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들은 도움이 되기도 하고 힘을 주기도 하지만 문제가 있는 책들도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책을 참 잘 골라야 하는데, 아니 저자를 잘 골라야 한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유명한 베스트 셀러 자기계발서 작가들의 책은 잘 읽지 않는다. 한때는 열렬한 독자였으나, 읽은 책이 많아질수록 그 책들의 허와 실이 보였던 것 같다.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한 독서력이지만.
환경이나 상황이 다른데 개개인의 경험이나 성공담에 의존하는 부분도 있는가 하면 책 판매나 강연 모집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편향적인 내용을 책에 쓰는 저자도 상당수 있다.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존재이고 책도 사람이 쓴것이기 때문에 신뢰를 주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황당한 주장을 별 근거도 없이 내가 했으니 너도 된다는 식으로 쓰는 작가도 있다. 저자가 정말 했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다. 일본과 한국의 책들이 여기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미국책들은 집요할 정도로 출처와 근거를 분명히 하는 경우가(정확성과는 별개라 할지라도)많아서 책이 상대적으로 두껍다.
동기부여 전문 강사의 책에서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유명인의 이름을 자주 들먹이는데, 단편적이고 편향적으로 이용되는 경우도 많다. 유명인 본인의 의도가 아닌 책저자의 의도에 따라 이리 저리 이용되기도 한다.
지인도 아니면서 스티브 잡스가 죽기 직전까지 붙잡고 있었다고 하는 둥 죽은 사람의 의도도 마음대로 확정 짓는다. 그래서 요즘은 과학자들이나 심리학자들이 쓴 근거에 기반한 자기계발서 혹은 심리학 서적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그들의 학력이 높아서 보는 것이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그보다도 전문 강사가 아닌 다른 더 중요한 직업을 가진 저자들의 이야기는 자신의 사회적 명예가 있기 때문에 아주 황당한 소리는 왠만해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만 비과학적인 이야기를 해도 여기저기 욕을 많이 먹는 것이 학자들이다.
저자는 뇌과학자이지 신경심리학자이며 아일랜드 더블린의 심리학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임상심리학자로 시작해 마음과 뇌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왔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 그런 경력을 살려 자신감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근자감이라는 유행어는 근거없는자신감이라는 말의 약어다. 하지만 이 말은 크게 잘못된 말이다.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을 수가 없다.
자신감이라는 것은 결과가 나오기 전에 갖는 태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결과기대(A가 일어나면 B가 일어날거란 기대), 효능기대(자신은 이를 실행할 수 있다는 믿음)라고 표현한다.
추상적인 기대와 믿음에 근거가 필요한가?
우리가 물리적인 물건, 예를 들어 TV라는 물건을 보고 있으면서 그게 TV가 맞는지 믿음을 가질 필요는 없다. 반면에 사랑 같은 감정은 물리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믿음이 필요하다.
이미 합격을 한 후에 나는 합격을 할 거야! 라고 하는 것은 자신감이 아니다.
결과가 이미 난 후에 어떻게 잘될거라는 자신을 가진단 말인가? 자신감에는 원래 근거가 필요없다.
토니 라빈스의 책에 따르면 자신감은 책상의 다리 같은 것이라고 한다. 책상을 지지하는 마음의 다리가 자신감을 지탱하는 것인데, 이것은 내면에서 만드는 것이지 실질적인 다리가 아니다.
어떤 특정한 일을 잘 했을때 다른 일을 할때도 자신감이 생기겠지만 잘한 일과 새로 하는 일이 전혀 관련없는 일이라면 성공경험이 도움은 되겠지만 근거자체라고 할 수는 없다. 물론 마음가짐은 성공을 경험한 이후에 감정적으로 더 자신을 가지게 마련이다.
모든 일에 성공이나 실패만 하는 사람은 없다. 양쪽의 비율이 비슷하다고 할때 통계를 내서 성공이 많으면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실패가 많으면 자신감을 가질 근거가 없다는 말인가?
평균을 내기도 어렵거니와 강박적 환자가 아니라면 그렇게 하지도, 할 필요도 없다, 남의 시선이나 평가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는 한국인 다운 말이 근자감이 아닌가 싶다. 물론 나도 한국인이라 영향을 받았고 받고 있지만 서도.

성공의 비밀이라는 말과 과학자라는 문구에 의구심이 들면서도 서술했듯이 과학자의 책이기 때문에 보게 되었는데 자신감에 대한 책이다. 자신감이라는 것은 참 갖기 힘들다. 근거가 필요 없으면서도 자꾸 관련없는 이전 경험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판단의 근거가 되버린다.
이것은 진화의 산물이기도 하다. 원시 인류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위협에 대해서 미리 경계를 하는 것은 생존율을 높였다. 현대에서도 필요한 능력이기도 하다. 차사고 등의 각종 사고 위험 가능성에 대비 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 능력은 적당히를 모른다.
자신감이 있는 남성이 배우자 선호되는 것도 진화의 산물이라고 진화심리학에서는 말한다.
원시시대 선조들은 미래를 볼수가 없기 때문에 나와 내 후손의 유전자를 잘 보전할 수 있는 짝의 조건을 따지기가 어려웠다.
아이를 키우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인간의 특성상 여성 외에 남성도 보필을 해주어야 했으나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지를 현대처럼 측정하기 어려웠는데, 자신감이 넘치는 남성이 그럴 가능성이 많았기 때문에 선호를 하게 되었다.
현대에도 자신감은 성공을 부르는 조건 같은 것이 된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시도를 꺼려 하거나 위축되서 움츠러 들지만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여러 근거와 사례를 제시하며 자신감이 무엇이며 왜 필요하며 어떻게 자신감을 학습할 수 있는지를 상세히 이야기 하고 있다. 자신감은 정신적은 물론 육체적 건강에도 좋다.
물론 자신감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9장에서는 자신감이 과도할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사례를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본적이 있는 사례라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미래는 불확실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종교나 운명, 예언따위는 믿지 않는다.
그것들은 대게 편향적이고 결과론적이거나, 은유의 끼워맞추기식 해석이 대부분이다. 그걸 뒷받침 하는 증거와 근거들이 넘친다.
그럼에도 이런 것들을 은연중이든 의식을 하든 믿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놀라울 정도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술적 예언에 대한 믿음이 아닌 자신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믿음, 자신감이라고 생각이 된다. 나도 늘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었고 많이 좋아졌지만 지금도 그렇다. 그렇지만 자신감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오랜 영업직 생활을 해서 어느정도 경험했다. 경험은 내 자신에게만 근거화 될 뿐이지만.
아무튼 알면서도 가지기 힘든 것이 자신감이기 때문에 자신감은 학습을 하고 연마를 해야 하는 것이다.
소심하고 자신감 없고 사회에서 학력이나 재산 나이 등이 상대적으로 경쟁우위에 있지 않은 수 많은 사람들에게 어쩌면 자신감이라는 것은 가지기 힘들지만 유일한 힘일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들이라면 이 책은 아주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