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출근은 했는데, 퇴근을 안 했대 - 사람 잡아먹는 자판기 테마소설 단편집 구구단편서가 2
남세오, 남유하, 장아미, 이시우, 한켠, 신원섭 / 황금가지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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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 출판사의 e북 시리즈에 푹 빠져 또 한 권을 바로 읽어버렸다. 이번에는 99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자 제목이 독특했던 <출근은 했는데, 퇴근을 안했대>를 읽었다. 제목부터가 현실적으로 너무 살벌한게 매력적이지 않은가! 이 작품은 여섯 명의 작가가 ‘사람 잡아먹는 자판기’를 테마로 쓴 단편집이다. 가볍고 재미있게 즐기기 좋으면서 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기 다른 작가가 쓴 단편집이면서도 통일감이 있어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사쿠라코 이야기> 일본 여행을 떠난 한 가족. 벚꽃 성수기때 방문했기 때문에 숙박비라도 아끼기 위해서 도시 외곽의 저렴한 숙박업소를 예약한다. 방문한 숙박업소 입구에 일본식 인형 자판기가 있었는데 딸이 계속해서 인형을 뽑아달라고 투정을 부린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H역의 자판기인 ‘나’는 매일 저녁마다 자신에게 다정한 말을 해주며 물건을 채우고 관리해주는 사람에게 애정을 느끼게 된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하루가 지나가다 어느날 그는 ‘나’가 보는 앞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공격을 당한다.

<오란씨는 맛있다> 오늘따라 유난히 이상한 곳으로 향하려는 강아지를 달래며 힘겹게 산책을 하던 주인공은 분명 어제까지는 못봤던 자판기를 발견하고 다가간다. 어떤 음료수를 마실까 고민하고 있는데 묘령의 여자가 주인공에게 다가온다.

<솔의 눈 뽑아 마시다 자판기에 잡아먹힌 소년 아직도 학교에 있다> 친구의 음료수 취향에 혀를 차던 주인공의 바로 눈 앞에서 친구가 솔의눈을 뽑다 자판기에게 잡아먹혔다. 충격과 슬픔에 빠져있던 주인공의 눈 앞에 친구의 유령이 나타난다.

<출근은 했는데, 퇴근을 안했대> 가‘족’같은 회사에 입사한 주인공은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마시다 음료 투입구에서 사람의 손길을 느낀다. 그런일이 몇 번 반복 되니 설마 출근해서 실종 되었다는 자신의 이전 사람인가하는 생각이든 주인공은 다음번 커피를 뽑을 때 메모지를 안쪽으로 넣어 자판기에 말을 건다.

<로그라이크>퇴근길에 배변 실수를하고 급한대로 눈에 보이는 공원 건물에 들어간 주인공. 팬티를 벗어 버리고 다시 나가려는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 건물안은 텅 비어있고 자판기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하염없이 기다리다 목이 말라 주머니에 들어있던 지폐로 음료수를 뽑으려던 주인공은 자판기에 잡아 먹히게 되고 눈을 뜨니 다른 세계가 펼쳐져있다.



-‘자판기’라는 동일한 재료를 가지고 어쩜 이렇게 색다르고 참신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었는지를 생각하면서 읽으니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전설, 스릴, 퇴마, 판타지, 감동과 인간의 이기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다양한 장르와 경험을 <출근은 했는데, 퇴근을 안했대>로 한 번에 즐길 수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를 한 가지 주제로 즐길 수 있다니.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운 작품도 단 하나도 없었기때문에 이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과 만족감이 계속해서 자라나는 중이다. 앞으로 읽을 책들도 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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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라 그래 (양장)
양희은 지음 / 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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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오디오북으로 에세이를 들으니 마음이 잔잔하니 평화로워지면서 큰 위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문에 이번 오디오북도 양희은 가수님의 작품 <그러라 그래>를 선택했다. 특히나 그의 목소리로 직접 낭독에 참여했고, 여러 연예인들이 낭독에 함께 참여했다고 해서 더욱 큰 기대를 가지고 듣기 시작했다. 오디오북을 듣다보면 반가운 목소리들이 들려서 쏠쏠한 재미로 들을 수 있었지만, 의외로 너무 여러명의 목소리가 번갈아가며 낭독하다보니 너무 정신이 없기도 했다. 반가운 목소리는 반가운 목소리고 책을 낭독해서 듣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목소리부터 말하는 템포도 타이밍도 스타일도 전부 다른데 어느 타이밍에서 바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갑자기 목소리가 휙휙 바뀌어서 정신이 없어 책의 감동이 조금 줄어들었다. 나는 앞으로 두 번 다시는 낭독인이 여러명인 비문학은 듣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아무래도 저자의 목소리는 잘 알고 있고, 저자의 글을 저자가 직접 읽어준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저자가 낭독하는 부분은 감동과 재미가 두 배가 되었고, 감동과 전율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노래와 여성시대 라디오를 통해서 많은 팬들을 웃고 울게 만들었던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까. 유명인사를 에세이를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특히나 팬들에게는 그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힘들었던 시기와 치열했던 어린시절의 나날들. 저자의 마인드와 여러 경험들. 그런 경험들을 해온 저자가 하는 생각들을 듣다보면 잔잔한 용기를 얻게 된다. 나도 할 수 있어! 라는 용기라기 보다는 뭐랄까 살다보면 언젠가는, 언젠가는 성공하지는 못하더라도 아름다운 삶은 살 아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신기한 감정이 솟아난다. 사실 저자는 우리에게 그런 삶의 용기와 응원을 해주던 사람이기에 그런 저자의 속내와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자체로 위안이 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와 똑같은 한 인간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잔잔한 마음과 평화로운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는건 어찌보면 양희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정신이 없었던 점이 조금 아쉽지만, 엄마가 앉혀놓고 자신의 삶을 가만가만 이야기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엄마의 이야기에 교훈이나 깨달음은 얻지 않겠지만 (이건 자식이기 때문에 ‘못‘ 하는게 아니라 ‘안‘ 하는 느낌이 된다.) 엄마도 이렇게 살아왔구나, 엄마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더 열심히 버티고 조금 더 열심히 살아가자는 용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라 그래>는 그런 책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할 뿐이지만 듣는이로 하여금 잔잔한 용기를 얻게 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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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홀리데이 - 오늘은 실종되고 싶은 날
오츠이치 지음, 김선영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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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수오빠가 선물로 보내준 <실종 홀리데이> 이번에도 다른 책들과 함께 잔뜩 보내줬는데 오츠이치 작품을 보자마자 소리지르면서 바로 읽을 책 목록에 넣어 두고 순서가 찾아오자마자 바로 읽어버렸다! 심지어 알라딘과 예스24에 검색해보니 전부 품절상태. 절판도서를 간간히 득템할 수 있는 쿠팡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내 생각이지만 이대로 절판이 될 것 같은데, 이렇게 귀한 책을 선뜻 선물해줘서 너무너무 감동의 물결쓰,,❤️ 이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다음에 만나면 일단 큰절부터 할게! 덕분에 재미있게 읽었어!!

너무 감동해서 너무 흥분해버렸다. 아무튼 오츠이치이기 때문에 아무런 걱정 없이 펼쳐들었고, 말해뭐해 역시나 재미있었다. 오츠이치만의 감성 미스터리는 장르문학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어서 더욱 감탄이 나오는 작품이다.



-<행복은 새끼 고양이 같은 모습> 주인공이 대학에 입학해 혼자 자취를 시작한다. 이전에 살던 사람이 갑자기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잠시 찝찝했지만 남은 가구들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다. 혼자 조용히 살아가고싶던 주인공에게 이전에 살던 사람이 키우던 고양이가 어디선가 나타나고, 보지 않는 프로그램이 켜져있거나 꼭 닫은 창문이 어느새 열려있는 등의 괴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실종 홀리데이> 엄마의 재혼으로 갑자기 가난한 삶에서 부잣집 아가씨가 된 주인공. 시간이 흘러 엄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피가 전혀 섞이지 않은 이 집에서 언제 쫒겨날지 몰라 두려워하게 된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새로운 부인을 들이게 되고, 사사건건 부인과 부딪히던 주인공은 가출을 한다. 그러다 자신이 없어도 행복해보이는 가족들을 보게되고 분노한 주인공은 스스로 ‘유괴’ 당하기로 결정한다.

오츠이치는 감성 미스터리의 대가이다. 장르문학의 일반적인 전개 방식인 원인 >사건의 발생 > 위기 > 해결 을 지키면서 거기에 인간의 감성을 건드리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어색하거나 이질적이지 않게 자연스럽게 혼합한다. 때문에 오츠이치의 글을 읽을 때면 가슴아프거나 아름답다는 감정과 흥미로움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미스터리물을 즐기면서 감성적인 아름다움과 감동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것도 마무리 시점에서 감동적인 스토리를 첨가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그 색체이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인 느낌을 받으며 읽을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잔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였고 <행복은 새끼 고양이 같은 모습> 에서는 추리를 <실종 홀리데이> 에서는 서스펜스적인 스릴과 반전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또 뒷 표지에 적힌 카피인 ‘치유하는 풍경’이라는 말이 굉장히 잘 어울리는 이야기다. 믿고 읽는 록수오빠 픽, 오츠이치 이기 때문에 치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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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큐 웃픈 내 인생
앨리 브로시 글.그림, 신지윤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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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솔직히 말하자면 만화책인줄알고 가볍게 읽을 요량으로 펼쳤다. 워낙 책 정보를 읽지 않고 읽어버릇했더니 이런 불상사가 생겼다. 처음에는 만화가 아니라는 사실에 당황해서 펼쳤다 덮고 펼쳤다 덮고를 반복했다. 심지어 첫 챕터가 난해하기 짝이 없어서 이게 도대체 뭐지?를 반복해서 외치며 어떻게 읽어나갈지 막막하다는 생각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읽는 속도가 더뎌졌는데 처음부터 그림 에세이라는 사실을 알고 읽는다면 <큐큐 웃픈 내 인생> 이 얼마나 솔직한 에세이인지 느끼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초반을 지나고부터는 눈을 떼지 못하고 잠까지 줄여나가며 후루룩 읽어나갔다. (그렇다해도 맨 첫 번째 이야기가 난해한건 변하지 않지만)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 첫 번째 이야기를 읽는 동안 독자들은 전부다 얼굴에 물음표를 띄울 것이라고. 왜 하필 첫 번째 이야기를 이 이야기로 정했을까 싶은 생각도 했다. 왜??? 근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이야기가 <큐큐 웃픈 내 인생>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솔직하고 유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중간정도 읽었을 때, 솔직히 놀랐다. 아무런 감미료도 첨가물도 넣지 않은, 이토록 솔직한 에세이라니. 한 인간의 삶이 어땠는지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느끼면서 오히려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꾸밈 없는 이야기에 ‘이런 엉뚱한 생각! 나만 하는게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며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다른 에세이들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느꼈다면, <큐큐 웃픈 내 인생> 을 통해서는 공감과 유쾌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다르게 이야기 하자면 이 책을 읽으면서 웃픈 내 인생을 함께 떠올리며 웃고 울게 된다는 것이다.



-<큐큐 웃픈 내 인생>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우울증에 관한 챕터라고 생각한다. 요즈음 우울증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겪는 질병이고 이에 관한 에세이들도 정말 많이 나왔지만, <큐큐 웃픈 내 인생>에서 저자가 묘사한 우울증이 가장 공감이 많이 되었다. 그래 이거라고!!! 내가 우울증이 찾아오면 딱 이런 느낌이라고!! 싶어서 우울증을 겪어본 사람이나 겪어보지않아 어떤 느낌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강제로 보여주고 싶을 정도였다. 굉장히 솔직한 에세이라 독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책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우울증 챕터,, 필수로 모든 인구가 읽어야 된다고 어디서 강제 시킬 수 없나 하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며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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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때처럼 밀리의서재에서 읽지도 못할 수 많은 책들을 찜해놓고 있던 중 황금가지 도서들을 발견했다. 아니 밀리의서재에 황금가지 도서가!? 싶어서 신나서 들어가보니 황금가지에서 출판하는 e북 시리즈가 있었고 죄다 한국 작가들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오히려 기대감이 더욱 상승했다. 장르소설의 원탑 출판사라고 불러도 되는 황금가지에서 출판 된 한국 장르문학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었던 것이다. 그 중에서 <500원짜리 문방구 공포집>은 제목에서부터 저자 스스로 자신의 글을 500원짜리 문방구 공포집이라고 표현하는게 재미있었고, 때문에 아무런 기대감 없이 심심풀이로 읽기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장 먼저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초반에는 단순한 인터넷 도시괴담 수준의 이야기였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퀄리티가 좋아져서 깜짝 놀라며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출판일은 동일하게 나와있지만 내 멋대로 <그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가 1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편이 초반에 정말이지 흔하고 단순한 ‘무서운 이야기’였는데 후반으로 갈 수록 ‘호러괴담’이 되었고 <이 도시에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짜임새도 좋고 (가상의 배경을 만들어 통일감을 줘서 현실감이 올라갔다.) 내용도 퀄리티가 훨씬 좋아졌기 때문이다. 저자 스스로 자신의 글을 ‘500원짜리 문방구 공포집’이라고 표현한점과 <그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초반의 시시한 이야기들이 오히려 기대감을 낮춰서 후반부의 이야기나 <이 도시에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를 읽을 때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 혹시 이 모든게 작가의 의도였다면 작가님 너무 재능낭비 하고 계신거 아닙니까? 얼른 단편 소설을 쓰세요.



-아무 생각없이 짤막한 공포 이야기를 즐길 수 있으면서, 시시하고 흔한 이야기가 아닌 퀄리티가 좋은 호러괴담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강력추천! 기대도 안하고 생각도 안했는데 너무 즐겁게 읽었기 때문에 득템한 행복감까지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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