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심리학 - 매일 자책하는 당신을 위한 마음 수업
조장원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학시절에는 좋은 직장에 취직을 하면 돈도 벌고 연애도 하고 결혼을 할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공부를 해서 취직을 하면 뛸듯이 기쁘지만 기쁜것도 잠시, 과도한 업무와 야근, 직장상사의 눈치보기, 동료들과의 갈등, 부하직원 다루기 등 대학 때보다 더 힘들다. 취업만 잘하면 끝날것처럼 여겼던 시절이 사실 제일 편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직장인을 위한 심리상담을 담고 있다. 제목만 보고 직장인이 아닌데 이 책을 구입했다면 당황할 수도 있다. 물론 책 뒷표지에 언급이 되어있긴 하지만.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수많은 상담과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직장 남녀를 위한 칼럼을 인기리에 연재를 했고, 이 책은 그 글들을 모아서 엮은 것이기 때문에 순전히 직장인에 관한이야기만 들어있다. 직장에 취업을 준비하거나 입사 예정인 사람이 미리 대처하기 위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회사만 가면 우울해지는 사람이 많다. 학교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던 마음 이상으로 회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다가 퇴근을 하면 기분이 나아지지만 다시 출근을 하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면 괜히 더 피곤하고 직장에 너무 가기가 싫다. 억지로 몸을 일으키고 출근을 하는 것 자체도 스트레스 인데 업무와 직장 상사는 힘들기만하다. 출근을 하면 점심시간만 기다리고 점심시간이 지나면 퇴근 시간만을 기다리는 것. 퇴근하기 위해서 출근하는 것이 직장이 되버린다.

이렇게 회사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기 자신, 자신의 세계, 미래 이 세가지 인지요소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관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한다. 그것을 인지하고 힘든 사람에게는 적절한 위로, 정신적 해답, 관점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이 책의 요지가 아닐까 한다.

얼마전에 읽은 강해질 권리와 이 책은 같은 정신과 전문의가 쓴 책이지만 내용은 많이 다르다. 자존감에 대해 부정적인 전자는 기대지 말고 강한 의지를 키우라고 강하게 권하고 있다. 이 책은 강한 의지를 강조하기 보단 자신에 대한 위로와 자존감을 세우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왜 같은 정신과 의사인데 이렇게 다를까?

 

둘 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그게 무슨 말같지도 않은 소리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상황에 따라서 처방은 달라져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맞는 처방은 없다. 계처럼 일괄적인 처방을 내릴 순 없다. 심지어 기계도 버전이나 증상에 따라 다르게 고쳐야 하는 법이다.

초한지의 이야기었는지 제갈량의 이야기었는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백성들에 대한 규율을 엄하게 하는 군사에게 신하가 너무 가혹하다며 선대의 예를 들어 좀 풀어줄 것을 요청했으나, 군사는 아직 천하가 평정되지 않았고 상황이 다르므로 그럴 수 없다고 말하며 여전히 규율을 엄히 다스렸다는 사례가 있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지만 지친 직장인에게는 위로가 필요할 것이고, 어릴적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어른이 되서도 부모 원망만 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직설적인 충고가 필요할 것이다. 똑같이 힘들어 하더라도 나약한 사람에게는 채찍을, 지친 사람에게는 위로를 상황에 맞게 해주는 것이다. 남의 눈치만 보는 사람에게는 좀 더 나 자신을 생각하고 해야 할 것이고,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을 좀 더 생각하라고 말할 수 밖에 없듯이. 독서를 한다면 적어도 자신의 상황에 뭐가 맞는지 정도는 분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비슷한 상황이라고 해도 의사마다 상반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무엇을 받아들이는가 역시 독자의 몫일 것이다.

직장에는 정말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 일만 시키고 잘못은 부하직원 탓이고 잘되면 자신의 공로로 치하해버리는 얄미운 상사부터 함께 어울리기 힘든 동료, 신경질적이거나 건방진 부하 직원 등.

직장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도대체 어떻게 대처 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생기기 마련이다.

 

너무 힘들어 회사를 옮겨보기도 하지만 다른 회사에 가도 문제는 생기기 마련이다. 이럴 때는 나의 대처법이 잘못된 것이 아닌지 한 번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화를 잘 내는 타입이 아닌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저자는 그런 상황에서 글을 써보거나 분노의 상황 및 분노의 대상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이해해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상대방의 의도는 말만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그럴때 내 마음대로 해석을 해버리는 것이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덧글 몇마디로 많은 것을 추측해야 하는 인터넷에서는 그런 갈등이 참 많지 않던가? 문제는 쉽게 상대방의 의도를 판단하고 내 식대로 재단하는 것에 있을 수 있다. 서로 동시에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딴소리를 하면서 서로 상대방을 탓하게 된다. 그럴땐 침착하고 분명하게 내 감정을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내가 그렇게 싫어했던 직장상사의 폭언을 내가 상사가 되어서 똑같이 하는 경우, 혹은 그 직장상사를 따라하며 가족에게 까지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알콜 중독자 아버지를 둔 아들이 알콜중독자가 되고, 부모의 부부 싸움을 겪은 자녀가 똑같이 부부싸움을 하게 되는 경우 처럼.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자신이 더 이상 피공격자가 아닌 공격자의 위치에 올라서려는 심리라고 저자는 말한다. 피 공격자의 위치에 있을 때 느껴지는 두려움이나 분노의 감정을 또 다른 상대에게 전가 시키고, 자신은 이런 감정으로 부터 자유러워지기 위한 미성숙한 방어기제라는 것이다. 그런 현상을 피하는 방법은 공격자에 대한 정당화를 하지 않는 것이다. 무섭다고 생각하는 존재를 미워하는 것은 어렵고, 내 자존감은 지키고 싶은 마음에 마음속에서 일종의 합의를 봐버리게 되는 것이다. 나를 이렇게 막 대하다니 당신은 대단한 사람이야 라는 식으로.

 

사람은 누구나 공격자가 될 수도 있고, 피해자가 될 수도 잇다. 내가 피해자인 것 같지만, 한 편에서는 또다른 공격자로 살아갈 수도 있다. 이런 양면성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공격자와 자신을 동일시 하지 않고, 자신이 다른 사람의 공격자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사는 것이 삶의 지혜다. - 106p 중-

 

사실 회사에서 생기는 대부분의 원인은 인간의 감정 문제이다.

나를 탓하는 상사의 감정, 그것을 받아 괴로운 나의 감정, 무엇때문에 화가 났는지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내는 고객 등등 모두 감정의 문제이다. 이런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나도 모르게 급격하게 저절로 자동으로 일어난다. 그런 감정이 왜 일어나는 것인지 잘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나와 조금은 다른 상황일 수 있지만 비슷해서 공감이 가는 상황들에 대한 감정의 대처법을 담고 있는 것이다.

 

억압과 억제, 두 방어기제의 차이를 인식해야 한다. 내 감정의 원인을 모르고 참는 억압은 조절하기도 힘들고 원인 불명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억제는 내가 감정을 의식한체 억누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억압에 비해 조금 더 성숙한 방어기제이다. 그 감정일 바르게 인지하고 인정하며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마음을 안정적으로 다스리는 것이 어느정도의 해결책이 될 것 같다.

 

글로써 읽으니 정말 직장생활이란 끔찍한 거구나 싶기도 했다. 허나 분명 좋은 점도 있을 것이다. 직장생활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감정을 잘 다루는 현실적인 방법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회사가 너무 힘들어 지친 직장인이라면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