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 재단 : 확보하고 격리하고 보호하라 - 비일상 미스터리 그래픽 노블 SCP 재단 그래픽 노블
올드스테어즈 편집부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만화책에 익숙한 나에게 그래픽 노블이라는 장르는 생소했다.

소설과 만화의 중간쯤이라고 하는데 그보다는 글씨 많은 만화책같은 느낌.

SCP가 과연 무엇일까? 이것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약간의 사전지식이 필요하다.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문제에 답이 있었던 거다. SCP는 확보하라 Secure, 격리 하라 Contain, 보호하라 Protect 의 약자이다. 4chan이라는사이트에서 창작되던 괴담들이 발전해서 제작된 위키 백과같은 여럿의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창작물같은 개념인것 같다. 참 다양한 형태로 그런 인터넷 놀이 문화가 발달하는 것을 보니 참 재밌기도 어렵기도 하다.

 

 

다만 놀이는 공부를 하려고 하면 그 감각을 못따라 간다.

 

아이와 소통하고자 애들의 유행말투를 배워서 흉내내는 어른이 꼴불견으로 보이는 것은 그것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즐기려는게 아니라 그저 다른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배우려고 하다보니 그런 신조어들을 외우는 어른까지 나타난다. 유행어라는 것은 그저 자연스럽게 그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그들만의 것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어른이 친해진답시고 그걸 익히는 것은 자연스럽지도 못하고 거부감이 들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언어라는 것은 중요한 것이고 한글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어는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 위에 있는 것이 아니다. 소통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도구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퇴보되는 것들, 융합되는 것들, 재조직 되는 것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언어 파괴에 대한 과도한 강박적 통제를 하려 들면 그들은 더 그들만의 세상으로 빠질 뿐이다.

 

어차피 유행어라는 것은 시기가 지나면 대부분 사라지는 것이다. 우리가 올챙이때 쓰던 줄임말이나 유행어 중에서 살아남은 것은 몇개 되지 않는다. 그중에서는 표준어처럼 쓰이는 말도 있지만 그건 아주 소수에 불과하고, 너무 거슬리지 않는 한에서 수용이 된다.

 

 


이 책은 어릴 적에 보던 도감을 생각나게 하기도 한다. 문방구등지에서 구입할 수 있었던 건담백과나 로봇백과 등은 지금의 그래픽 노블과 비슷할 것이다.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캐릭터의 프로필이 나오기도 한다. 몬스터 도감 같기도 하다.

 

건담을 지금도 잘 알지 못하지만 백과는 왠지 좋았던 것 같다. 지금도 건담에 1도 관심이 없지만, 그때 보았던 건담 도감은 실제 애니매이션을 보는 것보다 더 재미있었다. 각 로봇의 특징과 성능 등을 읽으면서 상상하는 재미도 있었다. 그 당시에는 일본문화가 개방이 되질 않았고, 티비에서 방영해주는 것들은 한정적인 만화들이라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구하려면 용산으로 가야 했던 시절이다. 건담 애니메이션은 내가 알기론 구할 수가 없었다. 구할 수 있었다해도 사실 일본작품들은 내 취향에 맞지도 않고 재미없었을 것이다. 만화책은 많은 것들을 내 생각대로 재생시킬 수 있으니 더 재밌는 것 같다. 내가 만화를 보고 애니메이션을 보면 실망하는 원인이다.

지금이야 볼 수 있어도 안보지만 못보게 하면 더 보고 싶었던 시절이라 그런 것들을 구해보는 재미, 해적판에 확실했을 로봇백과 들을 보는 것이 참 즐거웠던 것 같다.


이 책만으로 이해하기엔 조금 힘들었으나 검색을 통해 세계관을 이해하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취향에 맞지는 않았지만, 어릴때 생각도 나고 나름대로 정교한 규칙이 있고 그것들을 한 두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참여해서 구축했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동물이나 인간, 괴물에서 파생된 다양한 캐릭터들을 격리하는 SCP재단의 신입 요원 제임스는 재단의 시설을 둘러보면서 여러 몬스터들을 만나는데, 여러 네티즌들의 상상력에서 탄생한 캐릭터들이라서 참신하기도 하고, 세상을 풍자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심리학 실험을 패러디 한둣한 SCP-871 의 페이지는 신선한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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