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귀 케이스릴러
전건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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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한국장르문학에 관심이 많이 생겼는데, 특히 전건우 작가님 칭찬이 자자하길래 선택하게 된 <마귀> 최근에 읽은 한국 작품들이 꽤나 재미있었기 때문에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기대에 부흥하듯 큰 스케일과 박진감 넘치는 전개에 페이지 수가 꽤나 많은 편임에도 순식간에 읽어나갔다.



-지극히 한국적인 문체라 일본 장르문학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다소 어색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뭔가 큰 사건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에 흥미롭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클라이맥스로 다가가면서는 박진감 넘치는 스릴에 살짝 오바해서 숨도 못쉬고 페이지를 넘겼다. <마귀>는 “어둠은 사람을 홀린다. 지금이 바로 그때였다.” 라며 독자들을 홀린다. 생각보다 배경 스케일이 커서 오오 하며 감탄을 하게 된다. “너희들이 악이라 부르는 존재가 진짜로 하는 건 아주 작은 약점을 만드는 일이야. 그저 얕은 구덩이 하나를 파놓는 수준이지. 재미있지 않아? 인간은 대부분 그 구덩이에 빠진다는 사실이지.” 또한 전체적으로 스케일이 큰데도 불구하고 너무 허구적이지 않고 현실적으로 잘 쓰여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퇴마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알아서 풀리지 실질적인 퇴마 장면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퇴마 소설이지만 알고보면 그냥 악귀와 선하지만 힘은 없는 사람들의 얼렁뚱땅 싸움인 것이다. 그럼에도 소설을 재미있게 전개한다는게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또 결말이 일본 이류 추리소설 작품들과 결이 비슷해 으잉? 잘 써놓고 이렇게 마무리를 한다고? 하는 생각이 든다. 여운이 남는 결말을 쓰고자 했던 것 같은데, 그런 노력이 오히려 독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조금의 아쉬움은 남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이제는 내가 다음으로 접할 한국 문학은 과연 어떠할까 설레이며 기대하게 된다. 앞으로 케이스릴러 시리즈도 열심히 읽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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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리커버)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 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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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에 출간 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처음 이 도서를 봤을 때 가장 먼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개를 왜훔쳐?’ 제목에서 이런 호기심을 이끌어 결국 책을 열게 만든다. 나는 늘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품고 있었는데 밀리의서재에 오디오북이 있기에 고민없이 듣기 시작했다. 마침 또 밝은 작품을 읽을 순서였기도 하고 뭔가 착착 맞아 떨어진 느낌. 아무튼 처음에는 다소 루즈하고 답답한 느낌이 들었는데, 윌리가 등장하고 부터는 그 귀여움에 재미가 두 배가 된다. 그리고 뒤로 갈 수록 진한 감동을 선사해주는 소설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초반에 루즈하고 답답한 느낌은 여자아이 때문이 80% 였는데, 오디오북의 가장 큰 단점이 여기서 나타난다. 성우분이 연기를 해주기 때문에 주인공의 성격적 결함이 더 돋보이고, 그래서 더 꼴보기 싫고, 그래서 책까지 재미가 없어진다는 것!(이러한 이유로 드라마를 못보는 사람,, 맘에 안드는 등장인물 나올 때마다 온몸으로 분노함ㅋ) 그래서 초반에 집중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물론 한창 예민할 나이에 제대로 씻지도, 먹지도 못하면서 친구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함께 어울리지 못한다는 건 아이에게 큰 상처이고 고통일 수 밖에 없다. 엄마는 엄마 나름대로 큰 노력을 하고있지만, 아이들도 그 나름 이 상황을 손 놓고 있을 수 만은 없다. 아이들 두뇌로 가장 그럴싸한 돈을 버는 방법은 ‘개를 훔치는’ 것이었다. 강아지를 잃어 상심한 주인이 사례금을 준다는 전단지를 돌리면 돌려준다는 계획. 그렇게 시작 된 이야기지만 문제가 생겼다. 강아지 주인과 납치범(?)이 다정한 사이가 된 것이다.



-아이를 이런 상황에 빠트리다니..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막막한 어머니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또한 힘든 상황인건 이해하지만 엄마한테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하니! 하는 생각도 든다. 이해가 되면서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 오히려 사랑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힘든 상황 속에서 말다툼을 하면서도 끝내 서로를 생각하는 모습. 자신이 겪은 고통에 분노하면서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그런 것들이 이 소설 속에는 가득 들어있다. 아이들의 성장소설 같으면서도 어쩌면 그 속에서 어른들이 배울 점이 더 많은 이야기.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그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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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병동 병동 시리즈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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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출간 되었을 때, 인스타그램에 엄청난 양의 리뷰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호기심을 가졌던 <가면병동> 거기에 김은모 번역이기에 고민없이 다음 도서로 읽기 시작했다. (재미가 확실히 보증 된 책을 읽고 싶었다.) 진행 속도가 굉장히 빨라서 다른 생각을 하기도 전에 책 속으로 푹 빠지게 되고, 여러 가능성에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며 즐겁게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우선 클로즈드 서클이 뭔지 정확하게 알고 가자. 클로즈드 서클이란 ‘소수의 내부인들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내부인에 의해 일어난 살인 사건을 가리킨다.’ (출처 나무위키) 라는 배경설정이다. 이 설정을 사용한 대표작을 뽑자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시리즈로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가 있다. 이 설정의 가장 큰 매력은 한정 된 공간에 갇히게 되는 스토리, 거기서 발생 되는 사건, 사방으로 뻗치는 의심의 눈길이다. 다만 꽤나 흔히 사용되는 설정이다보니 다소 뻔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점을 잘 활용한다면 오히려 더 큰 반전을 선사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가면병동>의 반전은 뻔하고, 예측이 가능하다. 주인공이 뒤늦게 알아내는 사실들을 보며 되려 ‘이걸 몰랐단 말이야?’ 라거나 ‘에이 너무 가져다 붙였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이야기가 진행 되는 동안 사실상 살인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흥미롭고 또 재미있기가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 ‘피에로 가면’을 쓴 강도가 인질극을 벌인다는 긴장감과 그것과는 별개의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는 설정에 독자들은 이중의 긴장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빠른 진행속도로 몰입력까지 좋아 순식간에 읽어나가게 된다. 결말은 다소 허무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이 충분히 보완을 해주는 것이다.



-결말부분까지 이미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결말이 허무한 점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끝까지 읽고 난 후에는 후련한 마음까지 생겼다. 반전에 큰 기대나 의미를 두지 않고 읽는다면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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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든 건 내가 사랑한 단어였다
라비니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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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께 협찬받아 읽어보게 된 <나를 만든 건 내가 사랑한 단어였다> 저자님의 바로 직전 작품에 이어서 받아보게 되어 영광이라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다. 사실 요즘은 삶이 너무 퍽퍽해 (코로나의 경제침체 후유증에 아직도 허덕이는 1인) 에세이를 읽을 마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실제로 밀리의 서재로 펼쳐들었다가 중도에 백기를 들기도 했다. 타인의 힘든 마음이나 기쁜 마음을 담기에는 나의 삶이 너무 벅차다. 예상치 못한 문제들과 예상했던 문제들이 넘쳐나는 나날에 정신이 아득할 때는 누가 뭐라해도 넋 놓고 볼 수 있는 장르문학이 최고다. 그래서 요즘은 미친듯이 장르문학을 탐독하고 있다. 아무튼 그래서 일단 받아는 놨는데.. 이걸 어쩐다.. 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다 차례가 다가와 울며겨자먹기로 손에 집어들었다. 첫 번째로 다행인 점은 이 에세이는 ‘단어‘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감정을 크게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두 번째는 역시나 잘 쓰여진 글들이라 편안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는 점이고 마지막 세 번째는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점이다.



-이 작은 책 한 권은 나의 하루를 돌아보게 만든다. ‘내가 사랑한 단어는 무엇이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 전에, 우선 나는 어떤 단어로 이루어진 하루를 보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반성도, 깨달음도 아니다. 그저 그런 생각이 든다. (이게 이 작가님의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배울 점이나 깨달음 포인트를 짚자면 몇 개고 짚을 수 있지만, 그것보다 그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죄책감 없이 순수하게 감상하는 시간을 만들게 한다는 것) 문득 그런 생각을 하며 책을 덮고 곰곰히 생각해봤지만, 아무런 단어도, 아무런 감정도 없는 하루하루를 그저 버티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무언가 굉장한 것을 할거라고 말하면서 그 발판이 될 어떤 것도 하지 않으며, 가족들에게 일상적인 언어 외에는 그 어떤 따스한 말도 건네지 않으며, 바쁘다는 핑계로 친구의 연락은 제일 나중으로 미뤄둔채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그렇게 한 달 두 달 일년을 보내고 있었다. 언제였을까. 내가 사랑한 단어와 실천하고자 다짐한 단어를 생각했던 때가. 흠칫, 놀랐다. 이정도로 텅 빈 삶을 살았구나. 우선 휴대폰을 집어들고 ‘하숙생‘이라 저장해놓은 동거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밥은 잘 챙겨 먹었어?˝ 라는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따스한, 그러면서도 자주 당연히 넘기는 말을 건네기 위해서. 내 옆에서 응원해주는 사람을, 내가 정신없다는 이유로 당연시하지 않기 위해서.



-사실 책과는 전혀 상관 없는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완전히 <나를 만든 건 내가 사랑한 단어였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라비니야 작가님의 도서는 이제 두 권째이지만, 사람을 흡입하는 어떤 공기를 발산하는 작가이다. 그것도. 멀리 떨어진 독자에게 글로써.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흡입하고 나서는 각종 생각을, 전혀 상관없는 여러 이야기가 아니라 어느 한 지점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하게 만든다. 다정하게. 나는 호탕한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한다. 작가님의 글을 읽을 때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천천히 성장하며 이런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좋겠다˝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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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살인 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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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한 도서를 듣고나면 반드시 어두운 도서가 끌린다. 그러해서 선택한 이번의 오디오북은 <ABC 살인사건> 책으로 읽었을 때 상상도 못한 반전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비슷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서 기대하면서 듣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하고싶은 이야기는 다른 오디오북을 듣다가 황금가지의 애거서 크리스티 시리즈를 들으면 퀄리티에 감탄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러 성우분들의 연기와 각종 효과음은 안그래도 재미있는 책의 재미를 두 배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용을 이미 다 알고 들어도 오디오북 특유의 재미가 있어서 그런지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오디오북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색다른 살인 방법과 예상치 못한 반전은 독자들을 경악과 충격에 빠트리며 짜릿한 흥분을 선사한다. 아쉬운 점은 그 잘난 푸아로가 이 작품에서는 그다지 큰 활약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부분은 사실 좀 통쾌하다)



-푸아로에게 ABC로 서명 된 편지가 한 통 도착한다. 살인사건을 예고하는 편지에 모두들 장난편지라며 웃어 넘기지만 푸아로는 찝찝함을 떨치지 못한다. 그리고 실제로 발생한 살인사건. 이라는 내용으로 시작 되는 이 이야기는 편지의 발신인이 푸아로에게 자신을 잡아보라고 도발하며 ABC 순서대로 해당 알파벳으로 시작되는 마을의 해당 알파벳으로 시작 되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차례로 살인을 한다는 이야기다. 정신병자에 의해서 발생 된 사건인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이상한 부분을 느끼며 갈팡질팡하다보니 어느새 C까지 세 번째 살인이 발생되고, 푸아로는 이제 곧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다.



-속수무책으로 세 번째 살인까지 벌어지는동안 푸아로는 이상함을 느낄 뿐 자신의 능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다. 독자들은 그런 그에게 실망감과 함께 의외로 반전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자신만만하더니만! 스포아닌 스포를 조금 하자면, 사실 범인은 막바지에 스스로 경찰서로 걸어가 자백을 한다. 그래서 독자들은 푸아로에게 한 번, 전개되는 내용에 한 번 실망하게 되는데 두 번의 실망이 겹쳐서 그런지 독자들에게 더 속 시원하면서 깜짝 놀랄만한 반전을 이 책은 선사한다. 그아없에 비할 수는 없지만 그에 비슷한 반전이하고 할 수 는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나는 이미 글로 읽었던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두 명중 누가 범인인지 헷갈려서 알아내지 못했다. 이건 내 기억력 탓일까, 애거서의 집필 능력 덕분일까.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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