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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 -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는 인지조절의 뇌과학
데이비드 바드르 지음, 김한영 옮김 / 해나무 / 2022년 2월
평점 :
생각이 행동이 잘 되지 않는 사람으로서 이 책의 제목에 끌렸다.
생각과는 조금 다른 책이기도 했지만 아주 훌륭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나를 일깨워주면 일단 좋은 독서라는 생각을 한다.
배경지식이라는 것이 독서에 참 중요한 것 같다. 배경지식이 없는 분야의 책을 읽으면 그것이 옳은 이야기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미약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다 훌륭하게 느껴진다. 나는 모르는 분야가 천지고 그런 분야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모르는 분야에 대한 책은 감탄을 자주 한다. 그리고 비슷한 책을 여러권 읽었을 때 어느정도 지식과 판단력이 생긴다. 그러려면 읽는 책이 주장의 출처와 근거가 분명하고 논리적이어야 한다. 그러면 내용은 물론 논리 구조까지 익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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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하는 문제는 시대를 막론한 인류 전체의 딜레마일 것이다.
고대나 지금이나 세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은 계속 된다.
현대에는 과학 연구가 예전보다는 세상의 신비를 많이 밝힌 상태이기 때문에 과거보다는 이해가 쉽지만 아직 갈길은 멀고 미지의 세계는 한이 없다. 과거에는 과학이 없었기 때문에 세상을 추측이나 상상에 의해서 이해하는 방법밖에 없었고 한정된 정보로 판단을 해야 했다.
사상적인 철학은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종교도 세상을 알고자 하는 인간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한계가 명확하다. 과학만이 절대적인 진리는 당연히 아니다. 과학은 부족하지만 계속 발전을 하고 편향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믿을만하다. 종교는 시대가 바뀌어도 주장을 바꾸지 않지만 과학은 스스로 기존의 학설을 뒤짚는 것이 바람직한 일일 정도이기 때문에 오히려 신뢰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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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연구도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재에 대한 탐구이다. 이 책은 그 중에 인지조절을 토대로 인간 행동을 탐구하고 있다. 생각이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뇌과학을 바탕으로 연구한 책인데, 인지조절 이론서라고 볼 수 있다. 조금은 어렵기도 했지만 그만큼 배울것도 참 많았다. 아직은 판단할 만한 지식이 없어서인지, 있어도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아주 훌륭했다.
인간 뇌의 인지 기능은 진화를 거듭해왔는데, 그것을 추척하는 일은 조상들이 남긴 흔적을 토대로 논리적인 추론을 하는 것이다. 물론 한계가 많다는 것도 과학자들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흔적과 동물들, 영장류에 대한 연구 그리고 인간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굉장히 훌륭한 해석을 하고 있다. 인간의 인지조절 시스템은 범용적이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미래의 상황과 목표를 상상하는 능력이 있고, 그 미래를 이루는 데 필요한 복잡한 행동을 마음에 그려볼 능력이 있다.
일화적 미래사고와 구성적 행동조절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뇌가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향해 행동하는 인지조절의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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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신체 에너지의 5분의 1을 사용하는 것이 뇌라고 한다. 체감적으로는 그 이상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앉아서 편하게 일을 해도 피로가 쌓이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노동을 주로 하는 일도 해보았고, 책상앞에 앉아서 하는 업무만 해본 적도 있는데 장기간 했을 시에는 후자가 오히려 스트레스등으로 인하여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농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이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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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멀티태스킹에 약하다. 윈도우 시대가 되면서 여러가지 창을 켜놓고 동시에 이것 저것을 하다 보니 내가 멀티태스킹이 되는 구나 싶었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 하나 제대로 성과가 나지 않고 지지부진한 이유는 멀티테스킹이 안되기 때문인데, 멀티테스킹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환경을 바꾸어서 할 때 효과가 있다고 한다.
너무 생각이 많아서 머리가 복잡한 적이 많았는데 강박이나 집중력 저하, 중독증상, PTSD등도 이런 생각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알았다. 인지조절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우리가 인지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앞서 말한 증상들 뿐만 아니라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인지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를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자세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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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이해가 곧 자신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준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알고 있다고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과연 그럴까? 아무 것도 모르는 수준일지도 모른다. 뇌과학이나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나 자신을 잘 이해하고 알고 싶고 잘 활용하는 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인지조절은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이기도 하다.
바꾸어 말하면 인지조절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은 가진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과 같다. 그런 능력이 나에게도 충분히 있음을 인식하며 앞으로의 삶에 적용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책을 읽은 보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