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과 거리 두기 - 나쁜 감정에서 재빨리 벗어나는 자기 객관화 습관 좋은 습관 시리즈 11
설기문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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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P와 최면에 관심을 가진 이후 저자의 이름을 많이 들어보았다.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분명히 알고 있는 이름이었는데, 그동안 저서를 읽어보지는 못했기에 이렇게 신간을 만나볼 수 있어서 기대가 되었다.

방송 출연도 많이 하고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한다. 유명한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최면을 시켜주던 바로 그분이다. 개인적으로 TV를 오래전부터 안보기 때문에 출연한줄도 몰랐지만.

마음연구소라는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는데 전생체험이나 최면등을 연구하는 곳인것 같다. 전생체험이라는 것이 실제 전생인지 편린적 기억인지 꿈같은 환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체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독실한 무신론자로서 일단 의심이 가지만 말이다.

 

 

 

이 책은 마음에 관한 대중서이다.

최면이나 전생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마음에 관한 심리학적 이야기와 마음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되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기법, 상상력을 이용한 기법, 색상에 대한 인간의 본능을 활용하는 기법 등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 EFT 기법도 있는데, 인체의 타점, 경혈자리를 두드리면서 신체에너지 시스템을 진정시키는 기법이다. 요즘은 투자에 관심이 많아 EFT하면 상장지수 펀드가 먼저 떠오르지만, 개인적으로 10여 년전 관련 서적을 접하고 실행한 경험이 있다.

 

나름 열심히 따라해보았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지만 미숙해서인지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만큼 큰 효과는 볼 수 없었다. 천성적으로 술이 약한 나는 왠만하면 취하도록 마시질 않는데, 지인의 결혼식 피로연에 갔다가 너무 많이 마셔버린 경험이 있다. 전신이 빨개지면서 어지럽고 토할거 같고 바닥에 쓰러지고 싶은 욕구가 들 때 이 EFT라는 것을 실행해 보니 정말 진정이 되었다. 다만 술취해서 벌개진 얼굴로 경혈을 두들기고 있으려니 약간 정신이 나간 사람으로 봤을 것이다. 너무 힘들어 그걸 설명할 여유도 없었고 해도 효과가 없을테니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하도록 하자.

고통이 10이라면 8이나 9에서 3이나 4까지 줄여주는데 아예 없애주지는 못하는 것 같고 시간도 많이 걸려 번거롭지만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책에선 확언을 조금 바꿔서 계속 하면 된다는데 꾸준히 하지는 못했다. 현재는 아주 가끔 활용하는 정도로 이용하고 있는데 생각난 김에 몇 권의 책을 더 찾아볼까 싶다.

저자의 말대로 어릴 적 아플때 엄마 손은 약손이라며 따뜻하고 부드럽게 이마를 만져주면 진정이 되는 효과와 비슷한 것 같다.

이성적인 생각과 객관적인 해석을 하되 상황에 대한 해석은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문제를 문제로 보기보다는 성장과 발전을 위한 기회 혹은 계기로 보는 것이 스트레스에 대한 인지적 접근이라고 한다.

나쁜 감정이 들 때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내 마음과 거리두기라는 책의 제목은 감정과 나를 분리해 내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인것 같다.

때로는 타인을 보듯이 나를 보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고 감정적으로 행동하거나 판단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물론 감정이라는 것은 필요한 것이고 사람의 마음의 기본적 요소이며 때로는 삶을 기쁘게도 슬프게도 만드는 꼭 필요한 요소이지만, 감정에 너무 깊이 빠져들게 되면 인간은 실수를 저지르기 마련이다.

 

 

좋은 내용이 많았지만 마지막에 나온 MBTI 성격 검사에 대한 부분은 의구심이 든다. 책에선 칼융의 이론에서 시작되었다고 설명되어있지만 칼융이나 칼융의 학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이런 설명은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MBTI를 만든 캐서린 브릭스와 이사벨 마이어스는 심리학이나 정신의학 또는 평가 분야에서 전문적 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 가족과 사람들의 반응을 토대로 만든 것일 뿐인데 이것이 유행을 하여 마치 과학이나 심리학에서 검증된 테스트인것 마냥 취급하고 있다. 혈액형을 신봉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를게 없다고 본다. 혈액형을 만든 사람도 그저 방송인인것 처럼. (혈액형은 학문이 아닌데 혈액형으로 보는 심리학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사람도 있다. 명백한 오류다.)

 

저자도 너무 맹신 하지 말라는 주의를 주고 있지만 나는 아예 참고할 필요조차 없다고 보는 편이다.

 

즉 이런건 바넘 효과에 불과하단 것이다. 사람들에게 성격테스트를 하게 하고 결과는 체크한 문항이 아닌 무작위로 돌린 결과를 주었는데도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자기 성격과 일치한다고 받아들였다.

 

혈액형이든 MBTI든 이런 식이다. 좋은 점보다 부작용이 더 심하다. 정확하지도 않은 결과의 틀에 맞춰 자기 자신과 남을 평가하려고 들 수 있다. 이런건 해악을 줄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타인을 살핌과 객관화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굳이 이런 테스트가 아니더라도 그걸 할 방법은 수없이 많다. 책에서 소개한 케이티의 네가지 질문 처럼 끝없이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고민하는 방법이 자기 객관화에 훨씬 도움이 될것 같다.

 

어차피 성격 테스트 따위는 어떤 특징과 유형들의 조합인데, 그 조합은 각종 테스트의 창시자들도 인정하는 것처럼 개인마다 여러가지 요소가 있다. 대부분의 인간이 그 여러가지 요소들의 범주에 있다고 쳐도, 그 요소들의 조합은 개인마다 각기 다르기 때문에 굳이 유형으로 나눈다해도 몇가지가 아닌 수백 수천가지 조합도 나올 수 있다. 차라리 각 요소에 대한 반응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MBTI 말고 심리학자들이 만든 테스트를 소개 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개인적으론 심리학자들이 만든 테스트도 할 필요없다고 보지만)

 

 

MBTI 에 대한 부분을 빼면 전체적으로 괜찮은 책이었다. 최면의 대가이기도 하고 지긋한 나이에도 많은 활동을 하시는 것도 리스펙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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