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경제의 역사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3
니콜라우스 피퍼 지음, 알요샤 블라우 그림, 유혜자 옮김 / 비룡소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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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경제의 역사>는 제목 그대로 청소년에게 알기 쉽게 접근한 경제의 역사이다. 아무래도 경제의 역사이기 때문에 세계사를 공부한 중학생 이상 학생에게 적합할 듯하다. 이 책은 크게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은 고대와 중세의 경제, 2장 자본주의의 성립과 발전, 3장 세계 경제의 미래이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기까지 핵심이 되는 경제를 역사와 접목해서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사유재산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향신료는 왜 비쌌을까?'  '왜 사람들은 공장에 나갔을까? ' 계획경제는 왜 실패했을까'처럼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은  소제목에 핵심적인 경제 용어를 첨가해 간결하고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경제의 역사를 32개의 소제목으로 뽑아 정리하고 있는데 딱딱한 경제이지만 재미있고 쉽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청소년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책 내용의 한 부분을 소개해 보면 <왜 사람들은 공장에 나가야 했을까>에서 산업혁명 직후인 19세기에 노동자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했는지 나와 있다. 사람들은 어른들뿐만 아이라 열두 살 이하의 아이들도 방직 공장이나 광산에서 일했는데 근무시간은 보통 하루 열두 시간이었고, 열다섯 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도 흔했다고 한다. 1833년 영국에서 제정된 공장법은 9세 이하 어린이의 노동을 금하고 13세 이하 노동 시간을 1주 48시간 이내로 제한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열악한 조건에서도 공장에 나가야 했던 이유는 영국에서는 두 번에 걸친 인클로저 운동 때문인데 소규모로 농사를 짓던 가난한 농민들의 땅이 양모의 수요가 많아진 이유로 경작지에서 목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고, 2차 인클로저 운동은 농업의 대량생산을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두 번의 인클로저 운동으로 완전히 몰락한 영국의 중소농민들은 도시로 나와 공장 노동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세계 경제의 역사를 누군가가 재미있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쉽게 접하면서 핵심적인 경제용어도 익힐 수 있고, 경제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살펴 볼 수 있으며, 역사 상식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청소년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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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서랍 - 이정록 산문집
이정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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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이정록이라는 시인을 몰랐는데 글샘의 서재에서 이 책의 리뷰를 읽고 뭔가 사람냄새가 나는, 내 정서와 맞는 책일 것 같아서 구입하게 되었다.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밥상머리에서는 주로 시인의 가족사에 대한 부분이 나온다. 시인의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누나 등 시인의 정신세계와 시에 영향을 미쳤을 가족사가 나온다. 어떤 대목에선 구수하고 어떤 대목에선 뭉클하기도 한 이야기들이었다.

시인의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은 어떤 철학자의 말보다 우리를 사색하게 한다.

 

"인생 농사도 그늘 농사라고 혔지. 아내 그늘, 자식 그늘, 지 가슴속 그늘! 그 그늘을 잘 경작혀야 풍성한 가을이 온다고 말이여."

"그늘이 짙으면, 노을도 되고 단풍도 되는 거여. 사과도 홍시도 다 그늘이 고여서 여무는 거여. 뭣도 모르는 것들이 햇살에 익는다고 허지. "

 

내 눈이 번쩍 뜨인 부분은 3부 <시 줍는 사람>인데 이 글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글이라고 하는 걸 봐서 시문학 공부를 하는 후배들을 위해 쓴 글인데, 작가의 언어 하나하나가 살아 있고 깊이가 있음에 놀랐다. 처음엔 작가가 일상적인 소소한 삶의 단상을 시로 쓰는 소박한 시인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정말 작가의 시정신의 깊이가 깊고 날카롭다.

작가는 '시인은 설렘과 그늘에 민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데 나도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늘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목탁 속 어둠 같은 것.

뻥뚫린 고목의 내부에 서려 있는 어떤, 없음의 두께

텅 빈 부재의 숨소리.

벌레 먹은 나뭇잎을 막 빠져나온 햇살이 아래 잎에 하염없이 부딪치다가 어쩔 수 없이 나무 밑에 내려놓는 것.

먼 길 달려온 햇살이 자신의 무릎을 접어서 한 그루 나무 앞에서 기도할 때, 그 햇살과 고목이 한꺼번에 뽑아내는 한숨 같은 것.아, 뜬구름 잡고 비를 만드는 이 물컹거리는 언어들에도 그늘은 있죠. 어둠의 골짜기를 따라 내려오면, 세상 모든 그늘은 내 발밑으로 수렴되지요 내 발바닥에서 발산되는 어둔 햇살들.

 

다음과 같은 고백에서 결코 무뎌디지 않으려는 시인의 시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결의를 놓치면 흩어져버리는 게 마음이지요 좋은 게 좋다고 느끼는 순간, 타락의 수챗구멍에 처박히고 말죠. 모나게 살자! 다짐해도 세상에 모서리가 가장 부드러운 곳이라서 금세 어쭈구리가 되지요. 하지만 냉기만으로는 안 되죠. 서리 매운 새벽의 차고 맑은 모래를 감싸는 샘물에서는 김이 무럭무럭 솟죠.

나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어느 나무에 붙은 커다란 흠집인가? 어느 하늘의 샘 줄기에서 떨어져 나온 잔모래인가? 내 시가 내 그림자와 그늘의 테두리 안에서 잔물결로 번져나가길 바라죠.

 

모나게 살자

샘이 솟는 곳

차고 맑은 모래처럼

 

모서리마다

빛나는 작은 칼날

찬물로 세수를 하며

 

서리 매운 새벽

샘이 솟는 곳

차고 맑은 모래처럼

 

      <나에게 쓰는 편지> 전문

 

작가의 글에는 작가의 소망대로  충청도 사투리처럼 '능청과 해학이 의뭉하게 넘실거리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작고 평범한 것들을 '물끄러미' 관조하며 느끼는 따스함과 서늘함의 통찰이 있고, 그 속에서 작은 우주를 발견하는 시인의 날카로움과 동양철학적 깊이가 있다.

<시인의 서랍>엔 무엇이 들어 있나 대강이나마 살펴 보았으니 이젠 같이 산 시집, <정말>과 <의자>도 빨리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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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알지만 잘 모르는 11가지 한글 이야기 - 창제부터 현재까지 한글에 대한 모든 것 12살부터 읽는 책과함께 역사편지
배유안 지음, 정우열 그림, 최경봉.서정곤.박영준 원저 / 책과함께어린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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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초정리 편지>로 유명한 배유안 작가가 쓴 책인데 참 실하게 잘 만들었다. 이 책을 보면 배유안 작가가 어떤 사람일지 짐작이 간다. 책 제목처럼 사람들은 우리의 글 한글에 대해서 '다 알지만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른이고 아이고 한글을 세종대왕이 만들었고, 막연하게 배우기 쉽고 과학적이라는 것 그것이 알고 있는 전부이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 몇 개인지, 어떤 원리로 만들어졌는지, 왜 과학적인지를 물어보면 거기에 대해 제대로 대답해 줄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작가는 "강의를 하면서, 초등학생, 중학생은 물론 교사, 학부모들까지도 한글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고  그래서 한글에 대해 지극히 상식적인 지식과 오늘의 한글이 있기까지 험난했던 역사를 독자들과 이야기 해보고 싶"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작가의 의도에 맞게 알차게 책 내용을 구성하였다. 우선 한글을 세종대왕과 집현적 학사들이 만들었다는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으면서 한글이 만들어졌을 당시에 오히려 집현전 학사들이 반대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또 한글을 만든 원리, 백성들이 한글을 어떻게 배우고 한글이 어떻게 퍼져나가 정착될 수 있었는지, 외국학자들의 한글 평가, 사라진 옛글자 등 한글에 대해 꼭 알아야 할 상식들이 제대로 잘 정리되어 담겨 있다. 작가가 한글에 대해 최대한 많은 상식들을 제대로 알려 주고 싶어서 애쓴 흔적이 보인다. 그냥 대충 무성의하게 만든 책들도 많이 보는데 이 책은 정성이 담겨 있다. 그래서 초등학생에겐 살짝 어려운 부분도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 한글이 우리가 생각햇던 것보다도 훨씬 과학적인 우수한 글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초등학교 고학년 (5,6)과 청소년들이 이 책을 꼼꼼하게 읽고 우리 한글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서 우리 한글이 과학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을 누구에게든 똑똑하게 설명할 수 있길 바란다.

나는 6학년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게 하고  여러가지 퀴즈와 마인드맵 등 다양한 형식으로 아이들이 한글에 대한 상식이 풍부해지도록 독서수업을 하려고 한다.

학생, 교사, 학부모 등 한글에 대해서 알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필독서로 권하고 싶다.

또 한글창제 이후 백성들에게 한글이 어떻게 빠르게 퍼져나가 흡수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배유안 작가의 재미있는 역사 동화 <초정리 편지>도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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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왕자 책읽는 가족 2
강숙인 지음, 한병호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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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전, 신라의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이 고려에게 항복하기 직전이 배경이 된 이 동화는 끝까지 항복하지 않으려 했던 마의태자의  슬픈 이야기다.

천년의 사직을 이어온 그 화려했던 신라, 서라벌엔 기와집이 즐비했다던 그 번성했던 신라가 기울어져 아무런 힘조차 없이 견훤에게 왕이 죽임을 당하고, 고려에 머리를 조아리고 스스로 항복문서를 전해야 했던 그 망국을 향해 가던 시대의 쓸쓸함과 허무함이 묻어나온다.

역사 속에 단 몇 줄뿐이 나오지 않은 마의태자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는 묵직한 장편동화로  끌고 나간다.

작가의 상상력은 천년의 시간을 뛰어 넘어, 그 운이 다해 사그러져가는 서라벌 월지궁의 아름다운 연못가에 독자들을 내려다 놓는다. 그곳에서 이미 기울어져 망해가는 한 나라의 운명을 고스란히 견뎌내야만 하는 태자의 외롭고 쓸쓸한 서늘한 마음과 이를 지켜보는 동생 선의 안타까운 마음에 다가가게 한다. 싸움에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도 남산성에서 뜻있는 백성들을 모아 훈련을 시키고 끝까지 저항하여 신라의 정신을 잇고자 했던 왕자의 의기가 가슴을 스산하게 한다.


"선아, 이기고 지는 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정신이, 혼이 살아 있는 것이다. 신라가 망한다 해도 신라의 정신이 살아 있다면, 신라는 언제까지나 기억될 것이다. 그러나 망하기도 전에 모두 항복하여 신라의 혼까지도 죽어 버리고 만다면 신라의 멸망을 가슴아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 <104쪽>


아이들과 함께 이 역사동화를 읽고 신라에 대해서 알아보고, 백성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스스로 항복한 경순왕과 이길 수 없는 싸움이지만 죽더라도 끝까지 신라의 정신을 지키려 했던 마의태자의 의기에 대해 토론해 보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천 년이 넘는 세월을 꿋꿋하게 지키며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노랗게 빛나는 마의 태자가 심었다는 용문사의 은행나무처럼, 천 년을 넘어 그 의로운 정신이  아이들 가슴속에도 뭉클한 그 무엇으로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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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피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9
메리 E. 피어슨 지음, 황소연 옮김 / 비룡소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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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 폭스라는 한 소녀가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화상을 입고 죽어간다. 보통 아이라면 죽었겠지만 바이오겔을 발명한 생명공학자인 아버지는 자식을 어떻게 해서라도 살리고 싶었다.  뇌의 가장중요한 부위 10%를 제외한  모든 신체가 망가졌는데도  장기를  복제하여 살아난다.

제목 파랑피는 바이오겔을 뜻하는데, 산소를 주입한 압축 겔 안에 신경세포 칩이 가득 들어있는 인공신경네트워크이다.

 

바이오겔은 산소와 신경세포 칩을 주입한 인공 물질이야. 신경세포 칩은 인간의 세포보다 더 작고 원래 신경세포와 비슷한 방식으로 소통하는데, 속도는 더 빨라. 그리고 학습을 해. 일단 기본 정보가 입력되면, 신경세포 칩들이 그 정보를 서로 전달하고 공유하면서 스스로 특화하기 시작하지. 진짜 멋진 건 그게 인간의 세포와 똑같은 방식으로 의사소통한다는 거야. 인간의 진짜 간이나 인공 간을 바이오겔로 싸 두면, 나머지는 신경세포칩이 다 알아서 해....... 필요한 사람에게 이식될 때까지 장기에게 산소화 영양분을 배달하고, 중앙 데이터베이스와 소통하면서." <본문 153쪽>

 

다시 살아난 제나 폭스의 뇌에는  신경세포수가 다른 사람보다 다섯 배나 많기 때문에 보통 사람보다 훨씬 더 섬세하게 오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배워야 할 지식도 스캔하여 머리속에 입력하여 놨기 때문에 책을 줄줄 외울 정도이니 공부는 하지 않아도 된다.

<파랑피>는 제나폭스가 교통사고에서 깨어난 후 자기 자신과 가족에 대해 의문을 품고 의문을 하나씩 풀어가는 미스테리 형식의 소설로 긴장감있게 전개되어  흥미를 더한다.

뇌의 10%만이 진짜인 제나폭스를 살리기 위해 불법을 감행한 부모의 행동은 옳은 것일까?

신체의 영역인 장기는 그렇더치더라도 정신적 영역인 뇌의 10%만이 옛날 제나폭스이고  모든 것이 신경세포에 의해  다시 복구 재생된 제나폭스와 예전의 제나폭스는 같은 인물이라고 봐야 할 것인가?

생명공학에 인간의 윤리를 어디까지 적용해야 할 것인가? 인간의 윤리라는 것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인가?

모든 사람들이 제나폭스처럼 영생을 누릴 수 있을 것인가?  선택된 부유한 계층만이 가능할 것인가?  등등

생명공학이 발달한 미래의 사회를 엿볼 수 있는 <파랑피>를 통해 이러한 내용들을 토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제나폭스같이 수명을 다한 장기를 복제를 통해 무한 공급받고 바이오겔을 통해 영원히 늙지 않는 신인류가 등장할 날이 어쩜 그리 멀지 않을 미래일 것 같아 섬뜩해진다.

 

지금 우리 같은 사람들이 또 있다. 세상은 좀더 관대해지고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세상을 돌아다니며 우리 같은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원조다. 사람들은 가끔 나를 '원조 제나'라고 부른다. 십퍼센트는 커트라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변한다. 따라서 세상도 변할 것이다. 나는 그것만은 확신한다. <본문 4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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