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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 가치를 담다 - 디지털 대전환, 국가의 미래를 묻다
김찬훈 지음 / 나라아이넷 / 2022년 1월
평점 :
컴퓨터를, 전문적인 영역 말고는 나름 잘 다루었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의 트렌드는 적응이 안된다.
SNS를 별로 하지 않고 유튜브를 자주 보지 않으며 새로운 플랫폼에 낯설은 나는 요즘 세대가 아니라서 그렇다는 핑계를 대왔다.
허나 이런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다룬 책을 쓴 저자들을 보면 대부분 나보다 나이가 많다.
핑계거리가 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세대' 라는 말도 어떻게 보면 우습다. 내가 청년층의 나이에 속할때도 나보다 많은 나이의 연령대를 그렇게 분류하기는 했다. 하지만 특정 나이를 분류해서 예전 시대라고 지칭한다고 살아있는 사람이 과거의 사람이 되진 않는다. 왜냐하면 나이를 떠나 살아있는 사람이면 현시대를 살고 있고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고로 현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이면 요즘 세대가 아니겠는가.

저자는 지식재산 분야에서 25여 년 간 비즈니스를 해왔고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 책을 출간했다. 디지털사회의 지식재산 보고서 라고 할 수 있는 책으로, 지식재산은 무엇을 말하며 그 가치와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아울러 이야기 하고 있다. 3부에서는 일본 지식 재산전략과 쿨재팬 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의 지식재산 산업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하면 3분의 1 정도 지식 재산권을 가졌다고 한다. 미국은 S&P500에 등재된 대부분의 기업이 무형자산과 관련있는 기업이라고 하니 이런 무형자산 및 지식재산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디지털산업에 있어서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코로나 사태이후로 오히려 더 많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미국의 다른 기업에 비해 주가가 크게 성장하지 않은 이유는 무형자산과 미래산업에 있을 거라고 많은 이들이 예측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직접 설립한 생산공장이 없고 전부 외주 생산을 하는 기업임에도 삼성의 몇배나 되는, 자릿수부터 다른 시가총액을 가진 기업이다. 삼성과 애플은 스마트폰 산업을 두고 경쟁을 해오며 서로 지적재산권 소송을 장기간 이어왔지만 협력적 관계를 맺기도 한다. 영원한 우방도 적도 없다는 말처럼 배울점은 배워가며 발전을 했으면 좋겠다.
지식재산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거대 덩어리 국가 중국의 무분별한 지적 재산 베끼기가 그 가치를 떨어트리고 있지만 중국도 언제까지고 그러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가 그랬듯이 그들에게도 돌아가고 겪을 일이기 때문이다.

지식재산은 중소기업의 가치를 높여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기업의 운영은 국적과 관계 없이 기술과 지식재산권이 좌우하기도 한다. 미국 NPE인 DM홀등스는 1996년에 세계 최초의 mp3플레이어인 '엠피맨'의 특허권리를 소닉블루사로부터 매입을 했는데, 엠피맨은 한국기업 디지털캐스트가 개발해 새한정보시스템과 공동으로 특허를 출원 등록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디지털캐스느는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에 인수되었고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는 소닉블루로, 소닉블루는 다시 DM 홀딩스에 인수되 삼성전자, 애플 등을 대상으로 특허침해 소송으로 막대한 로열티 수익을 챙겼다고 한다. 이외에도 한국 기업이 최초로 만든 기술이 지식재산권에 대한 이해부재 등으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예는 많이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우리들은 아직도 몸을 사용하고 발로 뛰어서 버는 돈이 가치가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물론 노동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다. 힘들게 일을 해서 돈을 버는 사람도 있으나 어떤 이들은 참 쉬워 보이게 권리 수익을 얻기도 한다. 권리는 부동산이나 주식 등의 권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지적 재산권에도 어마어마한 수익의 요소가 숨어 있는 것이다.
아기공룡 둘리를 그린 만화작가 김수정씨는 오래전부터 만화를 그리지 않고 있는데, 대 히트 캐릭터 둘리를 이용한 저작권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만화를 그려서 수익을 얻을 때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저작권 사업으로 벌어들이고 있다고 한다. 독자로서는 그가 가진 풍자적이고 번득이는 천재적 센스를 볼 수 없는 것이 참 아쉽지만, 당사자로서는 힘들게 만화를 그리지 않아도 편하게 돈을 벌 수 있어서 좋을 것이다. 뽀로로와 견줄 수 있는 원조 한국 최고의 캐릭터 둘리의 창조자이니 그럴만도 하다 싶다.
메타버스와 가상화폐 등으로 어느때보다 지식 재산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비록 내 업무와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는 이야기였지만 호기심과 중요한 교양지식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것이 중요한 것을 알고 있을 때, 혹시 모를 기회가 열릴지 모를 일이라는 즐거운 상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