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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의 마음챙김 - 출근 불안증, 무력감, 좌절감을 씻는 사무실 명상법
리 와이스 지음, 김영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왜 이렇게 감정적일까?' 에 대한 고민이 많았었다.
그냥 넘어갈수도 있는 일을 신경쓰고, 남이 무심코 던지 한마디나 덧글 등을 깊게 생각하고 감정이 상하고.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하다 보니 업무면에서는 그래도 참아야 했지만 개인적인 부분에서는 조금만 그런 상황이 있어도 신경이 쓰이고 때론 화가 나기도 했다.
그게 다 업무 스트레스인 것만 같았다.
7년 여를 버티다가 회사를 그만두기로 하고 업무에서 벗어나자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신경을 쓰는 습관은 남아있고, 언젠간 다시 일을 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날이 다가 오고 있고 다가 오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또 다시 같은 스트레스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일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일을 하고 싶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적지 않은 나이에 아예 새로운 일을 하는 것보다는 현실적으론 하던 일을 당분간은 해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예전의 패턴을 반복하지 않을 것인까?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내 힘으로 달라질 수 있는 것은 내 마음 뿐이라는 걸, 나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이 책을 읽는 것도 그 준비의 하나라고 하겠다.

명상은 나도 해본 적이 있는데, 15분 명상 법을 한 달 정도 실행해 보았다. 정신이 맑아지고 좋은 점도 있었지만 번거롭고, 방해 받게 되는 경우도 많고, 한 번 안하기 시작하니 다시 시작이 되질 않았다. 그 명상법은 단계가 있었는데, 단계를 잘 넘기지 못하고, 기준보다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자 하기가 싫어졌다. 해야지 해야지 하는, 자책 비슷한 마음만 들었고 곧 전혀하지 않게 되버렸다. 이 책에서는 따로 시간을 내어 눈을 감아야지만 하는 명상이 아니라 일을 하면서 일상을 살면서 할 수 있는 명상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그렇게 명상이 된다는 생각조차 해본적 없었기 때문에 놀라운 생각이 들고 과연 그게 될까? 하는 의구심부터 든 것이 사실이다.
그런 명상을 저자는 마음챙김이라 부른다. 좀 넓은 개념으로 정좌 명상부터 생각을 다 잡는 생각 훈련까지 포함하는데, 마음챙김이 회복혁 증진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회복탄력성이라고 부르는 resilience 를 키워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원하는 결과에 맞춰 일을 어떻게 할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실천하고, 일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반성하는 목표, 실천, 반성인데 피드백의 순환고리로 이용을 할 수 있다. 사람은 목표지향적이라는 것은 진화심리학 서적에서도 언급을 했던것을 읽은 적이 있다. 일을 진행할 때 목표를 세분화하고 실행으로 옮기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중요할 것인데, 이것을 의식하고 내가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 것인지 자각하는 것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업무로부터 고통을 받는 것은 대부분 그것을 피하려 하기 때문이라는 저자에 말에 정말 공감을 한다. 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나에게 괴로움을 준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쉬엄 쉬엄 일을 하기 시작했다. 실적이 줄어들고 월급도 줄어들었지만 거기에 개의치는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괴로웠다. 순간순간 몸은 편할지 몰라도 불안함과 회피하려는 마음만 커져갔던 것이다.

우리의 몸은 늘 현재에 머물러 있고 마음도 그런것 같다고 느껴지지만 착각이다. 마음은 과거와 미래를 신경쓰고 온갖 것들에 신경을 쓰느라 현재에 머물지를 못한다. 그것을 알아차리고 그럴때마다 현재의 제자리에 가져다 둘 수 있도록 마음을 훈련하는 것이 마음챙김인 것이다. 흐려진 촛점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fMRI 연구는 마음챙김이 학습과 기억, 감정조절, 동정심 등이 향상되도록 돕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말단소체라는 DNA의 손상을 막아주어 노화와 스트레스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직장생활은 때론 일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대인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다행히도 이 부분에 큰 문제가 없었다. 일 자체와 고객을 상대하는 스트레스와 부담이 컸던 것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고객도 인간이고 그들을 향한 스트레스와 미움은 나를 힘들게 만든다. 때론 직장동료나 상사가 그럴 것이다. 다른 사람을 향한 연민을 갖는 연습은 이런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다. 그 사람의 행동과 원인을 분리시켜 생각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느껴졌다.
좋은 인간관계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과 연민은 면역체계를 튼튼하게 한다. 사회적 관계의 결핍이 비만이나 흡연 고혈압보다 더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니, 일부러라도 좋은 사회적 관계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운전을 하다가 다른 운전자의 실수에 자주 화를 내는 나 자신을 발견한 적이 많은데 잘 고쳐지지 않았다. 남이 실수를 하면 자꾸 지적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것이 사실은 남의 문제가 아니고 나 자신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자책감을 버리고 나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 인정하고 용서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5장의 자존감을 지키며 일하는 법은 자기 연민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자기 연민은 나에게 회복성을 주고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사람들의 부정적인 모습을 수용할 수 있게 해준다.
나는 생각이 많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굉장히 얕고 어설픈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할 때도 있다.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중에서 중요한 이유는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내 생각의 경험, 현실의 경험등으로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되짚어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 때문이다. 내가 옮다는 것을 확인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무심코 판단해버렸던 것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을 때도 좋다. 심리학 서적에 부쩍 관심이 생기는 것도 이런 예상을 뒤엎어 주기 때문인데, 이 책도 그런 즐거움을 주었다.
소크라테스의 말이 변하지 않는 진리가 되는 것은 깨달음의 원리이다. 내 관점을 뒤짚고, 깨닫게 하고,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게 한 번으로는 잘 되질 않지만 이런 경험들이 모여서 강화를 해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필요가 있다. 때론 좋은 것을 읽고 정말 깨달음을 갖지만, 느낀대로 되지 않아 자책을 하게 되고,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그것을 잊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서 사실은 그 깨달음이 별게 아니었다는 생각을 해버리는 방어기제가 발동할 수 있다.
그것에 주의 하는 것은 자책하지 않고, 내가 변화한다는 것은 쉽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인것 같다. 오늘 내가 깨달은 것이 좋다고 해도 내가 살아오고 생각해오고 경험한 것들을 한 번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사람은 자꾸 원래로 되돌아가려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변화를 하려면 그런 점들을 인정하고, 포기해버리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빠른 변화를 가지고 발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 아니 누가 어떻든 간에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는 그저 이대로도 괜찮고 남과 비교할 필요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꾸준히 변화하려는 마음을 버리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덮었다.
[이 글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제 마음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