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리타 1~2 세트 - 전2권 ㅣ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웹툰이 인기가 있으면 단행본으로 나오곤 하는데, 이 책 에리타도 인기에 힘입어 단행본으로 나온것 같다.
만화라고 하면 보통 만화책 재질의 작은 판형을 생각하는데 이 책은 일반 책 크기에 고급 종이로 되어있다.
그림은 간단하면서도 작가의 개성이 드러나는 그림체이다. 이 만화가 인기를 끌었던 것은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과 타이밍이 맞지 않나 싶다. 인간의 무분별한 욕심으로 인류의 멸망을 가져온 '포루딘' 이라는 물질도 원래는 인류를 위해서 개발되었다. 그러나 변이를 거쳐 인류를 멸망에 이르게 만들었다는게 코로나같은 바이러스를 은유하는게 아닌가 싶다.
어린 소녀 '에리타'는 천재 과학자의 딸로서 아버지가 죽으면서 만들어 놓은 '가온'의 보호하에서 살고 있다. 에리타는 가온에게서 감정을 느끼지만 가온은 그저 기계일 뿐이다. 항상 효율만을 중요시 하는 가온은 에리타를 위해서면 무엇이든지 한다. 자신이 파괴되는 한이 있어도. 그것은 과학자가 심어놓은 프로그램 때문일까 에리타에 대한 감정이 생겨서 일까?
사이보그 가온이 나타나면서 AI인 가온과 갈등을 빚지만 둘 다 에리타에게는 지극 정성이다.
어떤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AI가온은 에리타를 위해 큰 결정을 내려야 한다.

사이보그는 인간을 베이스로 한 기계이고, AI는 처음부터 기계로 만들어진 존재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다루는 이런 로봇들은 인간의 모습을 닮아있다. 터미네이터의 AI는 존코너를 지키도록 개조되어 다른 기계들과 싸우는데, 언듯 코너에게 감정을 느끼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헐리우드에서 주목받고 있는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출연작 엑스 마키나는 반대로 인간의 감정을 흉내내지만, 목적을 얻고 나서는 아무 감정 없는 냉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드 '휴먼스' 와 게임 디트로이트 : 비컴 휴먼은 인간의 감정이 생긴 AI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둘 다 아주 재미있게 보고 즐겼던 것 같다.

이런 로봇 SF물에서 다루는 공통된 주제는 '인간의 경계' 이다.
감정은 생물만이 가진 것인가? (동물도 감정이 있으니 생물이라고 하자). 기계가 감정을 느낀다면 생물처럼 대해야 하는가? 라는 화두를 던진다.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게 휴먼스와 디트로이드 비컴휴면이다. 인간이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기계보다 냉정하게 일을 처리 하는 인간과 기계지만 인간의 감정을 느끼고 혼란스러워 하는 기계.
이 책의 주인공들도 마찬가지다. (이걸 자세히 이야기 하면 스포가 될것 같다)
그런 화두를 던지면서 돌아보게 되는 것은 우리의 미래모습을 상상하는 것에 앞서, 현재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과연 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는가? 작은 이득에 인간성을 버리지는 않았는가?
기계를 통해 삶과 생명의 소중함을 돌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AI시대가 곧 다가온다고 한다. 공상과학 영화처럼 기계가 발달할지는 모르겠다. 발달한다고 해도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그거야 말로 정말 어려운 기술이기 때문이다.
현실에선 기계의 인간화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기계로 대치될 가치, 일자리 등이 두려울 것이다. 기계 때문에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하고 현재에도 그러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시대에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들을 한다.
그 차별성이 구체적으로 뭔지는 모르겠지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인간다운 일일 것이다. 그것은 아무래도 인간의 감정과 많은 연관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