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프 - 불확실성 속에서 한 수 앞을 내다보는 힘
마리아 코니코바 지음, 김태훈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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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이라는 영화는 MIT 학생이 의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카지노에서 큰 활약을 하는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다.

이 영화처럼 이책의 주인공이자 저자인 심리학자 마리아 코니코바는 1년 만에 포커챔피언이 되는데, 운과 실력사이의 경계선을 탐구하기 위해서였다.

때로는 많이 노력했는데 안되는 일도 있고 별 노력도 안했는데 잘 되는 일도 있다. 어디까지가 운이고 어디까지가 실력일까? 이것의 차이는 무엇이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과 아닌 부분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포커판에 뛰어든 심리학자의 여정이 마치 일기처럼, 1인칭 소설인듯, 영화를 보듯 펼쳐지는 형식이다. 심리학자의 저작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었는데 이런 형식일줄 예상하지 못해서 좀 당황하기도 했으나,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무작정 포커 챔피언 에릭 사이델을 찾아간 저자는 그를 스승으로 삼고 아무것도 모르다시피한 상태에서 1 년 만에 포커 챔피언이 된다. 1년 동안의 여정 끝에 운에 좌우된다고 생각되는 도박판도 결국 기술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깨닫고 증명하게 되었다.

 



 

우리는 현상을 성공 또는 실패라는 이름으로 판단한다. 장기적으로 성공의 디딤돌이 될 수 있는 것들도 때로는 실패로 간주하기도 하고, 성공을 그저 운이라고 치부하기도 한다. 삶에서는 이렇듯 현상을 판단을 해야 하는 순간,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많은 것을 느꼈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한 가지를 이야기 해보자면

'지난 현상을 판단할 때 갖다 붙이는 성공이나 실패라는 이름에 너무 얽매여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은 것은 않았나?'

라는 자문이었다.

 

어디까지고 운이고 어디까지가 실력인가 하는 문제는 명확한 답이 없다. 운은 운일 뿐이지만 그저 결과에 명명하는 것일 뿐일지도 모른다.

그저 결과가 나왔던 것이다. 결과 자체에는 감정이나 이름이 없다.

결과가 좋지 않다면 운이 좋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고, 노력을 덜탓할 수도 있다. 실패라고 명명할 수도 성공이라 명명할 수도 있다. 그것은 결국 저자의 말대로 우리가 부여하는, 주관적이든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 의미든 우리가 부여한 의미일 뿐이다.

 

그저 결과론일 뿐이기도 하다. 그러나 저자가 증명했듯이 포커는 심리적인 마음가짐과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운이라는 이름을 들이대기 보다는 그저 할 수 있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는 그저 확률일지도 모른다. 그 확률이 높아지도록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그저 해보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에 운이라는 이름을 갖다 붙이지만 대부분 결과에 대한 판단일 뿐이다. 운이란 이름은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발전하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로또1등 당첨급 행운이 아니라면 그저 일상에서 생길 수 있는 결과를 운이 좋네 안좋네 하면서 넘어가버리고 싶은 것은 아닌가. 희박하지만 확률에 의해 우연히 발생하는 결과이다. 그 로또마저 구입을 하는 사람에게 당첨의 기회가 오는 것이듯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찾아오지 않는다. 아니 찾아온다고 판단할 수가 없다고 해야 할까.

 

모델링은 좋은 모델을 만나 따라하는 것이다. 저자처럼 좋은 스승을 찾아 배우고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을 배우는 가장 빠른 길일 것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그런 기회가 찾아오진 않을 것이다. 챔피언이 저자에게 포커를 가르쳐주게 된 것은 저자의 용기와 심리학자라는 직업, 저자의 취지와 기획 등이 챔피언의 마음에 들게 되었기 때문이다. 운도 실력이라는 말은 물려 받은 유산에서 쓰는게 아니라 이럴때 쓰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유산을 물려받지 못한 가난을 탓하고 있을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실행을 해야할 것이다. 문제를 찾아내고 피드백을 받아야 할 것이다.

좋은 스승이 없다고? 누구에게나 스승은 있다. 인간이 혼자 태어나서 정글에서 산다면 말도 못하고 동물처럼 자란다. 언어를 배우고 인간처럼 사는것 자체가 스승이 있었다는 것이다.

학창시절 스승은 스승이라기 보단 직장인이었다. 자신들의 직장 실적을 위해 아이들을 다그치면서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서 직장의 틀안에서만 바라보았던 그저 직장인이었다. 나에게 사람 스승은 학교엔 없었다. 물론 고마운 스승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거론하기엔 너무 길고, 학교에서 배운것이 없지 않지만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이 많기 때문에 결국 잘봐줘야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이다. 이것도 결과에 대한 내 판단일 뿐이겠지만.

 

나에겐 책이 스승이다. 누구나 쉽게 그 스승을 찾아갈 수 있다. 배우는 것도 배운만큼 실행하는 것도 제자의 역량이 우선이다. 좋은 스승을 알아보기 위한 눈은 여러 스승을 만났을 때 생긴다.

이 책도 많은 스승들 가운데 꽤 괜찮은 스승이라 할 수 있다. 그저 재미있게 읽어나가다 보면 깨닫는 것이 있을 것이다. 무엇을 깨닫는지는 스승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학생의 마음가짐에 따라서 A를 배울수도 있고 Z를 배울 수도 있다.

이 책에서 깨달은 것들은 살아가면서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를 통해 책을 제공받은 뒤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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