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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마녀 ㅣ 길벗어린이 문학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지음, 위니 겝하르트 가일러 그림, 백경학 옮김 / 길벗어린이 / 2005년 7월
평점 :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 다니며 마술책을 보고 큰 솥단지에다 온갖 혐오스러운 것을 다 넣어가며 신비한 묘약을 만들기 위해 주걱을 저어대는 모습, 마녀의 모습 하면 난 이런 장면이 떠오른다.
여기 127살이나 먹었는데도 꼬마마녀라 불리며 어른 마녀세계에 끼지 못하는 마녀가 있다. 그러나 이 꼬마 마녀는 춤을 너무 추고 싶어서 몰래 잔치에 가서 춤을 추다 들켜버린다. 여왕마녀 덕택에 꼬마 마녀는 가까스로 처벌을 면하고 착한 마녀가 되면 춤을 춰도 좋다는 여왕 마녀의 허락을 받는다.
열심히 요술책을 공부한 꼬마 마녀는 착한 마녀가 되기 위해 정말로 열심히 사람들을 돕는다.
땔감을 구하는 아주머니들을 위해 바람을 일으켜 잔가지를 떨어뜨려 주고, 아무도 사지 않는 좋이꽃을 파는 소녀를 위해 종이꽃에서 향기가 나게 요술을 부린다. 볼링 도박꾼 남편 때문에 힘들어하는 여자를 위해서는 남편이 던지는 볼링공이 멈추지 않게 요술을 부려 가정으로 되돌아가게 한다. 꼬마 마녀가 착한 마녀가 되기 위해서 하는 일들은 모두 정이 담뿍 느껴질 만큼 따스하다.
순수하고 착하며 여린 아이들이나 동물들, 가난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향한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이 꼬마마녀를 통해 고스란히 느껴진다.
또한 악하고 매정하고 못된 자들을 혼내주는 모습은 시원하리만큼 통쾌하고 웃음이 터져 나온다.
땔감을 구하는 아주머니들을 쫓아내는 매정한 산지기를 자기의 생각과 정반대로 너무나 친절하게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 말들에게 사정없이 채찍을 휘두르는 마차꾼의 채찍이 오히려 자신을 때리도록 하는 요술, 괴롭힘을 당하는 꼬마 아이들을 위해 눈사람이 장난꾸러기를 혼내주는 요술, 둥지를 잃을 위험에 빠진 새를 위해 개구쟁이들을 나무에서 꼼짝 못하게 달라붙게 만드는 장면은 익살스럽고 재미있으며 통쾌함을 느끼게 해준다.
정말 현실에서도 못된 것들을 혼쭐내주는 이런 꼬마마녀가 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꼬마마녀의 요술 하나하나가 약하고 여린 것들에게는 애정을 담뿍, 악하고 못된 것들에게는 쌤통을 담뿍 담고 있다.
그래서 읽는 사람이 어른이든 아이이든 그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쏘옥 빠지게 만든다.
착한 마녀는 1년 동한 해온 그 착한 행동으로 많은 마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여왕마녀에게 칭찬받고 춤을 신나게 밤새도록 추웠다는 것으로 끝맺을 법한데...
그런데 이게 웬일?
이렇게 착한 일을 많이 한 꼬마마녀의 행동은 마녀 세계에서는 가장 나쁜 마녀가 하는 행동이었던 것.
마지막의 반전이 독자들을 다시 한번 사로잡고, 못된 짓만 일삼는 어른 마녀들의 빗자루와 요술 책을 몽땅 불태워버리는 꼬마 마녀의 대담한 행동으로 끝을 맺는 작가의 상상력과 기발함에 와~~ 하는 감탄사가 속으로 절로 나온다.
한없이 순수하고 따스한 마음을 가진 꼬마마녀가 막판에 '못되먹고 썩어빠진 것들의 총체'인 어른 마녀들에게 '아얏' 소리도 못할 만큼 회생불능의 상태가 되게 한방 크게 날리는 장면이 참 통쾌하고 통쾌하다!!!
아주 옛날에 쓰여진 동화지만 진짜 재미있게 잘 쓴 명작으로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