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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 경제학 - 경제를 움직이는 입소문의 힘
로버트 J. 실러 지음, 박슬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실화 혹은 허구의 사건들, 기술이나 인물 사건등에 내제되어 있는 이야기적 요소를 내러티브라고 한다. 네거티브라는 말과 비슷하지만 다른 말로서, 사전에서 찾아 알게 되었다. 스토리 텔링보다 큰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생각은 전염성이 있다는 밈 바이러스 이론과 비슷하다. 인터넷 발달로 인해 다양상이 높아졌지만 어쩔때보면 사람들이 자꾸 생각의 합의나 일치를 보려는 경향이 심해지고 그 묵시적 합의에 의한 생각들은 타인에게 전염이 된다.
보편적인 생각이나 고정관념을 마치 자신이 깊이 고심해서 나온 자신 고유의 생각인 것처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 이론에 신뢰가 간다는 생각을 했는데, 거기다 스토리까지 보태면 파급효과가 더 클 것이다.
미국의 많은 책들이 저자가 어떤 주장을 하고 책 내내 그 주장의 예와 근거를 들어 설명하는 형식인데 이 책도 마찬가지다. 경제학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는 이런 책을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저자의 설득력과 근거도 그렇지만 전문분야일 경우 내게 그걸 반박할만한 관련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로 저자의 이야기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가,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가를 토대로 읽곤 하는데, 이 책도 물론 논리정연하고 설득력이 있다.
그리고 의외로 재밌다.

경제학은 잘 모르지만 나도 나의 전문 분야에 대해서는 그것을 분별할 능력이 있고, 여러 학설들 중에서 학파를 선택하는 것처럼 지지를 하는 이론이 있기 마련이다. 저자도 말하기를 네러티브는 여러분야에서 적용되고 있지만 경제학에서는 사짜 취급을 받던 것이나, 저자가 좀 더 구체적인 추론과정을 거쳐 그런 이론을 정립하게 된 것이다.
내 생각엔 중요한 것은 뭐가 옳으냐 보다 뭐가 옳은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균형잡힌 관점이다. 그리고 뭐가 옳은지보다 과정이 더 배울 것이 많다. 나의 판단이 옳다고 주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근거를 가지고 그렇게 생각해야 하고, 후에 그 주장을 뒤엎는 더 참신한 이론이 나오면 그게 옳은지 아닌지 판단할 능력을 갖추는 과정 자체가 값지다고 보는 것이다. 이책을 읽으면서 경제학에도 분별력을 갖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칫 머리 아플 수 있는 경제 이론을 세상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키워드로 이야기 해서 흥미를 돋운다.
'비트코인'
하지 않는 사람들도 주목하게 만드는 그 이름. 나도 전혀 할 생각이 없지만 관심이 가는게 사실이다.
비트코인은 아나키즘적 성향을 띄고 있다. 국적도 없고 통제도 받지 않는다. 그 유래가 궁금한 사람은 책 초반에서 바로 읽을 수 있다.
비트코인의 네러티브한 요소가 지금의 열풍을 이끌어 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상당히 일리가 있고 재미도 있다.
요즘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곧 뺏어갈거란 두려움에 싸여있다. 그런데 이런 두려움은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그런 공포감이 존재했다고 하니 놀라웠다. 이런 소문들, 스토리들이 어떻게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것들을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 주식 시장도 그런 영향을 많이 받았고, 현재도 그렇다.
나처럼 문외한인 일반적 사람들의 생각, 입소문과 언론 매체와 sns등으로 퍼져가는 이야기들이 실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사람의 의사를 바꿀 수 있는 전염성 강한 이야기들이 실제로 한국 주식시장도 그런 것들에 좌지 우지 되는 것을 우리는 펜데믹 사태로 인해 충분히 목격할 수 있었다. 비트코인이나 주식 열풍이 현재 진행형인 요즘 그런 투자를 새로 시작한사람 뿐만 아니라 안한 사람들도 왠지 해야 되는거 아닌가, 나만 뒤쳐지는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까지 느끼게 한다. 그런 것들이 네러티브의 영향이다.
나도 주식을 하지만 나는 그런 소문에 의도적으로 귀를 기울이지 않으려는 타입이다. 남들 다하면 오히려 하기 싫어하는 딴지 근성이 있는 편인데, 그래서 인지 어쩌다 주식을 시작하고 큰수익은 아니지만 수익을 얻고 있고, 아직까지 손해를 본 적은 없다. 물론 손해를 본 종목도 있지만 종합 스코어는 + 이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 했던 친한 친구는 마이너스를 달리고 있다. 그렇다해도 주식이나 경제에 대해서 잘 모르는 건 여전해서 좀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전혀 관심 없던 경제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이 책도 읽게 된 것이다.
네러티브는 문학이나 사회학 인류학 심리학 마케팅 정신분석이나 종교학에서 까지 연구를 해왔으나 경제학쪽에서는 잘 시도되지 않았다. 언급이 된 적은 있지만 본격적이고 전문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저자가 처음이라고 한다. 저자 로버트 쉴러는 예일대 금융학 교수로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굵직한 경제 현상을 정확히 예측한 인물이라고 하니, 경제학 어린이인 나에겐 어떤 얘기를 해도 그럴듯하게 들린다.
네러티브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주제를 다양한 분야의 관점에서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의외로 쉽게 읽혔다. 물론 책에서 나오는 것들이 다 이해되지는 않지만.
경제와 역사, 나에겐 생소하지만 유명했을 이론들, 사건들. 그것들을 거론하며 내러티브가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경제학에 관심 있는 사람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쓰였으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가감없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