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를 즐겁게 -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아서
박호순 지음 / 비엠케이(BMK)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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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에 국어과목은 성적이 늘 괜찮은 편이었는데, 문법은 거의 몰랐습니다. 문법을 몰라도 모국어이기 때문에 문장이 어떻게 틀렸고 이상한지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필요가 없었던 것인데요, 그래도 언젠가는 문법에 대해서 자세히 공부해봐야겠다 라는 마음을 품고 있었는데, 실천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국어를 즐겁게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 즐겁게 국어 문법을 공부할 수 있는 책인줄 알았습니다.




이 책은 우리말에 얽힌 이야기들을 엮은 책입니다. 언어, 민속, 역사, 식물과 지명, 교훈의 파트로 나눠져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이야기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간디나 제갈량, 한고조 유방의 이야기도 싣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걸 국어와 관련된 책이라고 해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역사 파트에 중국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게 저는 좀 아쉬었습니다. 물론 중국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역사의 교류가 있기는 했지만, 굳이 읍참마속이 나올 필요가 있을까? 의아했습니다. 지금이 중국을 사대하던 조선 시대도 아니고. 국어와 무슨 관련이 있는건지... 명색이 제목에 '국어'가 들어가는데 중국 역사를 이야기 할 필요가 있는지. 그것도 뭐 누구나 흔히 아는 이야기를. 주제가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인데, 그것과 관련된 중국 이야기라면 모를까 읍참마속이 그것과 무슨 상관인지...





현재 쓰는 말들 중에서 표준어가 아니거나 잘못된 말들도 짚어줍니다. 속담이 만들어진 과정의 유추도 재미있었습니다.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의 유래가 특히 재밌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전통도 물론 좋지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맞출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과장되게 이야기 하면 죽은 귀신들이 산 사람의 발목을 잡는것은 피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비속어도 제법 그럴듯하고 많은 사람들이 쓰면 표준어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바뀐 말들도 많이 있지요. 다만 아무말이나 그렇게 되면 안되겠지요. 어차피 한 때 유행하는 속어들은 세월이 지나면 대부분 사라집니다. 



일제 치하에 우리 민족의 자주성을 지키고자 독립신문이 한글로 신문을 발행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한글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이전에도 한글은 쓰였지만, 언문이라 비하되었고, 식자층들의 기득권을 위해 한자가 고집이 되었죠. 하지만 나라의 위기가 닥쳐오자 한글을 전면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말모이라는 영화에서도 우리 글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선조들의 이야기가 나오지요. 이렇게 한글은 우리 민족의 혼이며 정신이 담긴 것입니다.

베트남어 문자는 알파벳을 변형하여 쓰고 있지요. 배울 기회가 있어서 접해보니 베트남어도 한자음으로 된 단어가 많이 있더라구요. 통신을 '통띤', 기숙사를 '기뚝사' 라고 하는 식이예요. 은근히 많이 있는데, 베트남도 한자문화권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베트남도 문자가 없어서 한자를 썼었는데, 그래서 문맹도 많았지요. 유럽의 선교사가 알파벳을 베트남말 음에 맞춰서 제정하면서 성조가 더해져서 현재의 베트남어가 있는 겁니다. 베트남은 과감하게 한자 병기를 하지 않고 있고, 베트남어가 생긴 후에 문맹률이 현저하게 내려갔습니다. 기숙사를 ký túc xá 라고만 알고 있지 아무도 원어 寄宿舍를 알 필요성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한자 병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글은 세종대왕 창제이후 500년 가까이 언문이라 비하하면서 주류가 되지 못했지요.

물론 한자를 알면 우리말을 더 정확하게 알 수도 있겠지만 베트남처럼 병기를 하지 않아도 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단어들도 한자를 다 알지 못해도 무슨 뜻인줄 다 압니다. 중복되는 음이 많지만, 말을 새로 만들거나, 만들지 않아도 문장에서 유추할 수 있으니 문제가 없습니다.

전통도 좋지만 세계에 내놓아도 익히기 쉽고 효율적인 최고 수준, 최신의 표음문자인 한글만 단독으로 사용해야 될때라고 생각합니다. 한자가 우수하고 뛰어나서 어려운게 아니라, 원래는 간단한 소통을 위한 상형문자였으나 세월이 더해지면서 덧붙이고 덧붙여져 복잡해진것이지요.

좋은 방법으로 하면 10분이면 끝날 일을 예전 방식을 고집하여 1시간 넘게 한다면? 결과는 동일한데 복잡한 과정을 고집하여 시간을 낭비한다면 어리석다 할 것입니다. 초고속 광랜 시대에 전화선을 꽂아서 PC통신 인터넷을 하자며 고집하는 꼴입니다. 한글은 빠르고 간결하고 과학적인 언어라고 세계에서도 말을 하는데, 정작 한국인들은 그렇지 못한것 같아요. 언어라는 것이 사람의 소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사람 위에 있는 것이 아니지요. 중국인들도 자기네 글을 못읽어 알파벳으로 표기 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문맹률도 엄청나다고 합니다. 세계적 배우, 영어도 구사하는 성룡도 문맹일 정도로. 우리가 좀 더 한글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사랑해야 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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