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나는 누구인가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윤순식.원당희 옮김 / (주)교학도서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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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세상에 태어난 목적을 모른 채 태어나기 때문에 그것을 탐구하는 것은 본능이기도 하다.

나와 세상을 탐구하는 것이 학문의 전부인지도 모르겠다. 자연과학은 미지의 세상을 밝혀내는 데 앞장서고, 뇌과학 등은 인간을 탐구한다.

 

과학만큼 철학은 세상을 탐구하고자 한다. 자아탐구' 는 문학 뿐 아니라 문학과 과학의 오랜 주제이기도 한데, 요즘은 통섭이라는 말처럼 여러 학문이 조화를 이루어 탐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가 지적하듯이 철학은 역사학이 아님에도 많은 철학서들이 그리스 철학자부터 언급을 하면서 철학의 역사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현대인과 대중에게 맞는 현대의 철학을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철학적 심리학적 신경생물학적 접근을 함께 다루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철학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돌아가 질문을 던진다.

 

어떤 시대에 어떤 철학자들이 어떤 철학을 이야기 했는가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겐 현실에서의 마음가짐이나 가치관 같은 것들이 더 중요하다. 이 책은 누구나 궁금할법한 질문들을 철학적으로 풀어나간다.

철학서들이 많이 그러하듯 답을 던지는 게 아니라 질문 자체와 과정이 더 중요하다.

철학자들의 말은 그저 주제에 맞게 인용될 뿐이다. 이 점이 저자가 독일에서 인기 철학자가 된 까닭일 것이다. 독일의 알랭드 보통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철학자들은 뇌과학이 사실을 밝혀내기 이전에 비슷한 이야기들을 했다. 과학의 임무가 어차피 생각한 것들을 증명해내는 것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늦을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많은 말들 중에서 지금은 실없는 소리거나 엉터리로 밝혀진 말들을 그 대단한 철학자들 - 세계 5대 성인이라 불리는 이들일지라도 - 뱉어낸바 있지만, 그래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1장에서는 '나' 라는 주제, 인간은 무엇이고 뇌는 어떻게 작동하며 감정과 무의식과 기억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탐구하는 시간이다. 철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독일의 번역서라 그런지 조금 문화적이랄까 생소한 느낌이 드는 인용이나 은유가 있었지만, 독서 경력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철학서들처럼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2장의 주제인 '내가 할 일은 무엇인가?' 는 누구에게나 중요할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마지막 3장은 내가 희망해도 좋은 일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개인적으로 3장이 제일 별로였지만, 어쨋든 종교는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신경이 쓰이는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인간은 목표지향적으로 설계되어있다고 심리학은 말한다.

영화나 소설은 다양한 주제와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대부분의 것들이 위기에 처한 주인공이 역경을 맞이하고 극복하는 것을(결말이 비극으로 끝날 지라도) 보여준다.

우리는 게임을 할때 조금씩 성장해나가며 능력을 키우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노력끝에 목표를 이루고 나면 캐릭터가 많은 능력을 갖추었는데 그 어렵게 갖춘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게임을 그만두기 마련이다. 그게 인간의 원동력이 되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생은 목표를 이루어도 계속된다. 이루던 포기하던 끝나는 것이 아니다. 자아에 대한 탐구도 끝없이 던지는 질문들이고 명확한 정답은 없다. 현실에서는 명확한 답이 없는게 정답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진리가 현대에서는 우스운 소리가 되고, 같은 시대에서도 누구는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을 다른 누구는 전혀 믿지 않고 우습게 여기기 까지 한다. 우리 개개인의 인생에서 끝은 있지만 인간에게는 끝이 없듯이 끝보다는 어쩌면 과정이 훨씬 중요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본 서평은 리엔프리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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