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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마이데이터다 - 금융, IT, 유통, 의료, 생활까지 ‘내 정보’가 한눈에 열리는 시대
고은이.류성한.유재경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1년 7월
평점 :
마이데이터는 개인정보의 다른말이기도 하다.
개인정보라고 하면 주민번호나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을 생각하기 쉽지만 내 검색기록이나 쇼핑기록도 개인 정보다.
우리는 개인정보라는 말을 들으면 민감해진다.
이 단어에 대한 직간접 경험적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반응이다.
그런데 '마이데이터' 라고 하면 비슷한 말이지만 다르게 다가온다. 그래서 은근슬쩍 개인정보라는 민감한 말 대신 데이터라는 말로 바꾸어 개인의 정보를 무작위로 수집하고 이용한 것일게다. 사실 검색기록이나 구매 내역 쯤은 개인 한사람으로 보면 별게 아닐 수 있다. 그게 유츌된다고 해서 직접 피해를 입을 것도 없다.

그러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사실 주민번호보다 더 돈이 될 수 있다. 마이 데이터가 모이면 빅데이터가 되고 빅데이터는 기업에게 어마어마한 돈이 된다. 사용자의 취향이나 패턴을 알고리즘으로 분석해서 그것을 기업에게 제공하고, 기업은 제공받은 데이터를 광고에 이용하며, 사용자는 그 광고를 보고 물건을 구매를 한다.
기업들은 이런 방식의 광고가 효과가 좋다는 것을 알고 구글등에 수수료와 광고비를 지불할 거고 판매되는 물건에 지출한 광고비 이상의 가격을 붙일 것이다. 소비자의 부담이 되는 것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하나 사게 되면 구글이 수수료로 600원을 가져간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구글을 필두로 페이스북 등 거대 기업에서 소비자의 기록을 수집해서 지네 마음대로 팔아넘기고 어마어마한 수익을 남겼고 남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소비자는 그런 기록에도 댓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뭐 얼마나 받겠냐고 생각한다면 돈이 문제가 아니라 기업이 거대화 대고 그것이 권력이 되어 소비자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라고 말하고 싶다. 즉 보이지 않게 조정을 당할 수 있는 무서운 힘을 주는 것이다. 그런 작태를 허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나? 그걸 누가 잘 이용하냐에 따라서 큰 이득이 발생하느냐 아니냐의 싸움일 수도 있다. 소비자는 누가 이기든 간에 호구가 되는 거고. 그걸 방지하려면 모두가 힘을 합쳐 각각 자신의 권리를 지켜나가야 된다. 금전적 이득이 되던 안되던.
개인정보를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서 이용한 것은 해커와 보이스피셔만은 아니었던 거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선정해서 선정되면 일정 수익은 국가에 귀속될 것이다. 그것도 괘씸하긴 하지만 뭐 개인에게 돌려준다고 해도 개인에겐 큰 수익이 되진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내 검색기록등을 제공하는 댓가가 100원이라고 치면 개인에게는 100원이 큰 이득이 아니다. 허나 100원을 천만명이 내면 10억이 된다. 그것을 기업들이 지출하지 않는다면 기업에게는 10억이 남는 것이다.
그럴거면 그 100원은 국고에 귀속되는 것이 훨씬 낫다. 국고에 귀속된다면 그래도 나라를 위해 쓰이긴 할것이다. (물론 이런 식으로 데이터에 대한 수익이 분배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저 재밌는 예를 든것 뿐임을 참조하시길) 그런 의미에서 정당하게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을 한다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정이 되면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는 구체적으로 모르겠지만 내긴 할 것이다.
음지에서 알고리즘이라는 보이지 않는 복잡한 연산으로 그 과정을 감추는 것보다 그러고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무분별하게 이용되지 않도록 통제할 필요가 있을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런 책의 취지에는 어느 정도 동의 하는 바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길수는 없어도 제대로 하라고 해야 하는 것이다.
마이데이터 정책의 수립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필수적인 것이었다. EU를 중심으로 국제적인 움직임이 있었고 국내에도 이런 변화에 따라 2018년에 마이데이터 정책을 발표하였다.
사실 나는 이런류의 알고리즘을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이다.
내가필요한 것은 필요에 의해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면 되는데, 자동으로 배너에 띄워주면 오히려 반감이 든다.
넷플릭스의 추천 같은 경우엔 내 취향을 잘 알아맞추지도 못하는 기계적 추천을 하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정교한 추천을 해주기는 바라지 않는다. 그냥 내가 알아서 할테니 추천따위는 접어두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 시스템에 익숙해져 버리면 내가 사고 싶은것 하나 결정 못하는 바보가 되버린다. '결정장애' 라는 (비하적) 명칭으로 호소를 하는 네티즌들을 보면 이런 현상에 대한 부작용이 아니라 할 수 없다. (물론 그 부작용의 산물이라고만 할 수도 없다. 영향이 어느정도 있는 정도) 개인의 결정력은 개인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범위에 있지만 그것을 어려워 하는 것은 개인의 무능력이기도 하니까.

책에서는 마이데이터가 무엇인지, 어떻게 쓰이고 어떤 분야에 활용되는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지를 상세하게 도표화하여 설명하고 있다. 다소 복잡하고 생소한 내용도 있었지만 이해하기 쉽게 써놓았다고 보인다.
내 정보가 데이터화 되는것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 우리 생활에 익숙해져 버렸다. 공짜로 제공하다가 익숙해지고 꼭 필요해지면 돈을 받는 수법하고 비슷하달까? 물건을 사려면 비회원으로 구매도 가능하지만 회원 가입을 하고 정보제공에 동의를 해야 포인트를 주는 식으로 불법은 아니지만 비속어로 '얍삽한' 시스템이 이미 정착이 되어있다.
나는 데이터 사업자나 사업자 지망자의 입장이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읽고 이 리뷰를 쓰고 있는 것이고, 소비자는 어쩔 수 없이 제공을 하더라도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무심코 무의식적으로 기업들의 상업적 목적에 이용되는 비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우려해서 다소 비판적인 리뷰를 작성한 것이다. 물론 책의 문제점은 아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마이데이터의 의미는 이것이 다가 아니다. 소비자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내 정보를 모아서 열람할 수 있는 것도 데이터화의 장점이 될것이다. 하나의 은행에서 다른 은행의 계좌를 조회하고 이체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동의를 한 사람에게만 제공한다.
현재와 미래를 좌우할 데이터 산업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다. 그저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읽어둘만한 가치는 충분한 책이 아닌가 한다.
[이 글은 네이버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