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 인문학 - 아름답지 않아도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엮음, 이주영 옮김 / 윌북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은 마음이 아름다워야 아름다운 사람이다 라는 말은 맞다.

그러나 멘탈리스트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없다. 선하게 살아온 사람이 얼굴에 그것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그런 척 속이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잘 웃고 인상 좋은 사람이 누구보다 냉정하고 자기 자신 밖에 모르는 사람일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사회학, 심리학, 역사, 인류학, 생물학, 철학, 미학등 각계의 전문가들이 아름다움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글들을 엮은 것이다. 누구나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글들이다.

 

 

사회적으로, 시대에 따라, 국가에 따라 미의 기준은 달라져왔다.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동남아에 가면 하얀 피부가 미의 기준이다. 까무잡잡하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인은 미인 취급을 못받는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예쁜축에 해당되지 않던, 통통한 편이고 평범한 얼굴을 사람이 동남아에 가서 예쁘다는 소리를 귀가 닳도록 들었다. 피부가 아주 하얀편이기 때문이었다.


사회학자이자 작가이며 전직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의 책임자인 장클로드 카우프만은 말한다. 이제는 인생의 의미와 가치 체계를 개인이 정하는 시대라고. 아름다움도 마찬가지로 종교나 국가 기준에 따라 정해지던 것에서 벗어나 개개인이 미의 가치 체계를 추구하고 가꾸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일괄적인 미의 기준에 따르기도 한다. 일반인이 종교인 보다 더 엄격한 금식을 하는 식으로 보이는 것에만 중점을 두고 있다. 그 기준이 엇갈리기도 하는데, 엉덩이가 납작한 사람은 좀 더 볼륨있는 몸매를 원하고, 반대로 통통한 사람은 마르기를 원한다고 한다.

 

서양에서는 사각턱이 잘생겼다고 생각해서 턱에 보형물을 넣기도 하지만, 동양에서는 턱이 사각이라 뼈를 깎는다. 서양인들은 너무 코가 커서 줄이기도 하지만 동양에서는 실리콘으로 콧대를 높이곤 하는 것이다. 참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내 얼굴형에 어울리는 조화를 찾는것이 아닐까 싶다. 동양인의 얼굴에 코만 높다면 균형이 맞지 않고 뭔가 어색해 보일 수 있다. 눈이 크다고 해서 다 아름답지는 않다. 때로는 징그러워 보이기 까지 한다. 나는 동글 동글하고 밋밋한 얼굴이 매력적인 배우 김고은이 참 예뻐보인다. 다른 배우에게서는 볼 수 없는 개성과 매력이 그녀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닐까?

 

우리에게는 아주 잘 생긴 원빈의 얼굴을 서양사람에게 보여주니 길가다가 흔히 볼 수 있는 얼굴이라고 답하는 서양인들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우리기준에는 원빈보다 잘생기지 못한 사람이 더 잘생겼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미의 기준은 이렇듯 참 제각각이다.

사실 그것 때문에 인류가 자손을 남겼을 것이다. 만약 모든 사람의 이상형이 동일했다면, 서로 차지하기 위해 큰 싸움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어떤 진화학자가 말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물론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미녀 미남이 있겠지만, 김태희 보다 김고은이 예뻐보이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남들이 보기엔 평범한 얼굴이라도 내가 볼 때는 끌리는 외모도 있다. 책에 의하면 어떤 남자들은 모델같이 마르고 늘씬한 여성과 함께 다니길 즐기지만, 실제로 연예는 적당히 통통한 여성과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남녀의 차이도 주목할만 하다. 남자가 보기엔 참 예쁜 여성이 여자들이 보기엔 별로일 수 있고, 반대일 수도 있다.

 

 

보이는게 일단 외모기 때문에 우리는 외모로 사람을 평가한다. 마음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잘생기고 못생기고 예쁘고 추하고를 끝없이 평가한다. 매력이 있다는 말, 개성이 있다는 말도 주로 외모에 대한 평가로 하곤 한다. 착하고 못됐고 나쁜 사람이라고 까지 판단한다.

강동원 같이 생긴 사람과 옥동자 같이 생긴 사람이 말을 걸면 대부분 같은 반응으로 대하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가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갔다. 첫사랑을 생각해보면 우리는 대부분 외모만 보고 첫사랑의 대상을 결정하곤 한다. 예쁜 미선이가 마음씨도 예쁠꺼라고 혼자만의 상상속에서 우리는 아름다움에 끌리고

 

외모 차별 금지 법도 재미있었다. 직장내 차별 같은 경우엔 직종마다 다른 모습을 보인다. 보험사가 영업인에게 살을 빼라고 하면 차별 행위지만 여성 댄서가 미의 기준을 갖춰야 하는 것은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있었다.

고객 서비스 담당직원의 옷차림은 차별이 아니고, 운전자가 면도를 하지 않았다고 해고 되는 것은 부당하지만 남자 간호사가 면도를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라는 식이다. 이 기준이 애매하지만 왠지 설득력이 있다. 허나 어느 정도의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감한다.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생각에는 반대하지만, 반대로 외모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이야기 하고 있다.

잘생긴 얼굴보다는 자상하고 내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을 잘해주는 사람에게 끌렸다는 실험 결과가 그것을 어느정도 증명해주는 것 같다. 외모가 굉장히 긍정적인 요소를 주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인게 내 배우자의 외모가 잘생기지 않았다고 해서 잘생긴 낯선 남자를 더 사랑하거나 신뢰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모두가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만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런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나와 가까운 사람을 더 사랑한다.

결국 외모도 중요하지만 다른 요소와 잘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 같다. 마음도 중요하지만 외모도 중요하다. 무엇이든 극단적인 일반화는 경계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진리가 아름다움에도 통용이 되는 것 같다.

 

 

 

 

 

[이 글은 네이버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