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알고리즘
고은미.김정호 지음 / 한밤의책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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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참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말이 인생의 방향까지 영향을 크게 미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 책은 평소에 우리가 하는 말을 조율하면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가게 할 수 있다는 취지의 책으로서, 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부와 행복을 끌어당긴다는 문구는 시크릿 류의 자기계발서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이 책은 생각보다 과학적 근거를 많이 제시하고 있어서 신뢰가 간다. 물론 다른 자기계발서도 그렇긴 한데, 자기 책의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해서 부분만을 발췌하여 본래의 뜻과는 어긋나게끔 편향적인 주장을 하는데 보태는 책이 많다. 또한 우주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유명한 사람 누가 그랬다 해보니까 되더라 식의 근거 없는 주장을 하거나 밑도 끝도 없는 긍정이 최고라는, 현실 도피나 외면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는 책들이 얼마나 많은가.

컵에 물이 반잔이 있을때, 반잔이나 남았다고 보거나 반잔밖에 안남았다고 보기도 한다. 물이 적다고 느끼든 많다고 느끼든 물 자체가 줄어들거나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많은 현상들은 이렇듯 관점에 의해 다르게 비추어 진다.

 

반잔이나 남았다는 낙관적인 관점이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지표는 많이 있다. 그렇다고 반잔을 물이 가득 차있는 것처럼 과도하게 왜곡해서 보는 관점에 대해서는 경계를 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주변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서 평가를 내린다. 그 평가는 때로는 현실과 전혀 관계가 없거나 착각인 경우가 많다.

외국 관광을 간 한국 아주머니가 부자 동네를 지나면서 여기는 아파트가 많이 없으니 가난한 동네구나 라고 했다는 말을 가이드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어떤 나라에서는 가난한 사람만 아파트에 살거나, 지반의 특성상 높은 건물을 짓기 어려운 구조거나, 땅덩어리가 넓어 굳이 아파트를 지을 수 없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도 한국의 관점으로만 보는 것이다.

그게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이런 극단적 사례가 아니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 자기 관점에서 보게 되어있다. 어떻게 보든 관점만으로 그 대상자체가 변하지는 않는다.

 

비관적인 사람이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사람은 예민한 성격과 날카로움으로 스스로 굉장히 피곤할 것이다.

 

 

그동안 자기계발서들을 읽으면 좋은 말들이 많이 있다고 느끼는 책도 있었지만 억지스럽다거나 얼버무린다거나 과장되거나 편향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책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설득력이 있고 현실적인 한도내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최근에는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 나는 심리학 전공자 등의 학자가 쓴 책만 읽게 되었다. 그 책들은 과학적 근거에 의거하여 현실적이고 가능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0.001%의 로또보다 어려운 확률의 유명인 사례를 들면서 너도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현실에 별로 맞지 않게 느껴진다. 그러나 학자들의 책은 통계 조사 등을 바탕으로 확률이 높은 쪽의 현실적이고 근거 있는 긍정을 주로 이야기 하는데, 여러 책에서 많이 인용되고 이 책에서도 인용하는 마틴 셀리그만 등 학자들의 책이 좋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유명 베스트 셀러 작가 이ㅈㅅ의 자기계발서 같은 책은 절대 보지 않는다. 읽기 편하고 쉽고 그럴듯하긴 하다. 그래서 나도 한 때 열혈 독자였고 카페도 가입했었다.

독서 경력이 많이 쌓인 후에 보니 앞서 말한 편향적이고 근거 부족한, 유명인사들의 단편적인 에피소드를 자기 관점대로 편향적으로 해석하는 책팔러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었다. 영업직을 오래 하다보니 어떤 멘트가 장사꾼의 멘트인지 대략 느껴지는데, 이모씨의 책을 다시 읽었을 때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물론 순전히 개인적인 감상일 뿐임을 밝혀둔다.

 

때문에 이제 그런 전문 자기계발서 작가들의 책은 거의 보지 않게 되었다. 물론 예외도 있을 수 있겠으나 그 예외를 찾는데 시간을 쓰기 보다는 전문 학자의 믿을만한 책에 투자를 하는게 낫다. 전문 작가도 어차피 심리학 서적이나 학자의 대중서적에서 발췌한 내용을 책에서 쓸 뿐이다. 하나의 책으로서 기능한다기 보다는 독후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학자의 책은 너무 어렵고 이해가 안되기도 하다. 비전문가인 작가의 서적은 근거가 의심스럽고 무조건 믿으라는 약간은 종교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해가 쉽고 잘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심리학 전공자이기도 해서 학자와 비전문 작가 서적의 균형을 잘 잡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량도 많지 않고 읽기도 쉽지만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최근에 학자의 책만 주로 읽으려고 하다 보니 지루하거나 어려운 부분이 많았는데 쉬우면서도 잘 해석해 놓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에서 인용한 서적들을 직접 읽어본 것들이 몇권이 있어서인지 더 잘 와닿았고 과장이나 장사꾼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좋았다. 다양한 내용들을 소개하면서도 말의 중요성이라는 하나의 주제와 잘 어우러져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분량이 많은 경우에는 읽을 땐 참 좋지만 다 읽고 나면 기억도 잘 안나고 다시 읽을래도 분량 때문에 망설여 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많지 않은 분량에 깔끔한 정리가 되어있어서 좋았다. 자기계발서에 막 눈뜬 사람이나 쉽고 믿을 만한 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책을 잘 읽지 않는 가족이 있는데, 이 책은 읽을 수 있을것 같아 추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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