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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리치의 시대 - 메타버스에서 돈 벌고 NFT에 투자하는 사람들
김상윤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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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어 관련자격증 하나 없지만, 같은 또래 중에선 그래도 꽤 활용을 잘하는 편이었던 나는 인터넷을 활용하고, 장난감을 조립하듯 컴퓨터를 조립하고,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고장난 부품을 교체하는 등에 어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전문가에게는 택도 없지만 컴퓨터나 전자기기를 잘 다루는 것으로 주변인들에게 인식이 되었었다.
그러나 어느순간부터 요즘의 시스템에는 통 적응을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다룰줄은 알지만 많이들 사용하는 앱의 활용은 하지 못한다. 소프트웨어적인 것들은 모르기도 하거니와 유튜브나 인스타 그램 등의 매체를 이용하는 것이 서투르고 이런 것들이 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지, 가상화폐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NFT는 무엇이고 메타버스는 무슨 뜻인지 머리가 복잡하고 예측할 수가 없다.
점점 변해가는 환경속에서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진화론의 이야기처럼 적응하지 못하니 답답하다. 남에 비해 뒤쳐지거나 우위에 서는 것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으나, 스스로의 생존에 문제가 생긴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무엇을 알아야 하며 무엇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알필요성을 느껴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정리가 잘 되는 느낌이다.
1984년 애플의 첫 개인용 컴퓨터 매킨토시 출시와 90년대의 월드 와이드 웹, 2007년의 스마트폰 탄생은 디지털 시대의 변천사를 크게 분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매킨토시 출시시절엔 유아였지만 이 과정을 오롯이 살아왔다.
처음 우리나라 가정에 PC가 보급되기 시작했던 것이 90년대 초반이었던 것 같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는데 친구집에 놀러가면 흑백 컴퓨터가 있었고, 디스켓을 이용해서 게임을 즐기곤 했다.
당시 PC를 가진 아이들이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지만 꽤 있었는데, 동네에서 처음으로 컬러 컴퓨터를 가진 집이 우리집이었다. 당시에 그리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200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컬러 모니터와 하드가 달린 컴퓨터를 사주신 어머님 덕분에 또래들보다 항상 컴퓨터를 잘 다루는 아이였다.
당시 하드디스크 용량이 20메가였는데, 지금의 카카오톡 사진 전송용량에도 못미치지만 그 당시에는 수십개의 게임과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었던 용량이었다. 하드가 없이 디스켓만 달린 컴퓨터를 가진 아이들이 태반이었고, 그마저도 없는 집이 많았기 때문에, 친구들이 우리집에 컴퓨터를 하러 자주 놀로오곤 했다.
그 이후 386, 486 컴퓨터로 진화하면서 인터넷이라는 것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에, 전화선을 꽂아 PC통신을 해서 전화요금 폭탄을 맞아 부모님께 크게 혼이나던 시대를 지나기까지 6년 여가 걸린것 같다. 20살이 넘어가자 인터넷이라는 것이 나왔고, 지금은 미국인인 스티븐 유가 asdl을 광고하던 때에 맞춰 인터넷 시대가 열리고, 게임방들이 생기고, 아이러브 스쿨, 싸이월드, 카페와 블로그를 거쳐 페이스북 등의 SNS와 유튜브 시대를 맞이했다.
기술이 인간에게 제공한 가치를 기준으로 보면 웹 1.0, 2.0 ,3.0 시대로 나뉘는데, 1.0은 맥킨토시 출시부터 월드와이드 웹 시대까지인데 그때는 생산자와 소비자 분명히 나뉜 시대였다. 2.0은 스마트폰의 탄생과 함께 정보와 생산자의 경계가 무너진 시대를 이야기 한다. 유튜브를 보면 평범한 사람이 영상을 만들고, SNS에 글을 생산하는 시대이다. 웹 3.0시대는 지금은 아주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 탈 중앙화, 개인화, 지능화가 되가는 시대라고 한다. 현재는 중앙 시스템, 은행이나 정부 기업 등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공급하는 시대이지만 웹 3.0시대에는 대형 플랫폼의 역할이 줄어들고 개별 주체나 그룹들이 데이터를 보유하고 부가가치를 나눠가질 수 있다고 한다.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메타리치의 탄생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 되는 것이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뜻하는 NFT는 블록 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고유한 인식값을 부여한 디지털 토큰인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가격에 실제 거래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NFT를 통해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누가 일확천금을 벌었다는 스토리는 아주 소수의 경우이기도 하고, 그런 이야기들을 이용해서 자신의 이득을 쟁취하려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비트코인으로 돈을 번 사람이 분명 존재하지만, 패가 망신한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유튜브는 누구나 당장 시작할 수 있지만, 아무나 돈을 벌 수는 없다.
이 책의 제목이나 내용 자체도 이런 일확천금의 꿈을 자극해서 책을 읽게 만드려는 의도가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새로운 시대의 용어와 방향을 알게 해주고 시야를 트이게 해주기도 한다. 정말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더 많은 공부와 창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무도 사지 않을때 우연이든 계획적이었던 비트코인을 산 사람들이 돈을 벌었듯이, 앞서나가려면 많은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를 예측해야 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예측은 주술적 예언과는 분명히 다르다. 주식을 사놓고 언제 오를 것이다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스포츠 경기를 보고 누가 이길것 같다는 2분의 1확률밖에 안되는 것을 맞추고 즐거워 하며 자신의 예측 능력을 과시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고, 치밀한 분석으로 예측을 하는데도 틀리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결과를 아마추어는 맞췄고 프로는 틀렸다고 해서 프로보다 아마추어가 더 낫다고는 할 수 없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새로운 시대에 새롭게 찾아올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다. 복권식 결과론적 분석보다 중요한 것은 이해를 하냐 아니냐에 따라 갈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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