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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 / 보리 / 199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또 진정한 자유로운 삶이란 무엇인가? 이것은 나에게 하나의 화두였다. 잘 포장된 그럴싸한 자유로움이나 아름다움은 아무런 울림을 주지 않는다. 메스꺼움만 줄뿐. 스코트와 헬렌은 이 시대를 진정으로 자유롭게, 아름답게 살다간 사람들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스코트는 모순으로 가득 찬 자본주의에 맞서 평생 저항하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진보주의자들조차 제국주의 전쟁 앞에 무기력할 때 그는 전쟁의 본질을 꿰뚫어 보았으며 그 폭력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였다. 그는 죽을 때까지 자본주의의 모순에 저항하였다. 그가 버몬트 숲으로 들어간 것은 단순히 자연과 조화롭게 살려고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그곳에서 소박하게 살면서도 항상 연구했으며 강의를 하러 다녔다. 그는 철저한 원칙주의자였다. 나는 그의 변함 없는 꼿꼿함에 감동받았다.
만약 헬렌 니어링이 그의 곁에 없었더라면 그의 삶은 어땠을까? 기본적인 삶의 틀은 같았겠지만 분명 헬렌 니어링이 있었기에 더욱 그의 삶은 아름다워졌으리라. 헬렌 니어링. 그녀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풍요롭게 살 수 있었는데도 스코트를 선택하고 그와의 삶을 훌륭하게 살아간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그녀가 가난한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스코트와 함께 소유하지 않으면서도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꾸려갔다는 게 너무나 신기할 정도였다. 그러기에 한편으론 스코트보다도 헬렌이 더 위대해 보였다.
스스로 곡기를 끊고 죽음을 경건하게 맞이하는 스코트의 모습은 어떤 성자보다도 거룩해 보였다!!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 사회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자본주의의 모순을 비판하면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물질에 매달려 자기 자신을 갉아먹는다.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이 미덕인 이 사회에서 우리는 꼭 필요하지 않는데도 더, 좀더 많이 물질을 소유하고자 자기 자신을 황폐화시키고 있지 않는지... 자기 것을 꼭 움켜잡고 있는 한은 우리는 어쩜 자유를 향한 한 발짝의 걸음도 내딛지 못할 것이다.
자유롭다는 것은, 그리고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옳지 못한 것들에 대해 당당히 저항할 수 있고, 자기만의 삶이 아닌 내 이웃의 고통도 함께 느끼려 노력하고 많은 물질을 소유하려하기보다는 검소한 모습으로 살려 노력하고, 결국 인간은 '유한한 존재'라는 겸허한 인식 아래 살아가는 것. 또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삶이 아닐까? 스코트와 헬렌 니어링의 삶은 우리들에게 너무나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그들의 삶 앞에 한없이 부끄럽기만 한 나의 삶... 이 책을 뭐라 표현을 다 할 수 없을 정도의 감동이 느껴졌다. 아무쪼록 아직 이 책을 읽지 많은 분들이 빨리 이 책을 읽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2001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