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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적 삶의 권유 - 자기 절제와 간헐적 결핍이 주는 의외의 행복
마르코스 바스케스 지음, 김유경 옮김 / 레드스톤 / 2021년 12월
평점 :
고전을 읽는 것은 참 쉽지 않다.
내용이 어려운 것은 둘째 치고 그 시대의 문화나 배경을 잘 모르면 뜬금없어 보이거나 이런 소리를 왜 하는지 이해를 하기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리스 시대의 철학을 읽으면 당대의 상황이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야기 하는 부분은 이해가 쉽지 않다.
오래전의 사고방식이 현대에 도움이 될까 싶고 이걸 내가 읽어야 하나 싶어진다.
그러나 참고 읽다 보면 전체의 맥을 짚고 재독을 하게 될 때야 비로소 이해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 메세지가 참 많았는데 '취할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라'는 메세지가 제일 처음 와닿았다.
고전을 읽을 때는 특히 그래야 하는 것 같다. 공자나 플라톤의 훌륭한 철학들 중에서 현대의 관점에서 보기에 말도 안되는 헛소리도 들어있다. 신에 대한 사관이나 성차별적 관점, 비과학적인 이야기들이 참 많은데 그것은 시대적 한계와 착오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마음에 안든다고 나머지 전체를 부정해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 시대로 돌아가서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배우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아니면 정제된 고전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책도 스토아 철학을 현대에 걸맞게 잘 정제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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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현대인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스토아 학파의 지혜를 전달하고자 한다.
스토아는 기원전 3세기에서 기원후 2세기까지 이어졌던 그리스 · 로마 철학의 한 학파이다. 제논에 의해서 시작된 이 학파의 대표적 철학자라면 '명상록' 으로 유명한 철학자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일 것이다.
스토아 학파의 철학에 대한 입문서로도 좋은 것 같다. 현실적으로 본격 입문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이 책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역할을 할 것이다. 철학이라면 그저 몽상가들의 이야기거나 나와는 거리가 먼 저세상 사람들의 한가하고 복잡하고 골치 아프고, 때로는 우습기도 한 것으로 인식된다. 친구들의 모임에서 잡담을 하다가 누군가 철학 이라는 단어를 꺼낸다고 하면 귀를 기울이기 보다는 허세 부리고 앉았네 라며 빈정댈 것이다.
그러나 철학은 삶에서 아주 중요하다. 그게 왜 중요한지를 굉장히 잘 이야기 해주는 책이 이 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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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의 내용은 내 취향이 아니라 대충 넘겨보고 말았지만, 제목은 참 인상깊어서 마음에 남았다.
자기계발서는 명확하다.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면 된다고 분명하게 주장한다. '이게 옳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기 때문에 솔깃하고 쉽다.
잘 되지 않으면 제대로 실행하지 않은 독자의 탓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세상에 정답을 알려주는 답안지는 없다.
사람마다 경험현실과 상황 등 수 많은 변수가 있고 저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굉장히 비슷해 보이면서도 다르고 복잡하다. 그래서 독서는 능동적이 되어야 한다.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고 응용하고 바꿔가면서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도 자기 책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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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좋은 삶을 사는 기술이라는 말이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굉장히 공감되었다. 왠만한 자기계발서보다 고급스럽고 세련되고 형평성이 있다고 느꼈다.
1장에서는 스토아 철학의 간략한 개념과 원칙들을 소개한다.
지혜와 용기, 정의 절제가 삶에서 필요한 이유와 질문들을 던진다. 독자는 제목의 의도처럼 스토아 철학에 설복당하는 기분이 들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강요하는 느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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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 철학자들은 훌륭한 심리학자였다는 말처럼 현대의 심리학적 연구들과 스토아 철학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그 철학을 내 삶에 어떻게 적용 시킬지에 대한 하나의 길을 보여주고 나만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명확한 시각화와 결단력 있는 행동으로 실제 삶에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달콤한 위로나 입에 발린 뻔한 잔소리나 쉽게 현혹시키는 이야기들 보다 이 책의 이야기들에 독자는 더 깊이 감명받고 사고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그래서 스페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의 트레이닝 방법에 대해 감탄했고 유명한 트레이너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을 것이다.
이상적이지만은 않고 가볍고 일시적인 위로만 전달하지도 않는다. 삶은 가볍게 생각한다고 해서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짐을 덜어낼 수는 있고 어느정도 효과도 있겠지만 큰 벽에 부딪히면 오히려 더 좌절을 하게 되고 포기할 수도 있다.
마음이 지치고 힘든 현대인들은 자꾸 달콤한 위로를 찾게 된다.
그걸 또 기가 막히게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알맹이도 없는 쉽고 뻔하고 가벼운 쉰소리만 해대는 책들이 베스트 셀러에 오르는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깝기도 하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당연하고 하나 마나한 위로는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아무리 특이한 짓을 한다고 해도 확률적으로 누군가는 그짓을 했을 것이다.
반대로 보편성이라는 것에 너무 치우치다 보면 자신을 잃게 된다.
물론 보편적이어야 할 때도 있다. 다만 보편적이어야 할 때와 그러지 않아도 될 때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외로 그것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자신을 붙잡아줄 자기만의 철학이 필요하다.
그것이 미약해도 상관이 없다. 천천히 보강해나가면 된다. 그것은 굳어있는 시멘트가 되어선 안된다. 언제든 더 옳다고 생각되는 것이 등장하면 수정을 할 수 있는 유연성이 언젠가 더 강한 충격에 부서지고 말 싸구려 시멘트보다 나을 것이다.
전문가도 아니면서 이렇다 저렇다 답을 내놓는 책들은 전부 거짓말이다. 자신에게는 통했을지도 모르나 자신이 왜 통했는지도 모르고 겉으로 핥아대는 소리에 불과하진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인스턴트 같은 위로를 받았다가 현실은 그게 아님을 깨달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려운 부분은 대충 넘어가면서라도 일단 읽어나간다면 얻어가는 것이 굉장히 많을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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