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왜 우리를 살찌게 하는가 - 뇌과학이 풀어낸 체중 감량에 숨겨진 비밀
샌드라 아모트 지음, 장혜인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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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에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혈압이 올라가고 정크푸드를 많이 먹어 소화가 안되고 더부룩 하며 건강에 여기저기 이상이 생기는 것 같아서이다. 살빠지는게 더 나아보이기는 하지만 미용을 위해서가 아닌 건강을 위해서 한 것이었다. 그런데 다이어트를 하면 더 살이 찐다고 주장하는 책이 있어서 다이어트 중인 나는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평생 살면서 몇 번의 다이어트를 했었다.

젊을 때는 외모 때문에 했었고 어느정도 성공적이었으나, 살이 어느정도 빠지자 원래의 습관대로 돌아갔고 몇 년이 지나자 몸무게는 인생 최고치를 갱신했다. 최근 몇년간은 건강 때문이었다. 작은 다이어트 시도를 몇 번 하고 포기하고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하고 나니 4월 경에 또 인생 최고를 갱신한 내 모습을 발견했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음식을 많이 먹는 편인 내게 확 줄이는 것은 불가능 한 것에 가까워서 저녁 이후로 안먹게 되고 아침을 걸렸더니 살이 7키로 정도 빠졌다. 폭식 습관에서 벗어난 것도 한 몫 한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에 의하면 다이어트를 하면 더 살이 찌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또 인생 최고의 몸무게를 갱신해야 한단 말인가? 사실 이 책의 말들은 제목부터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읽어보면 굉장히 일리가 굉장히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한가지 예시에 수많은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조사 연구 결과는 물론 사례나 그 이유까지 너무 상세하게 적어놓았기 때문에 조금 지루하기 까지 하다. 300페이지가 좀 안되는 책이 글씨가 빽빽한 것은 바로 주장을 뒷받침 하는 근거들을 잔뜩 나열하기 때문이다. 장점은 신뢰가 간다는 것이고 단점은 지루하다는 것.

그래도 개인적으론 전자가 낫다고 본다.

사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은 제목만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다이어트가 우리를 살찌게 한다고? 그래 그럼 안해야 되겠네' 라고 바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주장의 이유와 근거를 납득하게끔 설명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것이 잘 되어있는 책이 미국 학자들의 저서이고, 그래서 신뢰가 간다. 일본의 저자들은 거의 주장만 있고 근거는 거의 없다. 쉽게 읽을 수 있고 요약이 잘 되어있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미심쩍은 것이 사실이다.

 

고교시절까지 마른 편이었던 나는 키는 조금 큰 편이었으나 체중은 정상 아래였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았는데, 성인이 되고 운동을 하다가 그만두니 살이 찌고 음주 후 안주를 먹는 습관 때문에 또 살이 쪄서 점점 살이 쪘고, 마를 때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나버리게 되었다. 그때마다 다이어트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의지가 약해서 오래 못한 탓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아니었다.

 

인류가 진화하면서 생존을 위해 먹던 시대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진화의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뇌의 기능은 음식을 끊는 것을 생존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비상사태를 가동시킨다. 그래서 절식을 하면 처음에 살이 빠지다 어느 순간 변화가 없는 단계가 온다. 그 단계가 되면 배고픔과 음식에 대한 집착은 점점 강해지고, 결국 폭식 습관으로 나타난다. 바로 내가 이것을 반복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저 내가 식탐이 많은줄 알았으나 다이어트가 뇌를 변화시킨 것이다. 그것은 책에서 나오는 여러 실험결과로 증명이 된다.

또한 자존감도 비만과 관계가 있다. 인종차별 성별차별에는 민감하면서도 체중차별은 남녀 가리지 않고 우스게 소리처럼 취급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너무도 쉽게 남의 체중에 대해서 뼈있는 말을 던지고, 그런 말을 들은 사람은 자신은 남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음식에 더 집착하게 된다.

 

다이어트는 돈이 되는 사업이다. 다이어트가 성공적이었다는 광고는 광고일 뿐이다. 연구팀이 조사를 한 결과 다이어트로 살을 뺀 사람들을 더 장기적으로 살펴보면, 다이어트 이전보다 살이 쪄있는 경우가 많았다는 놀라운 결과가 있다. 올바른 운동으로 다이어트를 한 경우는 그 비율이 덜했고.


사실 요즘 한 번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 배가 부를때까지 먹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충동을 느끼는 것이 다이어트를 하고 나서이다. 머리속 욕구가 자꾸 먹어라 먹어라를 외치다 그 소리에 지쳐 배가 터지게 먹고는, 저녁 6시 이후에는 물 이외에는 마시지 않고, 다음날 12시까지 먹지 않는다. 그러나 먹게 되면 배 부르게 먹는다. 어쩔때는 배가 불러도 자꾸 먹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늦게 먹지 않기 때문에 살은 빠지나 그 이상으로 빠지거나 음식에 대한 집착이 절대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걸 언제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내가 살이 빠진 것은 다이어트 때문이 아니라 정크 푸드와 밀가루를 줄이고 잡곡밥과 야채를 자주 먹으려고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1장과 2장에서는 다이어트가 더 살을 찌게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것을 아주, 다소 지겨울 정도로 강조하고 있고 근거도 많이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다 읽고 나면 저절로 수긍하게 된다. 그만큼 일리가 있다.

3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 올바른 식사법과 운동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비만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나도 사실 이성을 볼 때 마른 몸을 선호하지 않고 약간은 통통한 것을 좋아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거의 다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한다. 보기에는 사실 그게 평범한 몸인데도 말이다. 전혀 뚱뚱하지 않은데도 강박적으로 날씬함을 부러워 하는 것은 미디어의 영향이다. 20세기 말 피지섬에서의 일화가 그것을 증명한다. 현금 경제가 시작되고 텔레비전이 보급되자 자신들이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엄청나게 증가하였다. 섭식장애도 두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여성들에게 이 비율은 더 높다.

 

이제는 다이어트가 아닌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조언들을 받아들이고 꾸준히 실천해서 이제는 날씬한 내가 아닌 건강한 나를 목표로 삼기로 했다. 그게 효과가 있을것 같긴 하지만 정말 있을지는 좀 더 해봐야 하겠지만 효과가 있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적극 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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