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주의 합격 공부법 - 영어 한마디 못하던 열세 살 소녀는 어떻게 미국 변호사가 되었을까
서동주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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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다양한 방법의 공부법이 존재한다.

언어 천재라 불리는 유명 유튜버는 필기는 하지 않고 같은 분야의 책을 여러권 읽고 폭넓게 공부하는 방법으로 공부를 했고, 어떤이는 마인드맵을 이용한 메모법으로 공부를 한다. 또 어떤이는 속독으로 같은 책을 여러번 읽는 공부법으로 명문대에 합격했다고 한다.

다양한 공부법들이 많이 나와있는데 무엇이 정답인지는 말할 수 없다.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일단 하고 싶은게 없었고, 이유를 모르고 무작정 교사들의 실적 올리는 것이 학생들 개개인의 인생보다 중요시 되는 학교 환경에 대한 반발심이 컸다. 그래서 공부를 하지 않았고 졸업 후 직장 생활을 오래 했는데, 나이가 들어서야 하고 싶은 공부가 생겼다.

공부를 잘해 명문대를 나온 내 친구도 목표 없이 공부를 해야 해서 한 친구라 지금은 전혀 엉뚱한, 학력이 필요없는 일을 하고 있다. 공부는 커녕 일년에 책 한권 읽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더 학습에 관한 흥미가 많다. 하지만 공부를 해본적이 없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잘 몰랐다. 집중도 물론 되지 않았다. 마음만 하고 싶을 뿐 제대로 할줄을 몰랐던 것이다. 그저 관심 분야의 책을 읽는 것 뿐인데, 처음에는 책읽는것 조차 힘들었다.



나는 티비나 유튜브를 거의 보지 않는 관계로 저자의 이름을 처음 접했다. 방송인이자 작가, 미국 유명로펌의 변호사출신인 저자는 놀랍게도 10분이상 집중을 잘 하지 못한다고 한다. 흥미가 있어서 하는 공부에도 집중을 잘 못하는 나로서는 흥미가 당길 수 밖에 없었다.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공부를 하길래 집중력이 약한 사람이 그 어렵다는 아이비리그에 합격하고 미국 변호사까지 될 수 있었을까?

우선 저자의 끈기에 박수를 보낸다. 명석한 두뇌도 아니고 집중력도 약하고 산만한 사람이 공부를 잘했다니 정말 신기하다. 보통 그럴 경우 '나는 집중력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라며 포기하고 만다.

바로 내가 그랬다.

항상 필요성은 느끼지만 책만 보면 딴 할일이 생각날 정도로 정신이 없는 스타일이라 꾸준한 공부가 되질 않았다. 그

러다 그냥 슬그머니 공부를 포기하며 내일 해야지 내일 해야지 말만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것도 이제 너무 익숙하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성향이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발견했다. 그 의지력에 정말 존경스럽다.

아무리 좋은 공부법도 꾸준히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님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좀 더 쉬운 방법은 없나 찾아 헤매기만 하고 정작 해야할 공부는 거의 하지 않았던 나를 반성하게 된다.

참 산만한 나는 집중력에 관한 책만 괜시리 여러권 보기도 했으나, 별로 달라진 것은 없었다. 나는 왜 공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공부를 하지 않을까?

이 책에 답이 있었다.

바로 두려움 때문이다. 내가 투자한 시간만큼 남들보다 효율을 얻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때문이었다. 늦게 시작했고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욕심은 많은데 무엇부터 해야할지 모르겠고, 내가 노력한 만큼 효율이 나오지 않으면 남보다 늦고 부족한 사람이 된다는 두려움이 자꾸 나를 가라 앉힌 것이다. 저자는 생산적인 공부와 생산적이지 못한 딴짓의 사이를 수없이 오가는 와중에도 결국 지식은 천천히 쌓인다고 말한다. 이 말이 나에겐 정말 와닿는 말이자 내가 앞으로 해야할 방향이다 싶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게임을 하든, 동영상을 보든 간에 겨우 잠깐 딴짓을 한 것으로 그날 하루를 '공부가 안되는 날'로 규정한다거나 '공부를 망친 날' 로 간주하지 않았다. 어차피 나의 타고난 특성은 내일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내일도, 모레도 여전히 '집중력이 없는 나'일 텐데 학습이 잘 안된다는 핑계로 공부를 멈출 수는 없지 않은가? -19p 중에서 -

공부법에 관한 책을 나름 여러 권 읽어 봤지만, 산만한 사람이 쓴 공부법은 없었다. 저자의 존재 자체가 나에겐 희망인 것이다. 그런 집중력으로 공부를 해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산 증인인 것이다.

그동안 나는 나 자신에 대한 두려움이 굉장히 컸던 것 같다.

공부에 그다지 관심없었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남들보다 잘하고 싶었던 마음이 없지 않았다.

수업시간에도 집중을 못하던 내가 남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서 공부를 했는데 남들보다 형편없는 결과가 나오는 바보가 될까봐 두려웠다.

당시 나는 다른 공부는 못했지만, 국어 성적은 초1때 받아쓰기부터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좋은 편이었다. 그래서 차라리 아예 공부를 안하지만 꼴등은 절대 안하는, 머리는 좋지만 공부는 안하는 학생으로 남고 싶었던 것이다.

자신의 특성을 인정하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을 꾸준히 하는 것이 공부의, 아니 공부뿐만이 아닌 인생의 핵심인 것이다. 공부는 못했지만 그림이나 노래 실력, 컴퓨터 등을 곧잘 만졌던 나는, 그런 잘하는 것조차 열심히 하지 않았다. 머리는 좋지만 공부는 안하는 학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력이라는 것을 하지 않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림은 지금 그려도 꽤 잘그린다는 소리를 듣지만, 학창시절 실력에서 거의 발전하지 않았다. 재주는 타고 나야지 노력하는 것은 바보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끔찍할정도로 집중이 되지 않는 시간에도 책상에 앉아 있었다. 공부가 안되는 어떤 핑계를 대지 않고, 딴짓을 한없이 하는 한이 있어도 책상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나도 최근에 외국어 공부를 하면서 딴짓을 참 많이 했다. 그래도 공부를 한다고 책상에 앉아있긴 했으나 문제는 몇일 후면 그런 효율 없는 공부를 해서 뭐하나 싶은 생각에 책상앞에 앉기를 주저했다. 그러다 보면 원래대로 하루종일 유튜브나 보고 딴짓을 하고 엉뚱한 책을 읽는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저자는 다음날도 어쨌든 책상에 앉았다고 하니, 대단하기도 하다. 내가 공부해나가야 할 방향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나는 공부못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졸업 후에도 나를 따라다녔다. 그러다 한참 뒤에, 어떤 계기로 독서라는 취미를 가지게 되었는데, 공부를 한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하다보니 관심분야가 생기고 느리지만 책을 읽어왔다.

게으른 독서였지만 그래도 읽지 않은 것보다는 확실히 발전이 된 나를 느낀다. 한가지 예로, 남말을 잘 믿고 곧이곧대로 듣던 나는 이제 상대방이 하는 말의 의중을 알아채는 경우가 점점 생기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사기를 많이 당하던 나는 이제 판단력이라는 것이 생겨서, 왠만하면 남의 말에 속지 않는다. 물론 아직도 부족하긴 하다.

그리고 어떤 분야에 대해서는 (그 분야가 비록 넓지 못하지만)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저자의 말대로 꾸준히 한다면 되는 것이다.

책읽는 속도도 매우 느렸던 나인데, 속독을 연습을 하니 책도 빨리 읽게 되었다. 물론 속독은 안구 운동도 중요하지만 집중력과 배경지식이 중요하다. 쉬운 책은 단시간에 읽을 수 있지만 어려운 책은 그렇지 못하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책을 읽을 수 있지만 문제는 집중력이다. 정작 내가 하고자 하는 공부를 할때는 책이 읽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방향이 생겼다. 저자와 나는 (감히) 비슷한 성향이 많기 때문에 책에서 이야기 하는 세밀한 조언들이 참 와닿았다. 이 책이 나에게 참 힘이 되는 것 같다.

보통 직업 강사를 병행하는 저자들의 책은 책에서 모든 카드를 보여주지 않는다.

슈퍼 개미가 쓴 주식 책은 투자 노하우를 책에 다 담지 않는다.

맛뵈기만 보여주고 자기 자랑만 실컷 하다가, '더 깊이 알고 싶으면 강의를 들으러 와라, 내 싸이트에 들어와서 유료 결제를 하라, 내 사무실로 와서 '전문가 양성 과정' 수업을 들어라' 라는 식으로 은근히 유도를 하는 책들이 많다. 혹은 노하우를 공개하지만 다음 책을 위해서 아껴두는 저자들도 있다.

꾸준히 책을 내서 책을 팔아야 하는 저자들은 일부러 뜬구름 잡는 소리나 한 말을 자꾸 되풀이 해서 분량을 늘리고, 다음 책에 써먹어야지 라는 듯이 맛뵈기만 보여주기도 한다. 뭐 책파는게 무시 못할 수입원인 우명 강사라면, 그러는게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독자로서는 좋게 볼 수가 없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게 없어서 좋았다. 공부를 하는데 필요한 경험과 조언을 아낌없이 담았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아직 미처 쓰지 못한 노하우나 디테일이 있을 것이지만, 그걸 일부러 숨겨둔 것 같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나는 자기계발서에서 이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굉장히 현실적인 조언을 담고 있다. 말은 좋은 말과 좋은 방법인 것은 참 많다. 사실 자기계발서를 꽤 읽어왔던 나도 한 권 책으로 엮어낼 수 있을것 같다.

이 책을 읽기만 하면 '짠' 하고 인생이 바뀝니다~ 라는 식으로 유혹하는 책이 참 많지만, 대부분의 독자는 크게 바뀌는 것은 없다. 그런 것들도 꾸준하게 상기 시켜주고 자극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현실적인 조언을 담는다. 저자의 스펙을 보면 대단해서 보통사람이 영접할 수 있는 무엇이 있을 것만 같다. 나는 평범합니다 라고 말하는 엘리트들은 아무리 봐도 특별한 것이 있다. 그들이 책에서 아무리 써도 믿기지 않는다. 그런데 저자는 정말 보통사람 같다. 누구나 빠지기 쉬운 함정, 그런 생각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느낌이다. 하나 다른게 있다면 작은 실천을 꾸준히 했다는 것이고, 포기 하지 않고 다른 시각에서 현상을 바라보며 끈기 있게 물고 늘어졌다는 것이다.

저자의 '성취감 노트'는 누구나 간단히 할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하지 않는 작은 실천이다. 나도 내 자존감의 배터리 용량을 키워 나갈 것이다. 그동안 나는 남에게 영향 받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허나 그것은 좋은 마음은 아니었다. 남과는 다르게 하기 위해서 남을 미워할 때도 있었고, 무시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서서히 자존감의 용량을 늘려나갔다.

작은 것을 실천해나가며 큰 것을 만들었다.

상황이나 환경이 좋지 않더라도 핑계를 대지 않았다.

그 환경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실천했다.

노하우는 갑자기 한 번에 짠 하고 나타나지 않는다. 작은 것들, 순간의 시간, 망설여지는 질문을 할 수 있는 작은 용기, 누구나 알지만 잘 하지 못하는 것들을 차곡차곡 해나갔을때 쌓이는 것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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