 아닌 증명이 되는 것들을 신뢰하는 것의 차이이다.
정확하고 믿을만한 근거가 나온다면 과학계는 언제든지 진화론의 연구들을 뒤집는다. 물론 잡음이 있던 사례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과학이 해온 일이 기존의 학설을 계속해서 뒤엎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의 신념을 고집한다고 볼 만한 어떠한 근거도 없다. 반대의 근거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굉장히 많다. 자연과학이나 우주 과학의 수 많은 학설들이 그렇게 뒤집혀 왔던 것이고 그게 과학의 역사이다.

음식이라는 주제로 진화를 이야기 하는 책 답게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최근에 식품의 적으로 취급받고 있는 탄수화물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하고 염분이나 조미료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우리가 단음식을 좋아하는 이유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여지없이 등장하고, 맛있는 음식에 집착하게 되는 이유도 진화적으로 해석을 시도한다.
일본의 서적에서는 학자의 책이라 해도 출처를 잘 싣지 않고 그냥 그렇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출처가 잘 실려 있고, 확인되지 않은 가설은 가설이라는 말을 꼭 언급하고 있어서 좋았다. 오래전 뒤집힌 과학 상식을 아무 출처 없이 그렇다고 밝히는 책들은 주로 일본 책이 많은데, 이 책은 그것에서 벗어나 있어 좋다. 취재팀이라는 여러 저자가 조사를 한 것이기에 객관적이고 풍부한 조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인간 최초의 마약이라는 소금. 사람들이 얼마나 소금을 좋아할까? 특히 일본이나 동남아의 음식은 짜게 국을 먹는 우리나라 사람이 먹기에도 짜다. 더운 나라이기 때문에 그렇겠지만 짠 음식이 중독성이 있어서이기도 하다.
진화는 역사이기도 하다.
진화적 기재와 현대의 에피소드와 우리가 흔히 가진 음식과 관련된 문제 및 궁금증등을 진화론에 근거하여 풀어내는 이 책은 재미는 물론 교양 지식에도 아주 도움이 된다.
이미 알고 있던 상식이라 해도 진화라는 측면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새롭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음식에 관한 과학이며 에세이이며 역사이기도 한 이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본 서평은 리엔프리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