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셔요.^^

시댁 앞길에 코스모스가 엄청 피었다.
알고보니 멋쟁이 우리어머님이 동네아주머니들과 씨를 뿌려서 키우신것..
다리도 아프신데.ㅠ.ㅠ
너무 이뻐서 한컷.



은영이는 고창읍성과 고인돌 보고오느라 피곤했는지 차에서 자고..재진이와 나만 찍었다.

 



 





두돌앞둔 조카 재용이.

 

이번 추석은 구경도 잘하고..기억에 남을게 많다.
그중 가장 큰 에피소드는..
추석전날밤에..
송씨집안 며느리 4명과 딸 1명이 찜질방에 간것..
시어머님,작은어머님,나,동서까지 며느리고..
작은어머님댁 대학생 아가씨가 송씨 집안 딸이다...호호

처음으로 여자들끼리 찜질방을 가니 흥분반 기대반..
작은어머님이 운전하시는 차를 타고 기분 좋게 출발을 했으나..
정읍시내가 아니라 곰소쪽으로 갔는데..
한증막 하나에 70년대 파란 타일이 붙은 목욕탕이 덩그라니..ㅎㅎㅎ
역시 목욕비는 싸서 일인당 5,000원
대충 씻고 앉아서 수다 떨고..
집에서 8시에 나와서 12시에 들어왔다.
4시간의 외출이 긴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생긴것은 위의 조카 재용이.
동서가 입덧하느라 피곤해서인지 조카를 아빠에게 맡기고 외출하는것을 너무나 기뻐했다.
그런데 요넘이 계속 울었나 보다.

시동생도 여자끼리 놀다오라고 보내주었으니 돌아오라고 전화하기 미안해서 아이를 달래다 달래다..
차를 타고 나왔다가 아이스크림 하나 사주고 집에 왔는데..아이는 계속 울었다고..
그럼 시동생이 아이를 데리고 찜질방으로 찾아왔으면 우리가 아이를 돌보았을것을..
집에 두고 간 우리도 문제지만 시동생도 잘한것은 없다.

아이가 4시간을 울어대니 아버님도 작은아버님도..송씨 집안 남자들은 다 화가 난듯..ㅎㅎ
집에 와서 보니 분위기가 험악하다.
어머님과 우리들은 동서가 아이 두고 갈수있다고 해서 두고 간거라..
평소에도 아빠랑 집에서 기다리고 있나보다. 생각한것이고..
이렇게 일이 커질줄 몰랐다.

아이는 엄마를 보자 울음을 그치고..15분만에 잠들어 버리고..
미안해진 여자들은 술상 봐서 남자들 기분을 풀어주었다.
큰며느리인 내가 총대를 매고..
"아버님..죄송합니다. 송씨 며느리들이 단체로 사표 내게 생겼으나..그럴수는 없고..
술한잔 받으시고 용서해 주십시요." 하고 눙치고 건배를 하니 아버님도 껄껄 웃으신다.

그래도 동서는 놀고 온게 해방감이 드는지..
"잘 놀고 왔다"란 말을 남겨서 나이든 큰형님(나)을 깜짝 놀래켰다는 뒷말이...

이렇게 올 추석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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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10-12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수니나라님
어쩌면 코스모스랑 너무 잘 어울리셔요

sooninara 2006-10-12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꽃이 너무 이뻐서..제가 기가 죽는걸요.ㅠ.ㅠ
성묘가랴..아이들 데리고 고창 돌아 다니고 오는길이라 피곤에 절은 모습..
추석날이 너무 더웠어요.^^

바람돌이 2006-10-12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큰며느리는 다르네요. 저렇게 눙치고 들어갈 수도 있구나.... ^^

sooninara 2006-10-12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시아버님이 화가 많이 나셔서 무서웠어요.ㅠ.ㅠ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며느리 재롱에 용서해 주시더이다.

건우와 연우 2006-10-12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래도 멋지십니다. 며느리들과 딸의 의기투합이...^^

sooninara 2006-10-12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영이가 "나도 딸인데.."하면서 따라 오려는것을 "넌 어려서 집에 있어" 하고 두고 갔어요. 은영이가 오면 재진이도 와야하고..재용이가 더 엄마 찾을까봐 두고 간건데 효과가 없었습니다^^
설날에도 가려고 하는데..이번엔 아이들도 데려가야할듯.

똘이맘, 또또맘 2006-10-12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저도요~ 무조건 동감입니다. 코스모스랑 너무 잘 어울리삼

마냐 2006-10-12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큰며느리 공력 장난 아님다. 저도 바람돌이님처럼, 저 대사에 감탄. ^^

ceylontea 2006-10-12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님이시니 가능한 대사였습니다..
저였다면.. 그냥.. 한쪽에 찌그러져 있었을듯.. ^^

가랑비 2006-10-12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십니다... 아이가 내내 운 것은 여자들 탓이 아니잖여요. 자기들 자식 잘 돌보지 못한 남자들 탓이지. 말이야 말이야.

책읽는나무 2006-10-12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씨집안 큰며느리님께 심씨집안 큰며느리 한 수 배우고 갑니다..^^
음~
나같은 입이 대빨 나와 있었을텐데...ㅡ.ㅡ;;
역시~~~

코스모스도 송씨집안 큰며느리를 시샘한 듯!..^^

해리포터7 2006-10-12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수니나라님..코스모스가 수니나라님한테 쏙 빨려들어갈것만 같네요..너무 알흠답게 나왔어요. 님의 맏며느리님대사 멋지십니다..역쉬~

씩씩하니 2006-10-13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늦게나마 님 사연에....흠..웃음과 함께..흐뭇함,,그리고 사람 사는 향기 맡고 가요...
그나저나 코스모스 향기에 취해있는,,저 분 바로 님이신거져???

미설 2006-10-13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넘 훌륭한 대사?에 감탄합니다. 맏며느리는 정말 아무나 못하는 건가봅니다. 저도 눙치는 것 좀 배워야 하는데 너무 뻣뻣해서 참...
코스모스랑 찍은 사진 정말 멋져요. 가을 향기가 물씬~~~

sooninara 2006-10-14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어계신분..미모라니요? 꽃이 예뻐서 저도 덕분에 더 잘나와 보이죠?

똘이맘,또또맘님. 감사합니다. 코스모스랑 안어울리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올 가을이 가기전에 코스옆에서 사진 한장 찍으세요^^

마냐님. 제가 어색한 분위기를 못견뎌서 재롱을 부리는 편이죠^^

실론티님. 그래도 결혼 10년이 넘었는데..시부모님이 어쩌시겠어요?ㅋㅋ

벼리꼬리님. 정말 남편이 아이 하루 못본다니..여자들 불쌍하죠?

책읽는 나무님. 3명이나 되는 아이때문에 나가지도 못하시죠? 저도 에전엔 그랬는데..이젠 느는게 담력입니다. 대한민국 며느리의 힘. 아줌마의 힘!!!

해리포터님. 더 잘 찍었으면 좋으련만..ㅋㅋ 그래도 어머님이 키우신 꽃이 너무 이쁘죠?

씩씩하니님. 저도 알라딘에 올만에 들어오네요.ㅠ.ㅠ 사진 속의 아줌마가 저랍니다.

미설님. 맏며느리라고 하는것은 없어요. 시어머님이 너무 일을 잘하셔서.
미설님도 두아이들과 가을 사진을 남겨보세요^^

바람구두님. 호호 감솨. (아부란 말은 빼시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