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스의 과학수사 - 홈스의 시선이 머무는 현장에는 과학이 따라온다
스튜어트 로스 지음, 박지웅 옮김 / 하이픈 / 202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생각엔 영국인들은 자국과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강한 것 같다.

자신들은 신사의 나라라고 자부하지만 사실 영국에게 침략을 당한 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신사는 커녕 깡패 내지 약탈자에 가깝지만, 어찌되었건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산업 혁명을 이끈 나라이기도 하지만, 셰익스피어는 인도하고도 안바꾼다는 - 굉장히 폭력적이고 오만한 말이지만 - 말을 통해 문화와 문화인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영화 '예스터데이'를 보면 비틀즈에 대한 헌정영화임과 동시에 영국인들의 비틀즈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셜록홈스 또한 소설속의 인물이지만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문화의 아이콘 일것이다. 이 책의 저자역시 영국 사람인데, 자국 및 홈즈에 대한 자부심을 저서 곳곳에 드러내고 있다.

 

홈스는 영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그러하다. 나 또한 셜록 홈스를 좋아하고 미드를 여러번 보고 전집을 보유하고 있고 이 책을 읽게 될 만큼 관심이 많다.

 

이 책은 셜로키언들이 좋아할만한, 소설속에서 홈즈가 사용했던 추리기법, 과학, 장소, 수사법, 통신 이동 및 무기와 동물들까지 재미있는 관련 역사와 함께 풀어나가는 책이다.

20210516_172030.jpg

 

왜 셜록 홈스는 그토록 오랫동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을까?

저자에 의하면 최초로 범죄에 과학수사와 기술을 도입한 인물이기 때문이란다. 저자 코난 도일이 의학적 지식을 가진 의사였으며 실제 사건을 해결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코난도일이 창조한 홈스는 과학적이고 정밀하고 그럴듯한 인물이다. 저자는 '과학의 시대에 나타난 최고의 영웅'이라는 표현까지 쓴다.

홈즈는 논리적인 인물이다. 책에서는 추리의 세가지 영역이 나오는데,

연역법은 일반적인 사실에서 개별적인 결론을 유도한다.

귀납법은 개별적인 사실에서 일반적인 결론을 찾는다.

귀추법은 개별적인 사실을 설명할 수 있는 가정을 찾는다.

이 기법들을 잘 활용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아무래도 19세기의 인물이기 때문에 구시대적 발상을 보이기도 한다. 코난 도일의 시각이기도 할 것이다. 추리로 종교를 추론할 수 있다고 하거나 성악설적 편견으로 사람을 보기도 한다.

 


 

20210516_172242257.jpg

 

20210516_172258126.jpg

 

홈스의 전매 특허인, 관찰만으로 사람을 추리하는 독심술과 같은 기술은 실제인물인 코난 도일의 지도교수였던 벨 박사에게서 참조했다고 한다. 멘탈리스트라는 미드를 보면 주인공 패트릭 제인도 홈스와 비슷한 능력을 보여주는데, 세밀한 관찰력과 지식으로 실생활에서도 쓸 수 있는 기법일 것 같다. 전직 영매인 패트릭 제인처럼 우리나의 무당들도 어느정도 이런 능력이 있지 않을까. 이런 기술을 '콜드리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놀랍게도 과학에 대한 흥미가 전혀 없던 코난 도일은, 원래부터 작가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안정된 직업을 갖기 위해 의학을 공부하게 되었는데, 그 의학지식이 당대의 많은 추리 작가와의 차별성을 두게 만든, 작가로서의 성공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첫 장편 소설은 퇴짜를 맞았고, 논문이나 학술, 역사소설에 더 많은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20210516_172102.jpg

 

 

 

시대를 앞서간 홈스의 과학수사 기법은 실제 최초의 법의학자보다 빨랐다. 현대의 법의학자들이나 수사관들이 쓰는 기법과도 비슷하다고 하니 놀랍다. 아직까지 CSI 생도들의 추천도서이기도 하다니, 시대를 앞서간 도일의 능력에 감탄이 나온다. 발자국과 지문, 귀모양과 혈흔을 근거로 범인을 추적하는 것도 현대에 통하는 수사기법이다. 담뱃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은 (dna검사를 제외하고)2017년이 되어서야 가능하게 되었는데, 홈스는 19세기에 그걸 하고 있었다니 놀라운 일이다. 정확도는 둘째치고 그런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그렇다.

 

프로파일러들도 홈스가 쓰던 것과 비슷한 기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티비에서 프로파일러들이 나와서 논리적 추론을 하는 것을 들으면 홈스가 저절로 떠오른다.

 

물론 소설속의 이야기 이기 때문에 오류도 많이 있다. 책 곳곳에 오류를 짚어내고 있는데, 흙만 보고 어디서 왔는지 추리하는 것은 소설속 재미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셜로키언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니 오래전에 읽었던 홈스 전집을 다시 한 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또한 홈스가 요즘 시대에 활동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언급도 하고 있다. 영국에서 만든, 홈스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드라마 '셜록' 과 함께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책과 콩나무 카페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자유롭게 작성한 글임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