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저주를 파는 문방구 - 차삼동 공포 판타지 단편집 구구단편서가 4
차삼동 / 황금가지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국 금새 또 손에 집어들게 된 구구단편서가 시리즈. 이전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기대는 전~혀 하지 않은 상태로 [저주를 파는 문방구]를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작품성도 높고 퀄리티도 좋아서 깜짝 놀랐다. 이것 자체로 반전이었달까. 한 편 한 편이 재밌기때문에 다음 작품도 빨리 읽고 싶다는 생각에 쉴 틈 없이 읽어나갔다. 작품 수도 무려 17개에 다양한 스토리로 독자가 지루할 틈을 전혀 주지 않는 작품이었다.



-[저주를 파는 문방구]는 ‘어둠‘과 ‘빛‘ 두 개의 컨셉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둠에는 저주, 살인, 자기파괴 등과 같은 흔히 추리,호러,반전 소설에 사용 되는 주제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고, 빛은 아름답기도 하면서 기괴한 감성 미스터리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져있다. 어둠과 빛이라는 두 개의 컨셉으로 나누어 구성한 것 부터 뭔가 본격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각각의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이 이야기들이 모두 단편이라는 것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였다.

어둠 편은 시작 소설인 <검은 책>은 다소 흔한 괴담 이야기였지만, 시작은 간소했으나 끝은 거창했던 <비공개 안건>과 부정적인 자아 정체성(그 또한 결국은 ‘나‘인)을 충격적으로 다룬 <그림자>, 상상도 못할 반전을 가진 <가장 밝은 날에>로 독자를 충격에 빠트리기도 하고, 민속문학을 활용한 <기나긴 꿈의 저편>과 고전적인 호러이야기 <손톱자국>과<귀갓길>같은 단순하고 익숙한 괴담으로 편안한 마음이 들게 하다가도, 장편 탐정소설 못지 않은 이야기와 반전을 가진 <오버레이> 같은 작품으로 이야기 속에 푹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어둠에서 이미 정신 못차릴 만큼 즐겁지만, 감성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빛으로 넘어가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어린 명진이를 곁에서 도와주는 <경관이>와 길에서 만난 강아지의 주인을 찾아주는 <보리>이야기는 독자들의 눈물이 왈칵 차오르게 만들고, <안드로이드>와 <당신의 시간 속에서>는 sf 적 요소를 활용하여 독자의 감동을 이끌어내는 작품이다. <0114> 와 <털> 은 블랙 코미디로 다소 황당하고 어이없으면서도 웃음짓게 만드는 작품이었고 <황금의 유전자> 나 <어떤 아르바이트> 또한 황당무계하지만 도전적이고 감동적인 작품이었다.

두 가지 컨셉 속에서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활용하여 새로우면서 도전적인 작품들이 많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즐거웠던 작품이다.



-장르문학 단편집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단편집이라서 아쉽다는 생각과 이 작가의 앞으로의 활동이 정말 기대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저 재미있기만 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심오하게 들어간다면 사회적 문제나 인간의 정신적인 측면까지 두루 아우르는 이야기들이라 단순히 장르문학을 읽는 재미를 뛰어넘는 작품이었기에 더 그렇다. [저주를 파는 문방구]는 개인적으로 정말 강추! 하고 싶은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무서운 이야기 : 수상한 이웃들
아툰즈 / 아툰즈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면역의 힘]을 오디오북으로 듣다가 너무 귀에 안들어와서 중도포기하고 힐링할 겸 [무서운 이야기 : 수상한 이웃들]을 들었다. 밀리를 처음 시작하자마자 찜해놨었는데, 많이 허술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듣지 않고 있다가, 얼마전 [기담 : 기묘하고 이상한 이야기]를 읽고서 무서운 이야기는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시시해도 재미있다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듣기 시작했다.



-역시 퀄리티가 좋은 이야기들은 아니었다.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수준의 괴담들이다. 그렇지만 오디오북 퀄리티는 꽤나 좋았다. 성인들보다는 어린아이들이 좋아할법한 음향과 연출들이었지만, 그럼에도 ‘무서운 이야기‘를 듣는다는 행위 자체가 즐거웠기 때문에 크게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다. 아무런 생각 없이 공포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작품성은 떨어지더라도 무서운 이야기를 예전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무서운 이야기 마니아로써는 너무 반가운 현실이다. 가벼워도 상관 없으니, 앞으로 더욱 다양한 공포 오디오북이 생겼으면 좋겠다. 아주 틈날 때 마다 들어줄테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암흑소녀 - Novel Engine POP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정은주 옮김, 치런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다른 책들보다 조금 작고 가벼우며, 다소저렴한 느낌의 생김새에 살짝 망설여졌지만 [암흑소녀]라는 제목과 록수오빠의 픽이라는 것에 믿음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작품은 라이트노벨(장르문학 분류의 하나, 가볍게 읽을 수 있거나 모에 그림 삽화가 들어간 작은 판형의 소설)이었고 그래서 생김새가 다른 책들보다 조금 더 가벼운 형태였던 것이다. 연작소설 형식의 장편소설이며 한 소녀의 죽음의 진실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이는 누구를 지목할지 과연 진실은 무엇일지 궁금해서 정말 푹 빠져들어 읽을 수 있었다.



-문학 동아리 회장인 이츠미가 죽었다. 다른 학생들 사이에서 문학동아리 회원 중 한 명이 죽였다는 소문이 나돌게되고 결국 ‘암흑전골‘ 정기모임 때 이츠미의 죽음에 관한 단편 소설을 써서 낭독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한다. 부회장이었던 사유리가 개화인사를 한 후 회원 한 명 한 명이 각자 자신이 써온 소설을 낭독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모든 회원들이 제각기 다른 회원들을 용의자로 지목하며 그들의 수상한 행적들을 고발하여 점점 의문에 빠져들던 와중에 이츠미가 직접 쓴 글을 찾았다며 사유리가 마지막으로 낭독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너무 대놓고 한 명을 지목하는거 아니야? 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어나갔는데, 모든 회원들이 각기 다른 모든 회원들을 고발하여 추리는 고사하고 예측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오히려 호기심이 더욱 증폭 되면서 다음 내용들이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다. 그리고 터지는 소소한 반전과 놀라운 결말. 반전에 반전이라고 해야할까. 여자 고등학교라는 특성을 잘 살렸으며 잘 활용한 작품이다. 이 나이대의 여자아이들이기에 나올 수 있었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누구도 결말을 예상하지 못하리라 감히 장담한다.



-개인적으로 라이트노벨은 문학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작품일 순 있으나 예술이라 할 수는 없다고. 그런데 직접 읽어보니 가독성이 좋으며 여러모로 가볍게 편하게 즐길 수 있어서 깜짝놀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책을 읽고 싶지만, 책에 영 손을 뻗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라이트노벨을 먼저 읽어보라고 추천해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다 읽고 찾아보니 이 책 또한 절판 된 책이었다! (알라딘에는 품절이라 나와있지만 사실상 절판이라 봐도 무방하다.) 매번 이렇게 귀한 책을 선물로 주는 록수오라버님께 진심을 담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집 떠난 뒤 맑음 상.하 + 다이어리 세트 - 전2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소 여행은 혐오에 가까울 정도로 싫어하는 편이고, 자연히 여행에 관한 책도 장르 불문하고 그다지 관심이 가지않았다. 그런데 에쿠니 가오리가 쓴 ‘여행 소설‘이라니. 그녀의 문체로 쓰인 여행 소설은 어떨까 절로 기대가 되었다. 생각해보면 에세이라면 치를 떨던 나를 에세이에 푹 빠지게 만든 것도 그녀였다. 책을 읽는 순간 만큼은 바깥 세상을 완전히 잊고 싶을 때 나는 에쿠니 가오리 작품을 꺼내든다. [집 떠난 뒤 맑음]은 나에겐 낯선 여행소설이기에 더 큰 기대와 두근거림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미국으로 유학온 이츠카와 사촌동생 레이나는 ˝미국을 봐야겠˝다며 부모님께 달랑 쪽지 한 장을 남기고 휴대전화를 꺼놓은 채 여행길에 나선다. 17살과 14살. 아직 어린 그녀들이 사라졌다는 소식에 부모님들은 걱정과 응원 등 각자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그 순간에도 그녀들은 미국 곳곳을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 다양한 상황과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역시 이번 작품도 에쿠니 답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어린 여자아이 둘이 아무런 도움도 없이 낯선 땅을 여행한다는 발상 자체가 독특하지만, 거기서 발생되는 각종 사건 사고들에 그녀다운 해석을 입혀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가득 차있다.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들의 여행을 응원하게 된다.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중얼거리게 되는 것이다. 여행의 재미는 황홀한 배경과 그 나라만의 날씨와 냄새일까. 그러나 진정한 묘미는 만남과 헤어짐이 아닐까. 스쳐지나가기에 슬픈 만남, 스쳐지나감을 알면서도 다정한 만남. 그런 만남들이 모이면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는 텅 비어있던 가슴이 따스함과 다정함으로 가득 차게 되는지도 모른다. ˝No˝ 투성이었던 이츠카에게 ˝Yes˝ 까지는 아니더라도 ˝No˝가 아닌 것들이 늘어난 것처럼. 이츠카와 레이나가 먼 훗날 캠핑카를 타고 또 다시 새로운 여행을 떠나기를 바래본다.



-일상적이지만 비일상적인 이야기에 강인한 작가다. 때문에 이렇게 ˝여행˝이라는 주제가 강한 작품을 쓰면, 그녀의 주특기가 발휘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시 그냥 ˝에쿠니 가오리는 에쿠니 가오리˝ 였다. 여행 역시 일상적이지만 비일상적인 것이었다. 아니면 그녀가 쓰면 모든 것들이 이렇게 느껴질까? 자신만의 특별한 문체와 분위기를 단단하게 가지고 있는 작가이기 때문에 그녀의 작품을 손에 들을 때면 늘 기대된다. 그리고 늘 그녀의 세계 속으로 푹 빠져들게 된다. 아아 정말이지 이번에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한 청소부]라는 제목만 보고 어떤 책일지 궁금해서 담아뒀던 책이다. 오디오북 재생 시간이 짧아 듣기 애매해서 미루다가 잔잔한 이야기를 듣고싶어서 선택했다. 한 권을 다 듣자마자 다른 책들도 전부 들었다. 잔잔하면서 아름다운 이야기들이었다.



-[사랑받는 대통령] 자신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행복을 앗아가며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에게 결코 행복하고 풍족한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꾀에 자신이 넘어가기 마련이다. 전형적인 인과응보 교훈을 알려주는 이야기다.

[생각을 모으는 사람] 한 가지 생각을 너무 오래도록 품고있으면 안좋다는 것을 이야기해준다. 매일 생각을 모아 꽃을 피워 다시 생각을 세상으로 내보내주는 사람이 있다니 너무도 참신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행복한 청소부] 매일 힘든 청소일을 하면서도 자신이 하는 일과 관련된 지식을 하나도 모르고 있다는걸 자각한 주인공은 곧바로 공부를 시작한다. 멈추지 않고 배우려는 자세의 중요성과 자신의 일을대하는 마인드, 생각의 차이가 어떤 결과를 불러오고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알려주는 이야기다.

[바다로 간 화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끈질긴 노력을 했을 때 찾아오는 결말. 그 결말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자연히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다.



-모든 장르중에서 동화가 가장 쓰기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다. 잔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짧은 분량 안에 담아야 하며 그 속에 교훈까지 들어가야 하고, 아이가 읽어도 어른이 읽어도 입맛이 맞아야하기 때문이다. 모니카 페트의 작품들은 이 모든 조건들을 완벽하게 충족한다. 삶에 지쳤을 때,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싶을 때 우리에게는 사실 거창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동화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나는 모니카 페트의 동화를 추천하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9-07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리뷰해주신 동화들을 직접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리뷰해주신 내용을 읽어보니 하나하나가 정말 의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책표지의 그림들도 아기자기한게 참 이뻐서 아이들도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듯 합니다.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천사셔니 2023-09-11 07:16   좋아요 1 | URL
모두 주옥같은 작품들이었어요 :-) 오디오북으로 들어서 즐거운 것도 있었지만, 그림과 함께 읽지 못해서 아쉬울 정도였어요!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