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뇌 사용법 : 너를 유혹하는 뇌 새로운 뇌 사용법
니콜라 개갱 지음, 하정희 옮김 / 북스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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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나는 남의 눈치를 보는 습관이 있었다.

 

잔뜩 움츠려져 있던 나는 친구와 선생님의 눈치를 보고, 그들이 권하는 대로 따르고, 다수가 원하는 대로 따르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물론 다수의 의견이 중요하지만, 그럴 필요가 있는 경우와 아닌 경우가 있다. 문제는 내 개인적인 결정이 필요한 부분도 남에게 묻고 눈치를 보는 버릇이 있었다는 거다.

 

너무 이타적인 태도는 남에게 이용당하기 쉽다. 금전 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처도 쉽게 받는다.

나는 이타적으로 행동해서 사기를 당하고 돈을 떼어먹히고 의절한 경우가 한 번이 아니다. 반대의 경우는 없다. 남에게 부탁하는 것보다 부탁을 들어주는 쪽이 내겐 더 쉬웠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타적으로 살다가 참 많은 사기를 당하고 큰 금전적인 손해를 보았지만, 그렇다고 극단적으로 자기중심적이 되진 않으려고 했다. 항상 극단적인 것은 위험하다.

 

어느날부턴가 그래선 안되겠다는 다짐을 하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다. 친구들에게 휘둘리고, 남의 목적이나 이득에 따라 사는 것에 지쳤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내가 스스로 결정하고, 개인주의적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지금은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스스로 결정한다. 책을 선택할때도 추천목록은 잘 보지 않는 편이다.

 

구분 하기 어려워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는 상당히 다르다. 이기주의는 그저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만 행동하는 것인 반면에, 개인주의는 내가 존중받기를 바라는 만큼 남도 존중할줄 아는 태도이다. 자기 자신의 가치관이 뚜렷하고 균형을 유지할 줄 알며 개인의 권리를 중시하는 태도이다. 나는 사람들이 좀 더 개인주의가 되어야 평등한 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개인이 존중되는 사회이어야지 인권이 있고 행복이 있다. 개인은 어떤 회사나 집단의 소속으로 일반화 되어버릴 부품이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내가 개인주의적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음에도, 어쩔 수 없이 남의 영향을 받는것 같다.


사람 뿐만 아니라 물건, 냄새, 사회적 상황적 요인에 수없이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자발적으로 내리는 결정조차도 그렇다. 이 말에 참으로 동감하는 것은 물건 하나를 살 때도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편이지만, 그 계기가 어떤 영향을 받아서일때가 많기 때문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카카오톡 티비 프로그램 등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매체들은 그런 속성을 너무나도 잘 안다는 듯이 끝없이 우리에게 광고를 주입시킨다.



이 책은 우리가 어떤 식으로 외부의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자각시켜주는 책이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한다. 그게 싫든 좋든 관계가 없다.

그렇다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금이나마 아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실험결과들을 통해서 그러한 것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이러한 매커니즘을 아는 것이 내가 좀더 주체적인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가 내게 이 책을 읽고 싶게 만들었고,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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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성의 원칙은 우리가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게 만드는 원칙이다.

 

미소와 예의, 베품은 우리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설문조사나 기부를 부탁할 때, 어떤 물건을 나눠주는 행위는 부탁을 들어줄 확률을 크게 올린다. 설사 그 물건이 필요없는 물건이라 버릴때도, 우리는 작은 호의를 받았을 때 거절하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미소와 예의를 보일 때도 마찬가지다. 타인에게 더 호감을 얻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런 원리들을 잘 활용하면 된다.


아첨하는 기술은 중요하다.

아첨이라는 단어 자체가 좀 거북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아첨은 배려이기도 하다. 만6세 아이들도 그림을 평가해달라는 요구에 그림 그린 사람이 없을 때보다 있을 때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창의적인 아첨은 뻔한 아첨보다 효과가 크다. 똑같은 아첨을 모두에게 하면 효과가 떨어지기도 한다.

 

자신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이 칭찬에 더 예민하고 아첨에 취약하다는 결과도 있다. 그 이유는 아첨을 아첨으로만 보지 않고 호의적인 요소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을 속이거나 자신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우쭐대고 자기 자랑을 하길 좋아하는 사람중에 아첨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음악은 그저 즐기기 위해서 듣는 것 같지만, 음악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슬픈 노래를 들으면 옛 연인이 생각나고, 희망에 찬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봄의 향기 같은 노래를 들으면 연애를 하고 싶어진다. 크리스마스 캐롤을 듣는 싱글이 더욱 외로움이 깊어지듯이.

 

이렇듯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당연하고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복장과 향기, 색깔, 목소리 등등은 우리의 결정이나 선택 기분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나쁘게 말하면 조정을 한다고 까지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인식하고 있다고 해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요소들을 잘 기억해두어 좀 더 긍정적인 곳에 활용할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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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본디 악하다는 순자의 성악설, 선하다는 맹자의 성선설을 둘 다 틀린 것 같다.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선을 택하기도 하고 악을 택하기도 한다. 그것은 단순히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환경적 사회적 요소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유전적 기질을 타고난 극 소수의 사례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가지고 있는 가치관(자기 가치관을 잘 모르거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보편적 가치관은 가지기 마련이다)에 따라 달라지며, 그 가치관은 사회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도덕이나 질서, 가치관 등은 인간이라는 종이 살아남아 진화할 수 있고 지배할 수 있게 한 중요 요소이다. 어느정도의 질서와 규범이 인간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온 것이다. 이런 요소는 본능으로 나타나는 부분도 있고, 성장하면서 배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만만하게 보이면 호구가 되는 세상이지만, 그렇지 않은 면도 분명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역시 조화인 것 같다. 너무 이타적인 것이나 너무 경계심이 강한 것 둘 다 좋지 않다.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판단하는 분별력이 중요한 것 같다.

책을 읽고 그동안 개인적인 과거 경험으로 너무 경계심을 키워온 것이 아닌지 반성을 하게 되었다. 예의를 잘 지키면서 타인에게 호의적이되 나 자신에게 피해가 가는 상황은 정중하게 거절할 줄도 아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나 자신이 좀 더 상황을 잘 분별하고 파악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책이 두껍지 않고, 어려운 용어가 많이 등장하지 않으며, 친숙한 것들이 소재여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는 알고 당하는 것이 낫듯이 우리가 알고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심리학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익히 들어본 이야기도 있겠지만 일반 사람들이라면 모르거나 알고 있었어도 그 의미를 재정립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고, 제 마음대로 서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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