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 - 주류 경제학이 나아갈 길에 관하여
로버트 스키델스키 지음, 장진영 옮김 / 안타레스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저자가 생각하는 경제학자의 목적은 세상이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는데 있다고 한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이 세운 이론에서 벗어난 개인의 선택과 행동의 동기는 무시하기 때문에 예측을 하는데 번번히 실패한다고 한다. 경제학의 역사를 잘 모르는 나로선 여기에 동의하거나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없이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읽을 수 밖에 없고 다소 어려웠다.

이 책은 그러니까 경제학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라 기존 주류경제학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앞으로 경제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빌 클린턴을 대선에 당선되게 만든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라는 윰명 문구를 인용하자면 '바보야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경제학이야' 라고 말하는 책인 것이다.

 

그래서 경제학 어린이인 나에게는 다소 어려운 내용이었고, 솔직히 읽기도 힘들었으며, 읽고 나서도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경제학에 대한 저자의 높은 수준의 철학을 엿볼 수 있어서 유익하기도 했다. 또한 경제학의 역사나 이론, 엿볼 수 있었다. 경제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었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내게는 없는 부분이다.

 

기존의 경제 사회 체제를 비판하는 책들을 읽을 때면 정말 많은 지식과 통찰을 가지고 씌여있는지라 무척 어렵지만, 은근히 재미있기도 하다. 이 책에서 경제학의 기초 같은 것을 배울 수는 없지만 기존에 경제학이 어땠고, 문제점은 무엇이며 왜 문제인가에 대한 것을 논리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경제학보다는 사회학 책에 더 가깝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많은 경제학자들의 이름이나 그 이론을 언급하고 있는데, 문외한이라도 학창시절 배웠을 법한, 이름만 들어도 쉽게 알 학자들도 등장한다. 그런 경제학자들의 이론과 경제학의 시대적 변화, 역사를 모두 통찰하고 있는 듯하고 그 것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는 저자의 지식과 통찰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정치 경제 역사를 전공한 정치학 박사이자 역사학, 국제관계학 자이며 정치가인, 세계적 명성을 떨친 경제 사학자인 그는 더 나은 경제학을 위한, 발전을 위한 비판을 이 책에 담고 있는 것이다.

많은 학문들이 가진 문제점이 그 학문의 관점으로만 현상이나 사물, 사람을 바라보는 것이다. 경제학의 역사를 살피는 것- 경제 지식은 누적이 된다는 주장은 틀렸다고 말한다. 경제학자의 대부분이 경제 붕괴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한 것을 그 예로 들고 있다.

경제학이 과학이 되려는 움직임, 경제사상을 수학을 통해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그저 학문적 관점일 뿐이고 진보도 없고 진화도 없는 행위라고 말한다. 경제학의 역사를 살피는 것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이 되어야 한다. 경제학의 역사를 알고 그것을 다른 학문처럼 누적된 지식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과거를 되짚어 보면서 문제점을 찾고, 경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경제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 라는 발전적인 방향의 경제학 역사 인식이 필요하다고 설파한다. (그 와중에 유명한 한국인 학자 장하준과 그의 저서가 언급되는 것이 인상 깊었다. )

 

경제학에는 과학보다는 윤리학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 신선했다. 경제적 목적이란 없으며 주어진 목적을 위한 경제적 비경제적 수단만 있을 뿐 사실만을 다르고 윤리는 가치와 의무를 다루기 때문에 같은 위치에 있지 않다고 경제학에서 퇴출당한 윤리학이 왜 다시 경제학에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설명은 정말 탁월하게 느껴진다. 물론 기존의 방법이 아닌 새로운 방법으로 포함을 시켜야 된다고 말하는데, 시장과 정치 법률로만 중재되는 가치의 끝없는 충돌에서 벗어나기 위해 좀 더 보편적 의미를 탐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클 샌델이 주장한 시장의 도덕성은 시장가치가 인간의 활동에 스며들어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한다는 원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경제학의 한계를 인정하고, 윤리적이며 인류애적인 방향으로 나야가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학문은 학문 자체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인류를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가 워낙 경제학 지식 체계가 부족해서 어렵게 느껴진 것이지 책 자체가 어렵게 쓰인것 같지는 않다. 그런 나에게도 경제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막연하게 생각 했던 관점에서 벗어나 시야를 넓혀준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

 

[책과 콩나무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제 마음대로 쓴 글임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