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부못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졸업 후에도 나를 따라다녔다. 그러다 한참 뒤에, 어떤 계기로 독서라는 취미를 가지게 되었는데, 공부를 한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하다보니 관심분야가 생기고 느리지만 책을 읽어왔다.
게으른 독서였지만 그래도 읽지 않은 것보다는 확실히 발전이 된 나를 느낀다. 한가지 예로, 남말을 잘 믿고 곧이곧대로 듣던 나는 이제 상대방이 하는 말의 의중을 알아채는 경우가 점점 생기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사기를 많이 당하던 나는 이제 판단력이라는 것이 생겨서, 왠만하면 남의 말에 속지 않는다. 물론 아직도 부족하긴 하다.
그리고 어떤 분야에 대해서는 (그 분야가 비록 넓지 못하지만)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저자의 말대로 꾸준히 한다면 되는 것이다.
책읽는 속도도 매우 느렸던 나인데, 속독을 연습을 하니 책도 빨리 읽게 되었다. 물론 속독은 안구 운동도 중요하지만 집중력과 배경지식이 중요하다. 쉬운 책은 단시간에 읽을 수 있지만 어려운 책은 그렇지 못하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책을 읽을 수 있지만 문제는 집중력이다. 정작 내가 하고자 하는 공부를 할때는 책이 읽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방향이 생겼다. 저자와 나는 (감히) 비슷한 성향이 많기 때문에 책에서 이야기 하는 세밀한 조언들이 참 와닿았다. 이 책이 나에게 참 힘이 되는 것 같다.
보통 직업 강사를 병행하는 저자들의 책은 책에서 모든 카드를 보여주지 않는다.
슈퍼 개미가 쓴 주식 책은 투자 노하우를 책에 다 담지 않는다.
맛뵈기만 보여주고 자기 자랑만 실컷 하다가, '더 깊이 알고 싶으면 강의를 들으러 와라, 내 싸이트에 들어와서 유료 결제를 하라, 내 사무실로 와서 '전문가 양성 과정' 수업을 들어라' 라는 식으로 은근히 유도를 하는 책들이 많다. 혹은 노하우를 공개하지만 다음 책을 위해서 아껴두는 저자들도 있다.
꾸준히 책을 내서 책을 팔아야 하는 저자들은 일부러 뜬구름 잡는 소리나 한 말을 자꾸 되풀이 해서 분량을 늘리고, 다음 책에 써먹어야지 라는 듯이 맛뵈기만 보여주기도 한다. 뭐 책파는게 무시 못할 수입원인 우명 강사라면, 그러는게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독자로서는 좋게 볼 수가 없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게 없어서 좋았다. 공부를 하는데 필요한 경험과 조언을 아낌없이 담았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아직 미처 쓰지 못한 노하우나 디테일이 있을 것이지만, 그걸 일부러 숨겨둔 것 같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나는 자기계발서에서 이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굉장히 현실적인 조언을 담고 있다. 말은 좋은 말과 좋은 방법인 것은 참 많다. 사실 자기계발서를 꽤 읽어왔던 나도 한 권 책으로 엮어낼 수 있을것 같다.
이 책을 읽기만 하면 '짠' 하고 인생이 바뀝니다~ 라는 식으로 유혹하는 책이 참 많지만, 대부분의 독자는 크게 바뀌는 것은 없다. 그런 것들도 꾸준하게 상기 시켜주고 자극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현실적인 조언을 담는다. 저자의 스펙을 보면 대단해서 보통사람이 영접할 수 있는 무엇이 있을 것만 같다. 나는 평범합니다 라고 말하는 엘리트들은 아무리 봐도 특별한 것이 있다. 그들이 책에서 아무리 써도 믿기지 않는다. 그런데 저자는 정말 보통사람 같다. 누구나 빠지기 쉬운 함정, 그런 생각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느낌이다. 하나 다른게 있다면 작은 실천을 꾸준히 했다는 것이고, 포기 하지 않고 다른 시각에서 현상을 바라보며 끈기 있게 물고 늘어졌다는 것이다.
저자의 '성취감 노트'는 누구나 간단히 할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하지 않는 작은 실천이다. 나도 내 자존감의 배터리 용량을 키워 나갈 것이다. 그동안 나는 남에게 영향 받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허나 그것은 좋은 마음은 아니었다. 남과는 다르게 하기 위해서 남을 미워할 때도 있었고, 무시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서서히 자존감의 용량을 늘려나갔다.
작은 것을 실천해나가며 큰 것을 만들었다.
상황이나 환경이 좋지 않더라도 핑계를 대지 않았다.
그 환경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실천했다.
노하우는 갑자기 한 번에 짠 하고 나타나지 않는다. 작은 것들, 순간의 시간, 망설여지는 질문을 할 수 있는 작은 용기, 누구나 알지만 잘 하지 못하는 것들을 차곡차곡 해나갔을때 쌓이는 것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