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품격 - 착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
양원근 지음 / 성안당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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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살아라는 교육을 받아서 착하게 살았더니, 돌아오는 것은 착한 내 마음을 이용하려는 장사꾼들이나 속여먹으려는 사기꾼들 뿐이었다.

 

착하고 여린 마음은 다르지만 비슷하기에 남도 나 자신도 그것을 구분하기란 의외로 어려울 수 있다. 남이 부탁을 하면 거절을 못하는 마음은 약하기도 하고 착하기도 한 마음이다. 남의 처지를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과 거절하면 내가 나쁜 사람이 될거 같은 강박이 섞여있을 것이다.

 

착한 나에게 돈을 빌린 친구가 사라지고, 좋다고 열을 올린 제품이 쓰레기고, 돈을 벌 수 있다고 유혹하던 영업사원은 자신들의 판매수당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아챌 때, 우리는 착하게 살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습득해버린다.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내 경험으로 채득한 것이 나에겐 답이 되는 것이다. 강력 범죄는 타국보다 덜하지만 사기 범죄는 세계 1위를 내놓지 않는 대한민국에서는 특히 그럴 것이다. 예의를 강조하는 한국 사회에서 강요하는 것은 나에 대한 남의 예의지 남에 대한 나의 예의는 아닌 것 같이 느껴진다. 동방예의지국? 겉으로만 그렇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착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이 책의 저자도 그렇고 다른 책의 저자들, 성공한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고 있다. 우리는 내 현실과의 괴리가 상당하게 느껴진다.

 

그들은 말한다. 착하되 약하지는 않아야 한다. 웃으면서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거절하면서도 기분나쁘지 않게 해야 한다. 이 무슨 아수라 백작같은 말인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말이 맞다 싶다. 사람의 감정은 하나가 아니다. 어떤 행동을 할 때 이중적인 감정이 동시에 든다. 기부를 하면서도 베푸는 너그러운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아까운 마음도 드는게 솔직한 인간의 마음이다.

다만 너그러운 동정심이 더 클 뿐이다. 동정심은 자존심을 건들 수도 있지만 그래도 동정심이 있어야 남을 돕는 거고, 받는 사람도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지만 필요하기도 하다. 이런 복잡한 감정을 하나로 자꾸 단정지으려고 하니까 극단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착하게 살자가 착할땐 착하고 단호할 땐 단호하자가 아니라 착하게 살아봤자 소용없다로 나타나 버리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약한 것과 착한 것을, 문제와 현상을, 감정과 나를, 내 사례와 세상의 다른 사례들을 분리해서 생각할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저자가 이야기 하는 선의지는 선의와 실행력으로 좋은 결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선한것이 사람들의 지지와 공감을 얻고, 여러 사람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좋은 명분은 일을 잘 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사업이 아니더라도 역사적으로 그래왔다.

 

선의지를 가진 사람들은 긍정적으로 산다. 긍정적인 사람은 부정적인 면보다 강점에 중점을 두게 된다. 그래서 선한 사람들은 강점에 집중하기 때문에 강해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강점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잘 캐치해서 갈고 닦아야 하는데 글쓰기와 철학, 가치관을 가지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다만 저자가 읽었다는 책의 저자는 내가 젤 싫어하는 책장사 짜집기 확증편향 전문가인데, 저자는 어쨌든 철학서를 읽는 계기가 되었다. 계기야 어쨋든 결과만 좋고 그걸 좋게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긴 하다. 아무튼 그 작가도 의도는 선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긴 하다. 그 의도가 출세에 있고 본질을 왜곡하고 있긴 하지만 철학서를 읽으면 그런 판단쯤은 생겨날 것이다. 저자는 선의의지에 대한 가치관을 다지는데 사용했다.

 

남에게 자꾸 거짓말을 하고 이득을 취하고 돈을 떼먹으려는 사람은 결국 모두에게 배척당하고 쓸쓸하게 산다. 간혹 경제적 성공을 거두더라도 그것은 로또 당첨의 확률처럼 희박한 것이고 그들도 행복한 삶을 살지는 못한다.

 

좋은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사실 좋은 면은 있다.

성격이 불같고 엄하고 까다로운 나의 친척은 사업체를 잘 키우고 개척했는데, 겉보기에는 꼭 나쁜 사람같다. 인상이 강해서 그런 것도 있고, 단점도 많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람도 알고보니 많은 베품을 실천했다는 것을 후에 알게 되었다. 겉으로는 강하고 까다로워 보이지만 자기 사람들은 확실히 챙기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욕심도 많았지만, 나름 후하게 베풀줄도 알았다. 베풀면 돌아온다는 것을 잘 아는 사람 같았다.

 

 

배푸는 사람은 크게 성공한다.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나중엔 크게 성공을 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착한 사람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악덕기업으로 성공한 모 기업도 뒤늦게라도 좋은 일을 하려고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것에 있을 것이다. 신뢰는 성공의 필수 요건이라고 할만큼 필요한 것이다.

 

출판물을 보더라도 광고에 힘입어 구매하게 된 책이 기대에 못 미치면 다시는 그 저자의 책을 구입하지 않게 된다. 출판사도 마찬가지로 이런 책을 무슨 출판물이라고 냈나 싶은 출판사는 피하고 싶다.

 

이건 선의지와는 관계가 없는 얘긴데, 여기서 공개할 수는 없지만, 나는 믿고 거르는 저자와 출판사가 있다.

그중에서는 현재 베스트 셀러를 계속 출판하는 작가가 있다. 그 작가는 내게 무조건 믿고 거르는 작가다. 외국 작가도 있고 한국 작가도 있다. 그것은 취향으로 갈리기도 하고 눈높이나 관점으로 갈리기도 하기 때문에 비지니스적으로 보면 옳고 그름의 기준은 아니다. 타켓의 문제다. 나에겐 신뢰가 없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신뢰가 되는 작가인 것일게다. 솔직히 내 기준으로 보면 우습기 그지 없지만 다른 사람의 선택에 내가 간섭할 수도 무시할 수도 없다. 다만 깨닫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그것도 물론 강요할 수 없다.

 

여기에도 선의지가 적용되는게, 그 사람들은 사실 선의지가 있는 척 하는 경우도 많다. 명분을 내세우기 위한 가짜 선의지를 내세우면서 선한 척 하며 이득을 챙긴다. 진짜 선해서 선의지를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효과가 있기 때문에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선의지라는 것이 진짜 효과가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삼국지에서 백성을 위하는 척 하는 것과 정말로 생명을 중요하게 여긴 것의 차이를 인물들에게서 읽을 수 있는 것처럼.

 

진짜 선의지도 있겠지만 선의지인 척 하는 경우도 있다. 전자는 꾸준할 것이고 후자는 나중에 드러나거나 적어도 두터운 안티층을 형성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분야도 안티층의 이야기가 이치에 맞는지 들어볼 필요성은 있다. 선의지도 중요한데 남의 선의지를 감지하는 능력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착하면서도 정확한 판단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저자의 말에 공감하는 부분이 참 많았다. 선의지가 아니라 이득만 추구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은 더 큰 손해를 낳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며, 결과적으로 자신과 남, 그리고 나라에게 까지 해를 입힌다.

 

저자는 출판 기획 전문가이다. 그렇이기에 남들보다 어쩌면 유리하게 출판 할 수 있었을 것도 같다. 좋은 이야기가 많았지만 출판 관련자라서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출판에 관심 없는 사람에게는 사족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었다.

 

위기일수록 선의지라는 소신을 지킨 저자의 면은 정말 배울만 하다. 착하게 살고 싶다가도 작은 계기만 생기면 그것을 핑계로 자기 소신을 금방 버리고 작은 이득에 전전긍긍하며 신경을 쓰는 사람은 결국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사람들도 잃게 된다.

 

선이라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다른 기준이 될 수도 있다. 특정 종교인이 선이라고 생각하고 행한 것은 결과적으로 선이 아니라 오히려 폭력일 수도 있다. 특정 회사의 제품을 선하게 팔았어도 다단계회사라서 대표가 도망가면 나쁜 일에 가담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사람의 신념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 사람의 의도도 중요한 것 같다. 어떤 의도로 그런 일을 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잘못되어도 용서를 할 수도 있고, 도움을 주고 싶게 하기도 한다.

 

요즘 세상에 착하기 살기란 참 쉽지 않다. 하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착하게 사는게 답이 맞다고 본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착한 사람을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함께 하는 사회에서 신뢰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건이다.

이 책을 통해 나도 그동안 당했던 크고 작은 사기나 좌절에 굴하지 않고 소신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착하게 살면 성공한다는 생각 때문만은 아니다. 그래야 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선의지는 성공보다는 행복과 관련이 더 크다. 행복하기 위해서도 그 소신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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