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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생존의 법칙 ㅣ 인간 법칙 3부작
로버트 그린 지음, 안진환.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4월
평점 :
로버트 그린이란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인간 본성의 법칙' 이란 책을 접하면서다. 두꺼운 양장본을 보면 왠지 끌리는 내가 서점에 가서 우연히 펴본 책인데, 책은 두꺼웠지만 내용이 재미있고 유익하다는 생각에 구입하게 되었다.
그의 책들은 거시적인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도 역사와 심리학,NLP 등의 지식들을 총집하여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엮은 것인데, 역사의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고, 그것을 해석해주고, 처세법을 조언 해주는 식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나는 삼국지를 참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춘추전국시대 이야기나 손자병법도 알게 되었다. 난 그저 재미로 본 것이었으나 현대에서도 필요한 지혜를 삼국지에서 얻을 수 있다는 말에, 지금 시대에 병법 같은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은 생각을 했었다. 나이가 들어가며 삼국지를 여러번 읽고 나니 유용한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명분이라는 것의 중요성, 전략 전술도 중요하지만 민심과 내정을 단단히 해야 하는 이유, 조조에게선 임기응변과 유연함,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추스리는 의연함, 유비에겐 인간 관계와 인덕의 중요성, 손권에겐 신뢰와 인내를 배울 수 있었다.
이런 처세는 물론 이 책 '인간 생존의 법칙' 에도 나오는데, 조직과 개인에게 상황에 맞게 적용 시킬 수 있는 것들이다.
로버트 그린은 이런 고대 및 근대 역사의 일화들을 현대에 잘 활용할 수 있게끔 친절하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데에 있어서 대가이다. 나처럼 삼국지를 여러번씩 읽은 후에 깨달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삼국지 같은 역사 이야기(물론 삼국지연의는 7대3의 비율로 허구라지만) 를 읽게 되면 역사에서 현대적 활용을 잘 추출해내는 법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명심하라. 정신은 감정보다 나약하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냉정한 판단을 하고, 일단 판단을 했으면 넬슨 제독처럼 밀고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때론 직설적이게 느껴지기도 하는 조언들에는 자비가 없다. 도스토옙스키의 일화를 이야기 하며 우리는 환경에 얽매인 존재이니 위험성이 높은 상황과 동적인 변화에 스스로 뛰어들라고 말한다. 위험을 무릅쓴다면 활력이 밀려든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쉽게 실행하기는 힘들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편한것을 추구하기 마련인데, 너무 편해지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배수의 진을 치는 것이 어떤 경우에는 승리로 이끈다. 삼국지에도 사기가 떨어진 군대는 공략하기 쉽다. 이걸 개인으로 봤을 때 삶의 의욕이 너무 떨어지거나 무기력해진다면 남의 공격에 쉽게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늘 투지에 가득 차 있고 긴장해야 한다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피곤에 쩔게 되지 않을까 싶다. 적당히 잘 조절하는 것, 투지를 불러야 될때와 아닐 때를 잘 구분하는 현명함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처세는 개인에서 조직에서 각각 조금씩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공격과 방어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임을 여지없이 강조한다.
개인적으로 PART 5의 모략의 기술이 가장 인상깊었다.
모략이라고 하면 남을 속이는 사기의 기술로도 쓰일수 있겠지만 또 그렇지만은 않다. 훌륭한 전략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영화나 드라마 혹은 현실에서 정의로운 일을 추진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모략이 없다. 때로는 그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융통성 부족으로 뜻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
미국의 대선같은, 결과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는 곳에는 온갖 모략이 난무한다. 그런 모략을 구상하는 전문가가 따로 있을 정도이다. 부시는 그런 모략으로 지지율 3위에서 당선의 결과를 낳을 수 있었고, 아들 부시도 마찬가지였다. 상대가 교묘한 모략을 쓸 경우에는 정직함과 진실만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 모략을 내가 쓰지 않아도 상대의 모략을 알아채기 위해서라도 모략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하지만 아는 것은 직접 해본 경험이 있을 때 더욱 잘 알아챈다. 영업일을 해본 사람은 장사꾼이 나에게 무엇을 과장하거나 속여서 판매하려고 할 때 알아챌 수 있다. 물건을 판매하는 호객꾼들이나 장사치들은 낮은 단계의 영업기술을 쓰기 때문에 훤히 보이는 것이다.
판매는 전쟁과도 같다. 일단 팔아야 살아남는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또 다르다. 지하철에서 단기간 점포를 얻어 판매를 하는 상인이라면 제한된 시간에 물건을 어떻게든 많이 파는 것이 중요할테지만, 장기적으로 운영해야할 기업에서 그렇게 했다간 뭇매를 맞을 수도 있다. 품질과 서비스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각 상황에 맞게 처세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을 소개하고 있어 유용하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자기 상황에 맞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로버트 그린이 역사의 단면에서 필요한 부분을 추출하여 자신의 이론에 녹여놓았듯이, 우리도 우리만의 현실에 맞게 그의 처세를 잘 적용해야 할 것이다. 이런 임기응변도 중요한 배울거리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저자의 전작 [전쟁의 기술]의 Essential Edition이다. 에센셜 에디션이란 핵심적인 부분을 요약해놓은 축약본, 요약본 정도로 볼 수 있겠다.
로버트 그린의 3부작은 [권력의 법칙], [전쟁의 기술], [유혹의 기술]이 있는데, 유혹의 기술은 인간관계의 법칙으로, 권력의 법칙은 인간 욕망의 법칙으로 3부작이 전부 에션셜 에디션으로 나온 것이었다.
이 책 표지의 원제를 보면 The 33 Strategies of War 라고 나온다.
이건 전쟁의 기술의 원제와 같다. 내 짐작에 의하면, 에센셜 에디션이라는 것은 한국에서만 나온게 아닐까 싶다.
로버트 그린의 전작 '인간 본성의 법칙'이 인기를 끌자 기존 3부작을 인간 법칙 시리즈의 이름을 붙여 재 출간한것 같은데, 동 출판사에 3부작이 번역되어 있으니, 그대로 재 출간하는 것보다 요약본으로 쉽게 볼 수 있도록 기획한 것 같다. 책 소개에 에센셜 에디션이라고 명시가 되어 있으니 잘 확인을 하고 산다면, 기존 3부작을 소장하고 있는 사람이 또 구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뭐 알면서 또 구입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고.
어떤 책은 같은 책인데 한글판 이름이 달라지기도 한다. 저자 중심으로 책을 구매하는 나는 몇 번 그런 적이 있다보니, 원제나 책 소개, 목차 등을 잘 살피고 사야 이런 실수를 하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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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