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198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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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다음으로 좋아하는 세계문학을 꼽으라면 고민없이 <노인과 바다>를 말한다. 밀리의 서재에 오디오북이 있어서 처음부터 담아뒀다가 이제는 진짜 듣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듣기 시작했다. 책으로 읽었을 때는 단순히 자신보다 강인한 존재에도 포기하지 않고 고독한 싸움을 이어나가는 것에 감탄을 했다면 들었을 때는 또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노인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면서 더 웅장하면서 더 큰 전율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노인과 바다>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자신보다 강인한 상대를 만나더라도 주눅들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싸움에 임하는 자세. 그리고 동시에 고독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에 더 더하자면 자연의 위대함. 다시 읽으니 이런 것들을 더 다양하고 깊이 느낄 수 있었는데 더더구나 오디오북으로 들으니 고독한 상황에서의 심리가 더 깊게 다가오면서 진한 여운을 느낄 수 있었다.

수 많은 자기계발서와 심리학 도서에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들은 왜 그렇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이야기를 할까? 삶에서 진정한 승리의 기쁨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것이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으며 어떤게 승리한 것일까? <노인과 바다>에서 저자가 우리에게 진정으로 말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이것이 아니었을까?

사소하게 금연을 목표로 두고 있어도, 회사에서 어느 자리까지 올라가겠다는 방대한 목표를 두고 있어도 <노인과 바다>에서 배울 것이 정말 많다. 중요한점은 누군가와 싸우고 있다는 상황이 아니다. 승리라는 결과 또한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한계점에 도달해 정신이 아득해질 때에도 스스로를 믿고 포기하지 않는 것. 자신의 한계를 늘려가고 믿으며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 더나아가서는 싸움의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 궁극적으로는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지나온 과정에서 개선할 점을 발견하고 끊임없이 배워나가는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오디오북으로 들으니 노인의 독백 부분에서 고독과 두려움이 강하게 느껴지면서 물고기를 존중하면서 진지하게 싸움에 임하는 자세와 더 나아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에서라도 이 싸움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자세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깊은 여운과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노인의 두려움과 고통이 강하게 느껴지기에 동시에 더 진한 여운이 남는 것이다. 오디오북이라는 매체의 매력을 한층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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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키 단편선
사키 / 페가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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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봤을 때 해골로 보이는 표지 디자인만 보고 장르문학이라 멋대로 생각하고 펼쳐들었다. 두 편을 읽고 나서야 이거 장르문학이 아니구나? 싶었다. 그래서 뒤늦게 정보를 찾아보니 블랙 코미디였다. ‘사키’는 필명으로 본명은 ‘헥터 휴먼로’이며 안톤 체호프와 오 헨리에 비견되는 작가라고 한다. 체호프의 작품을 읽었을 때에도 감탄을 많이 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작품도 거울을 보는 여성을 해골과 오버랩 되도록 디자인한 표지도 매력적이고 인간의 어두운 부분을 깔끔하면서도 유쾌하게 풍자한 내용으로 인간의 본성을 직설적으로 볼 수 있어서 감명깊으면서 동시에 씁쓸한 마음이 드는 소설이었다.



-총 28개의 단편이 실려 있으며 하나같이 간결하고 깔끔하게 인간의 허점들을 꼬집는 작품들이다. 심플하게 읽히면서도 끝에가서는 콕 찌르는게 충격과 감탄이 동시에 나온다. 큰 기교를 쓰지 않으면서 탁월하게 비난하는 글들을 어떻게 감탄하지 않고 읽을 수 있을까. 첫 작품 <개브리얼-어니스트>부터 강렬하다. 가지고 있는 정보의 수준에 따라서 같은 대상을 각기 다르게 대하는 것부터 앞과 뒤가 다른 모습(처음의 각오,마음과 대상의 실제를 보고난 후 바뀌는 각오와 마음)과 같은 의미로 어떠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상을 어떤식으로 기억하는지까지 짧은 단편 한 편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깔끔하고 간결하게 담아냈다는 것이 경이롭기까지하다. 하고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쓰기가 어렵다. 분량의 문제도 있지만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기만 할 것 같기도 하다.


“정말이지 경탄이 절로 나오는 작품이다”



-최근 너무 장르문학 위주로 읽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계속 세계문학과 고전, 현대문학도 읽어야지 생각만 했는데 우연찮게 읽게되니 오히려 지적충만감을 채울 수 있어서 더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안톤 체호프의 작품을 즐겁게 읽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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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푸아로 셀렉션 1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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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이제는 오디오북도 특유의 분의기에 따라 손이 가기도 하는데 애거서크리스티 시리즈만의 묵직한 분위기에 푹 빠져서 다른 책을 두어번 들으면 자연스럽게 손이 간다. 애거서 시리즈를 다 들으면 아마 재독을 하지 않을까 싶다. 오디오북 퀄리티가 좋고 스토리가 워낙 재미있으니 몇 번이고 들어도 물리지 않을 것 같다. 그러해서 이번에 듣게 된 작품은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이다. 푸아로 시리즈로 중간 부분부터는 도대체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는 의문의 사건을 깔끔하게 해결하는게 카타르시스까지 느껴진다.



-헤이스팅스가 어렸을 적부터 알고 지내던 케번디시로부터 휴가기간동안 자신의 저택에 와서 지내라는 초대를 받는다. 그 마을에서 전쟁 피난차 와있던 푸아로와 재회하고 기분 좋은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어딘가 뒤숭숭한 집안 분위기 속에서 기어코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누가봐도 극명한 범죄자에게 사람들은 분노와 혐오를 느낀다. 그런데 푸아로가 사건의 형태를 완전히 바꿔버리는데..

어떻게 써야 스포가 되지 않을까 한참을 고민했다. 이틀이나 고민하다가 결국 내용에 대비하지 않고 얘기하기로 했다. 겉으로 보면 누가봐도 너무 뻔하고 답이 정해져있는 이야기다. 유산문제에 얽힌 뻔한 살인사건에 용의자는 누가봐도 이사람이다 싶은 이야기. 그러나 여기서 애거서 크리스티는 독자들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며 한 번의 의아함과 놀라움 그리고 두 번의 반전을 선사하며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까지 전한다. 역시 푸아로다 싶으면서 동시에 얄밉기도 하고, 아무래도 에거서 크리스티는 가스라이팅의 달인이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문득 드는 소설이다.



-이번 작품은 특히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을 즐기는 추리 소설에서는 쉽게 느끼지 못하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보통은 반전의 놀라움이나 범인을 추리하는 스릴감 혹은 맞췄을 때의 짜릿함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푸아로가 범인을 밝혀냈을 때의 놀라운 흥분과 안도감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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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꼬치의 기쁨
남유하 저자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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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테이프>를 다 읽고 선택한 다음 책은 <양꼬치의 기쁨>이다. 출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읽기도 했고 제목과 표지 디자인부터 기괴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소설이었는데 이번에 손가락을 다치면서 의도치않은 휴가가 생겨서 펼쳐들었다. 사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는 조금도 모르는 상태에서 읽었는데 환상 호러가 살짝 가미 된 기괴 소설로 독특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닫혀 있는 방> 시어머니와 함께 살기 싫어 이사하게 된 집. 가격이 저렴한 대신 한 방의 문은 열 수 없다. 이사 후 남편의 야근이 잦아졌는데, 알고보니 어머니와 매일 저녁 함께 있느라 귀가 시간이 늦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 주인공은 충격과 실망을 받게 된다. 설상가상 집에서 이상한 소리와 냄새가 난다.

<초신당> 자살하기 위해 들어간 숲 속에서 발견한 의문의 집. 마치 미로같은 집 안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고 본능적으로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 필사적이 되었던 주인공은 되려 아이에게 잡혀 한 방에 갇히게 된다.

<양꼬치의 기쁨> ‘남편 양꼬치’를 판매하는 양꼬치집. 고기가 먹고 싶어서 들어갔는데 고기류는 전부 재료소진이라는 식당 주인의 말에 자신의 남편을 사용해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주인공.

<뒤로 가는 사람들> 홧김에 아내를 죽인 후 이상한 현상이 발생된다. 사람들이 거꾸로 행동하는 현상이 발생한 후 집으로 돌아가면 시간이 돌아가 아내가 되살아난다.

<상실형> 살인을 저지르면 ‘상실형’이 선고되는 세상. 그들은 세 가지의 상실을 경험하게 된다. 혀와 중요부위를 상실한 주인공은 나머지 한 개의 상실을 두려움에 떨며 기다린다. 그러나 그에게 주어진 것은 석방이다.

<초대받은 손> 어느날 우연히 만나게 된 남편의 군대시절 동기. 그는 그들에게 잠시만 월세를 내며 방 한 칸에서 신세를 질 수 있겠냐며 물어보고 돈이 궁했던 그들은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가 들어오고 나서 이상한 일들이 생긴다.

<흉터> 어렸을 적 언니의 실수로 볼에 기다랗고 커다란 흉터를 가지게 된 주인공. 어느날 그녀에게 한 할머니가 다가와 원하는 시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알약을 건넨다.

<기억의 꿈> 좀비가 되어 상한 빵을 시급으로 받으며 좀비랜드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점점 잊혀져가는 과거 회상을 한다. 아직 좀비가 아니었을 때 좀비가 된 여자와 사랑에 빠진 이야기.

<내 이름은 제니> 위 이야기와 연계되는 이야기로 엄마의 강압 아래 성장한 한 여성이 선보러 나갔다가 좀비가 되어 폭언을 당한 후 좀비들의 시체가 모여있는 곳에 버림받게 된다.

<두 시간 후, 지구 멸망> 지구에 우주선이 침략하여 지구 멸망을 예고한다. 사람들은 마지막 시간을 각자 원하는 방식대로 보낸다. 주인공은 마지막 두 시간이 남았을 때 죽기 전에 살인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남자친구를 죽이기로 결정한다.



-기괴하고 독특한 상상의 세계이면서도 ‘가까운 사람’과 생기는 사건들이라는 점에서 실제적인 느낌을 동시에 들게 만든다. 환상적인 내용에 있을 수도 있음직한 내용이 섞이면서 더욱 재미있고 흥미로운 소설이 탄생했다. 이 분야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소설이다. 반대로 고어 난이도가 꽤나 높기 때문에 괴이하고 고어한 내용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절대 읽지 말라고 말해야 하는 소설이다. 나는 잊혀져갈 때쯤 또 한 번 읽을 것이다.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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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테이프 스토리콜렉터 57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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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손가락을 다치면서 너무 심한 붓기와 통증으로 정말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서 멍하니 시간만 보냈다. 생산적이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또 그것대로 힘들어서 통증이 줄어들 때마다 밀리의서재를 열심히 읽었다. 역시 뇌가 굳어있을 때는 호러가 최고다. 그중에서 믿을만한 작품을 읽고 싶어서 이전에 읽었던 미쓰다 신조의 <괴담의 테이프>를 선택했다. 역시는 역시다. 다시 읽어도 너무 재미있다.



-미쓰다 신조의 단편들은 작가 본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각각의 단편을 쓰게 된 이야기와 거기에 얽힌 사연이 매 편마다 나와서 이야기가 더욱 현실감있게 다가와 공포감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이야기 속에 또 이야기가 있어서 더욱 알차게 재미있으면서 몰입도도 좋아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미쓰다 신조는 액자 소설의 일인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모든 단편집이 각 단편들이 연계되는 이야기라 단편과 장편의 재미를 두루 느낄 수 있다. <괴담의 테이프>도 테이프와 관련된 이야기들로 저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괴담 이야기를 들으며 녹음해놓은 테이프 중에서 몇 가지 이야기를 뽑아 쓰는데 바쁜 미쓰다를 도와주기 위해 편집자가 다량의 녹음 테이프를 대신 들어주다 그녀에게 괴의한 현상들이 발생하게 된다.



-역시 재미있는 책은 몇 번 읽어도 재미있고, 이야기를 더 깊이 읽을 수 있어 더욱 재미있다. 매번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미 읽은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공포감있게 읽을 수 있어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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