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까짓, 작심삼일 - 매일 하지 않아도 괜찮아 이까짓 3
플라피나 지음 / 봄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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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까짓 씨리즈로 나오는 책들이 있는 모양이다.

미니북보다는 약간 크고 일반 판형보다는 작게 휴대 간편하고 많지 않은 분량으로 나오는 시리즈인 모양인데 '이까짓' 이라는 관형사가 내포한 의미는 '해낼 수 있다'라는 것일 테고 그것을 여러가지 분야에서 접근하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시리즈인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제대로 끝까지 해내지 못하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달라지고 싶고 발전하고 싶은 것도 인간의 욕구이지만 편하고 싶고 안주하고 싶고 쉬고 싶은 것도 인간의 욕구인데 대부분 후자가 승리를 한다.

그러면서도 시원한 승리였으면 모르겠지만 대게 자책감이 계속해서 들고 미련이 남고 뭔가 허망한 감정이 들기 마련이다.

 

이 책은 게임 기획자 쓴 책인데 자신의 직업적 특성을 이 책에 담은듯 아기자기하고 신선하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지하철에서 주로 읽었으며 가볍지만 알뜰하게 잘 요약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좋다고 생각된 내용은 메모를 따로 해두었는데, 강화학습이나 도파민에 관련된 내용이 특히 재미있었다. 강화라는 것은 동물에게도 효과가 있는 방법인데 잘 활용하면 습관을 길들이기에 최적이다. 그럼에도 잘 하지 않는 것은 루틴을 잘 짜지 못해서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책의 핵심은 루틴에 관한 이야기다. 기획자답게 참신하고 쉽게할 수 있는 루틴들을 잘 짜서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해보고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효과가 있을 것 같다.

 

미드 멘탈리스트를 보면 주인공 패트릭 제인이 최면을 걸어서 담배를 끊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장면이 나온다. 쉽게 담배를 끊을 수 있도록 담배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심어주는데 신기할 정도로 효과가 있다. 이 책에서 나오는 루틴도 잘 활용하면 의지만 앞세우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좋은 습관을 심어 주기에 효과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나 유명한 파블로프의 개 실험도 조건과 강화의 효과를 알려준다. 물론 사람은 개가 아니지만 효과가 있다. 인간도 더 발달하긴 했지만 생물의 한 종이기 때문이다. 무척추 동물처럼 오랜 세월에도 진화를 하지 않은 생물도 있고 인간처럼 폭발적인 진화로 지구를 지배하다 시피 한 종도 있다. 실질적인 지구의 지배자는 바이러스와 바퀴벌레라는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인간은 지구를 좌지우지 하면서 망하게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그럼에도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고, 자신도 모르는 행동을 하고 의지가 약하다. 뇌는 편안한 것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진화를 하려면 고생을 하고 이겨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강화와 조건의 루틴을 잘 만드는 것은 인간이 더 발전할 수 있는 도구가 될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에서 나오는 미니 루틴은 그 중간의 접점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게임 기획자 답게 현실에서 일어나는 목표나 루틴을 게임처럼 표현을 했다. 어릴적을 제외하곤 게임을 그리 많이 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특히 남들 다하는 스타크레프트나 리니지 등의 온라인 게임의 경험은 거의 없다 시피 하기 때문에 공감이 안가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 그 표현법 자체는 신선하고 기억에 잘 남는다.

 

완벽하게 해야 된다는 강박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자기계발서를 쓴 이 저자가 자기계발서를을싫어한다고 말하는데, 나도 자기계발서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도 자꾸자기계발서를 읽기 때문에 공감도 가고 웃음이 났다.

 

다만 이 책에서 나오는 방법들이 모두에게 적용되는것은 아닌 것 같다. 다른 책에서 읽어 익히 알고 있는 방법도 있으나 모르는 방법들도 나오는데 설명이 조금 부족해 보이는 부분도 있었고 효과가 있을까 싶은 의구심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이것은 뭐 개인적인 경험과 저자의 경험이 다름에서 오는 이질감일것이고 해석의 차이거나 환경의 차이 관점의 차이일 수 있을 것이다. 여느 자기계발서가 대게 그렇듯 알아서 필요한 것은 취하고 맞지 않는 것은 거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포기 하지 않는 것인 것 같다.

10년 전 10년 넘게 피워오던 담배를 끊었는데 하루 아침에 끊질 못했다. 자꾸 다시 피웠는데 중요한 것은 강력한 의지보다 다시 도전하는 것이었다. 담배 끊기에 실패하고 다시 피면서 했던 생각은 에라 모르겠다 그냥 피자 라는 것도 있었지만 언제쯤 다시 끊을 것인가 하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었다.

한 달 동안 마음 놓고 피우자면서 한 달 후에 다시 끊고 또 2주일을 참다가 못견디고 다시 피우고 다시 한 달 뒤에 끊고, 이걸 반복하다보니 자꾸 다시 피우는게 지겨워지기도 하고 끊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자책감이 들기 시작했고 결국엔 끊을 수 있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지만 쉽게 생각하면 또 쉬운 법이다. 당시에 나는 나약한 성격에 귀가 얇았고 한 회사에 오래 다니는 법이 없었던 사람이다. 거절을 못해 크고 작은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할 정도로 결코 의지가 강하거나 독하지 못했지만 사람들은 '담배를 끊었다'는 결과만 보고 나에게 독하다는 말을 쉽게 했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이면 내가 독하다고 말하면 크게 웃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담배를 끊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항상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쉬운 법인데 금연은 피우지 않는 것이니 일부러 어떤 일을 하는 것보다는 쉽다. 내가 독한 사람으로 비췄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흡연자가 나약한 사람이 되기 싫기 때문이다. 금연에 실패한 사람이 끊기 쉬운 담배도 못끊는 의지 약한 사람이 되기 싫기 때문에 담배를 끊은 사람이 반드시 독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일종의 방어루틴이라고나 할까. 그들은 무엇보다 담배를 좋아하기 때문에 피우는 것이면서 이런 저런 피워야할 이유를 찾는다. 그 이유를 축소시키고 끊어야할 이유를 강화시켜주는 것이 금연의 비결이다.

 

완벽주의나 강박은 오히려 성과를 이루는 데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되지 않아서, 보이는 성과가 없어서, 지지부진해서 포기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마음에 남는다.

이 책을 계기로 그런 찝찝함을 하나씩 덜어보는 루틴을 잘 만들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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