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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재발견 - 뇌과학이 들려주는 놀라운 감사의 쓸모
제러미 애덤 스미스 외 지음, 손현선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월
평점 :
최근에 감사에 대한 서적에 여러 권이 출간이 되었다.
이미 이전에도 나와있는 책들이었지만 다시 한 번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한 3권 정도를 읽게 된 것 같다.
좋은 내용들이 많았지만 가장 좋았던 책은 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과학을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뇌과학과 연관된 감사의 쓸모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좋았다.

물론 과학에 대해서 절대적인 믿음은 없다. 믿음은 진리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고, 과학이란 것이 원래 맹목적인 학문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학설을 제시하고 그 학설이 기존의 학설을 뒤엎을 만한 근거와 자료가 있다면 과학은 옳은 쪽의 손을 들어준다.
그런 속성이 내가 과학을 가장 신뢰하는 이유다.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것들이 있고 과학이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그 미지의 것들을 마음대로 추정한 것을 신뢰할 수는 없다. 그런것들을 다 나열해놓고 믿자면 끝도 없다.
역사가 정확하지 않다고 해서 역사 판타지 소설을 신뢰할 수는 없는 것과 비슷한 이유다.
우리가 정의한 감사 개념을 다시 떠올려보자.
감사는 받은 유익을 생각하고 그것을 자신이 아닌 타인의 공으로 돌리는 행동이다.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감사하려면 일단 타인에 대한 의존성을 잊넝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늘 유쾌한 경험만은 아니다.
타인의 지원과 베풂을 잘 받으려면 겸손해야 하기 때문이다.
19p-
1부 왜 다시 감사인가는 정말 내가 감사에 대한 책들이 다시 출간되는 것을 보고 느낀 궁금증에 대한 해소나 마찬가지여서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단순히 감사란 좋은 것이고 긍정적인 것이고 성공한 사람들이 감사의 힘으로 성공했으니 감사는 진리야. 그러니까 너도 감사를 해 라는 식으로 설명하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감사가 왜 좋은 것이고 어떤 효과가 있고 어디까지인지, 왜 해야 하는지를 좀 더 자세하고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과학적 실험결과는 감사할때의 뇌의 반응, 친사회적 성향의 사람이 감사를 할 때 일어나는 변화를 증명해준다.

2부에서는 감사가 우리에게 유익한 이유에 대해서 말해준다. 감사가 많은 사람일수록 두통이나 소화기 계통 질환 수면 장애 등의 건강문제가 적게 나타난다고 한다. 행복감과 삶의 만족감을 증진시키며, 낙관성과 기쁨, 쾌감과 열정 등의 긍정적 정서를 올려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긍정적 정서는 왜 좋을까? 이부분에 대해서는 하버드 대학의 탈 벤 샤하르 교수의 저서나 긍정심리학으로 유명한 마틴 셀레그만의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3부에서는 감사를 잘하는 길이라는 주제로 우리를 설득한다. 진심이 아닐때도 감사를 하면서 기쁜 마음을 여는 방법에 대해서도 짚어 나간다.
감사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어도 문제는 감사가 잘 안된다는 것이다.
때로는 감사가 가식적으로만 느껴지기도 한다. 콜센터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매일 미소를 띄우고 감사 인사를 하지만 그들이 정말 행복하고 감사하게 생각할까? 받는 사람도 이런 기계적인 감사에 별로 좋아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런 의문을 잘 알고있는 저자들은 여기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짚어준다. 다른 책에서 없었던 부분이라 마음에 들고 속이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내 성격이 단순히 뭐가 좋다고 누가 말한다고, 그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일 지라도 그걸 그대로 믿어버리는 성격이 되지 못한다. 나도 처음에는 사람들을 잘 믿었었는데, 너무 믿은 나머지 크고 작은 사기를 당해서 변해버렸던 것이다.
이제는 자동으로 의문이 들고 그 의문이 해소되지 않으면 신뢰가 가지 않는다. 나도 이런 내가 싫은데, 차라리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아주 자주 한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의구심까지도 해소해주기 때문에 다른 책에서는 아예언급하지 않거나 얼버무리기 일수거나 부정적인 것은 알 필요도 없다는 듯이 외면하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의 방식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나는 미국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예전엔 반미 주의자에 가까웠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책에서만은 미국의 책들을 비교적 신뢰하는 편이다. 결코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일본의 서적들은 요약과 주장만 있고 근거가 빈약하고, 미국의 책들은 근거와 출처를 명확히 한다. 어떤 책을 보면 집착에 가까울 정도다. 그래서 전자는 책이 얇고 후자는 두꺼운데, 한국은 중간 정도라고 생각된다. 앞에서 설명한 이유로 전자를 좋아할 수 밖에 없다.

4,5,6장은 가족에서의 감사, 학교와 직장에서의 감사, 사회적 감사를 이야기 하고 있다. 어느정도 납득을 시키고 증명을 했으니 좀 더 세부적인 방법론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이다. 일본책이었다면 아마 높은 확률로 감사에 쓸모에 대한 책을 내고 실천편이라며 한 권을 더 내서 총 두권을 팔았을 분량이다.
넘치는 정보의 바다에서는 필연적으로 가짜 정보와 빈약한 정보가 떠다니고 그 속에서 진주를 찾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과학적 증명을 하려는 노력은 정말 훌륭하다고 본다. 결과를 떠나서 의도 자체가그렇다. 다른 분야에서도 이런 식의 책이 많이 출간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