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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것도 억울한데 병까지 걸린다고? - 나를 살리기도 병들게도 하는 “화병” 사용 설명서
박우희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21년 5월
평점 :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 의사로부터 제일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스트레스 라는 단어일 것이다.
원인을 모르면 무조건 스트레스 탓을 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스트레스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
스트레스는 화병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 개념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비슷한 개념일 것이다. 저자는 한방 신경정신과 전공에 침법에까지 능숙한 한의사라고 한다. 한 번 가서 치료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실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토니 라빈스의 코칭을 받았다고 하니 NLP에 관심이 많은 내게 우호적으로 다가왔다.
잘은 모르지만, 한의원에도 여러 분파 같은 것이 있는가보다. 사상체질을 전문으로 하는 체질의학회, 8체질 의학 전문 등이 있는데, 저자는 천인지 학문을 토대로 한다. 들어본 듯도 하지만 생소한 학문이다. 누구나 경락 에너지가 몸에 존재하고, 그게 천인지로 나뉘는데, 인의 에너지 천의 에너지 지의 에너지가 각각 다르다고 한다.
대학에서 교양과목으로 들었던 것과 관련되어 사상체질 진단을 해본적이 있는데, 한 두가지의 경우가 아닌 여러가지 경우를 따져봐야 판별이 가능하다. 천인지도 여러가지 경우를 따져 봐야 자신이 어떤 기운이 더 강한지를 판명할 수 있다고 한다. 내 경우는 지는 절대 아니고, 천이나 인 둘중에 하나인 것 같은데,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기질적으로 천에 더 가까운 것 같다. 한사람에게 하나의 기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있는데, 어느 기운이 더 강하냐의 문제라고 한다.
세상에는 사상체질도 있고 천인지도 있고 8체질도 있고 내가 어디에 속하는지 학설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혼란이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허나 너무 맹신 하거나 집착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는 선에서 받아들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만물의 기운이 저마다 다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것을 어떤 식으로든 분류를 하고 싶어하는 게 사람의 본능일 것이다. 개인 적으론 항상 그 이상의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지만, 수용할 것은 수용하자는 입장이다.

우리몸에 이상이 생기면 신호를 보내는데, 화도 일종의 신호이다. 눌러 놓으면 병이 된다. 불면증, 우울증, 공황장애, 역류성 식도염, 감상샘질환, 복시, 천식 등은 화병이 원인이 되는 대표적 질병이라고 한다.
화에는 마음을 써서 생기는, 심장과 관련된 심화, 사람이나 사건등 이성적 화인 담화(쓸개)는 양 측면의 경략과 연결되어있다. 감정과 간련된 화는 간화 신체의 내측 중앙으로 흐르는 경락과 연결된다. 화에도 종류가 있고 그걸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그걸 다스릴 수 있는 시작이 되니, 화가 날때 왜, 무엇 때문에, 어디에 화가 나있는지를 스스로 관찰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는 경우가 있다. 한숨은 화가 쌓여 흉뷰가 막혀서 몸이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한다. 복식호흡 같은 심 호흡을 하면 어느 정도 해소가 된다고 하니, 평소에 호흡을 가다듬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다.
책에는 왜 화가 나는지, 화를 어떻게 분류하는지, 어떻게 해야 화를 해소하는지 차근 차근 설명을 해준다. 내가 앓았던 질환도 나와서 관심이 갔는데, 상당히 일리 있어 고개가 끄덕여졌다.
화를 해소 하는 방법이 중요할 것이다. 다양한 방법들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데, 화는 마음의 병이기 때문에, 먼저 나와 내 주변의 것들부터 되짚어 봐야 한다. 자기애를 강화하고, 내 주변의 것들을 돌아보며 용서하고, 나를 화나게 하는 것들을 내보내라는 조언들이 참 와닿는다. 운동이나 마사지, 음식부터 차, 명상, 한방치료까지.
학교 교육의 폐혜인지 뭐든지 하나의 답을 찾고, 해결하려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세상에 정답은 없다. 답이 있다더라도 하나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나가 잡히면 다른 것도 잡히기도 하고, 그걸로 부족할 때도 있고, 반대로 문제가 생기면 다른 곳도 문제가 발생하는 등 복잡하게 얽혀있다. 한 방에 치료할 약을 찾는 것보다는 원인을 알고 생활에서의 꾸준하고 작은 실천법들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보통 양방의학을 더 자주 이용하는 편이지만, 확실히 동양 의학도 효과가 있다.
다만 내 좁은 경험으로는, 한의원은 실력의 편차가 너무 큰 것 같다. 허리가 아파 침을 여러군데 맞으러 다닌 적이 있는데, 별 차도가 없었다. 그러다 걷기가 힘들 정도로 아픈 적이 있었는데, 오래 걸을 수가 없어 회사 근처에 눈을 전문으로 하는 한의원을 찾아 갔는데, 침을 맞고 나니 걸을 수 있게 금방 호전이 되는 것이었다. 물론 그것으로 나을 수는 없었다. 꾸준히 다녔다면 호전이 되었을 테지만.... 회사를 옮겨 그 곳에 다니기 현실적으로 어려웠지만, 그때의 경험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서양에서도 동양의학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요가나 명상등을 활용하는 전문가가 나온지는 이미 오래이고, 침술이나 뜸에도 관심을 기울인다고 한다.
허리나 목에 디스크가 있어 치료를 장기적으로 받다 보니, 하나의 치료보다는 운동과 치료와 양 한방을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었다. 사실 의사들도 말하길 운동이 더 좋은 예방과 호전법이 된다고 한다. 특정 부위에 근육이 없으면 다른 곳에서 힘을 끌어다 쓰기 때문에 허리가 아플 수 있는 것처럼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근육도 키우고 마사지나 이완 스트레칭, 책에서도 소개한 폼롤러 등으로 이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경험상 한 두가지 치료법을 맹신하고 특정 치료는 배제하는 것보다 여러가지 요법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는게 더 중요한 것 같다. 가장 좋은 것은 동서양 의학의 장점을 잘 활용하고 조화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다.
화를 다스리는 방법은, 양방의학에는 없다시피 한 치료법이다. 일시적이고 물리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것은 사실 거의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들이 많이 봤으면 하는 책이다. 웃음도 전염성이 있지만 화도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많은 사람들이 본다면, 모두가 조금씩 화를 잘 조절한다면 화를 내게 되는 일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추천한다.
[책과 콩나무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제 마음대로 쓴 글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