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없다는 착각
프레데릭 팡제 지음, 조연희 옮김 / 일므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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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인기가 많다.

전통적으로 좋은 짝의 요건이기도 하다. 진화론에 따르면 원시시대에는 배우자의 선택기준 중 하나가 자신감이었다고 한다. 유전자를 전달하는 것이 생명체의 본능적 목표라고 했을 때, 당장 가진 자원이 많지 않은 두 사람이 있다고 하면 둘 중에 미래에 누가 나와 내 후손을 잘 돌봐주어 생존 가능성을 높여줄지 겉으론 알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감을 이런 가능성의 지표로 삼았을 것이고, 그것이 나중에 사실로 드러난 확률이 높았을 것이고, 그런 선택을 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을 학습했을 것이다.

 

현대에서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는 긍정적이고, 기회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고, 실패에서 피드백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자신감을 가지기는 쉽지 않다. 내 스펙이 높거나 재산이 많거나 하지 않고 그저 평범한 보통 사람이라면, 경쟁사회의 상위 포식자가 아니라면 자신감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근자감' 말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근거없는 자신감' 이라는 말이다. 타인을 핀잔 줄 때 흔히 쓰는 말이다.

말인 즉슨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 될 것이다. 그런데 자신감이라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할 수 있다는 성공을 예상한다는 뜻인데, 거기에 근거가 있을리가 없다. 왜냐하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까.

게다가 이미 완료한 일에 자신감을 가진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가?

 

물론 성공경험이 많이 쌓이면 어떤 일을 해도 자신감이 생기기 마련이고, 다른 사람들도 그걸 지표로 내 자신감을 근거가 있다고 평가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그 다음 일도 잘되리라는 보장은 없으므로 과거경험을 '근거' 로 삼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어쩌면 자신감에는 근거 따위 필요없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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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의 대한 의견이 자존감이고, 내 행동에 대한 것이 자신감이다. 내가 무엇을 할 때 내 능력에 대한 느낌이자 능력이라고 책은 설명하고 있다. 내가 그 일을 잘할 수 있을까? 그 말을 할 수 있을까? 등이다.

 

자기주장은 대인관계능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자기주장이라고 하면 내 주장이 강한 사람을 뜻하는데, 여기의 설명은 좀 달라서 의아하긴 했지만, 사전적 의미의 자기주장[ assertion ] 또한, 자기 의견을 잘 표현하는 것을 말하고, 자기 의견을 잘 표현하고 남의 의견을 들을 줄 아는 태도 자체를 말하는 좀 큰 상위개념으로 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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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서는 자신감에 대한 싸이클을 도표로 설명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적용되는 부분도 있고 전혀 아닌 부분도 있지만 그저 하나의 개념 설명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지도는 실제지도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이 책에는 인격의 가치와 행동의 가치는 다르다는 말이 나오는데, 두 이야기 모두 나와 내 행동을 분리해서 생각해야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내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거나 핑계를 대라는 취지가 아니라 내 실수를 반드시 인정하되 나 자신을 자책하거나 감정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후에 내 행동과 나를 분리한 후 행동을 수정하여 내 자아를 보호한다. 책임은 물론 내가 져야 한다.

 

이런 사고 방식은 나 자신은 물론 남에게도 적용을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은 내 생각같지 않으니 생각을 바꾸거나 알려주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먼저 적용하고 남에게는 그 사람이 왜 그런지 이해하는데 적용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받아들일 준비가 된 상황에서 피드백을 주는 것은 물론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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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부에서는 우리가 자신감이 없어지는 과정, 계기,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3부에서는 자신감을 키우는 열쇠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먼저 자기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쉽게할 수 있는 말이지만 쉽게 설명은 하지 못하는 것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자기자신에 대한 편견, 자기비하와 잘못된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 자기 비판은 때론 내 행동을 돌아볼 수 있고 수정할 수 있는 발전적 자기반성이 되기도 하지만, 자신감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그저 감정적으로 자기를 비하해버리고 만다. 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위에서 언급한 내 행동과 나 자신을 분별할 수 있는 분별력이 필요하다. '귀인이론'을 통한 사고방식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항상 극단적인 것을 조심하고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도 하고 잘한 일도 있기 마련인데,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실수는 크게 확대하고 잘한일은 다른 사람의 공으로 돌리거나 별거 아니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실수에 대해서 내 탓이라고 책임지는 것도 좋지만 나는 '매일' 실수만 하는 사람이야. 나는 실패 했어 라고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항상 극단적인 것은 좋지 않기에 반대의 경우도 주의해야 할 것이다. 내 실수에 대해서는 별거 아니라 생각하고 남의 실수는 지적하고 화를 내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보았을 것이다. 두 경우 모두 분별력의 결핍으로 인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럴때는 한 발 물러서서, 내 자신이 아닌 내가 나를 관찰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예전에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는데 참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돈을 떼먹히거나 크고 작은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그 이유를 그저 착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포장해서는 안 될것이다. 자세히 생각해보면, 착한 것보다는 약한 것에 가까웠고, 내 자신의 용기 부족, 남의 눈치를 보는 습성, 무엇보다 자신감 부족이 원인이었다.

지금도 누군가 내게 부탁을 하면, 그것이 친한 사람이거나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일 경우에는 거절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것 같다.

 

너무 이타적이지 못한 사람이 되면 안되겠지만 내 자신부터 챙기고 내 기준을 명확하게 가지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남들이 원하는데로 살다가는 그저 호구신세가 되며, 그렇게 산다고 해서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남아있는 것도 아니더라. 돈을 빌려간 사람이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경우가 있으면 있었지 좋은 경우는 별로 없었다. 이것이 기질적인 측면도 있을 것이고 자신감 부족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노력하면 사람은 변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웠기 때문에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기위해 이렇게 책도 읽고 하는 것이다. 결국 일종의 작은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감 때문에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만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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