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 있다.

수짱에게 감정 이입해서 '아무래도 싫은 사람'인 무카이가 아무래도 싫다가도,

내가 누군가에게 무카이 같은 사람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준영의 내레이션처럼

진짜 중요한 건 지금 그 상대가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라 단정짓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상대가 아닌 자신에게 물어볼 일이다.

나는 누구에게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었던 적은 없는지.

 

+

 

왜들 그렇게 마스다 미리, 마스다 미리 하는지 알았던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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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가

 최승자

기억하는가

우리가 만났던 그날.

환희처럼 슬픔처럼

오래 큰물 내리던 그날. 

 

네가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네가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평생을 뒤척였다.

 

 

 

요즘은 소설보다 시, 에세이보다 시가 좋다.

봄이라 그런가- 시와 함께 봄타는 건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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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정유정의 첫 에세이. 오직 소설 하나만을 보고 달려온 인생. 4권의 소설로 한국문학 독자들을 사로잡을 때까지, 태어난 땅을 한 번도 벗어나본 적 없는 자타공인 골방 체질. 게다가 타고난 길치인 그녀가 생애 처음 떠나기로 한 여행지는 용감하게도, 자신의 소설 <내 심장을 쏴라>의 주인공 승민이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워하던 신들의 땅 히말라야다. 그곳에서 펼쳐질 별들의 바다를 보기 위해 든든한 파트너 김혜나 작가와 함께 떠난 안나푸르나 종주의 기록.

 

 

“어느 날 내 안의 에너지가 모조리 바닥났다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그날 새벽 나는 떠나기로 했다.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
그곳만이 나를 일으켜 세워줄 수 있을 것 같았다.”

 

*

 

좋아라하는 유정님의 첫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

『28』로 이동진의 빨간책방 팟캐스트에 출연하셨을 때, 히말라야에 관한 언급을 하셨던 기억이 나는데 (다녀오셨다고 했나 가신다고 했었나는 가물가물하지만) 여행에세이로 나올 줄이야.

 

소설에서 느껴지는 유정님의 포스답게(?) 생애 처음 떠나기로 한 여행지는

<내 심장을 쏴라>의 주인공 승민이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워하던 신들의 땅,

그 히말라야다.

 

자신 안의 에너지가 모조리 바닥났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날 새벽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를 떠나기로 했다니.

그곳만이 자신을 일으켜 세워줄 수 있을 것 같았다는 유정님의

 

하루 빨리 읽고 싶은 히말라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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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서점에서 책 구경하다가,

 

 

공부 기계가 살인 기계로 전도되다!
희세의 이야기꾼 오현종의 속도감과 영상미 넘치는 문체
평범한 재수생이 전략적 살인자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역설적 성장 서사

 

 

요 4줄 읽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훅, 들었던 책.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시리즈 중 두번째 책으로,

저번에 읽었던 장욱님의 <천국보다 낯선>은 오늘의 젊은 작가 네번째 책이었다.

책마다 표지가 제각각인데, 표지를 보는 맛도 쏠쏠한 책.

 

아래는 더 자세한 책 소개.ㅎㅎ

 

문학성.다양성.참신성을 기치로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예들만을 엄선한 '민음 경장편' 시리즈의 새로운 이름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두번째 작품. 매번 다양한 소재와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인간 내면의 심리를 예리하게 파헤치며 현대사회를 적나라하게 묘파하는 작가 오현종이 장편 <거룩한 속물들> 이후 3년 6개월 만에 내놓은 다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재수생 강지용은 같은 학원에서 알게 된 민신혜와 부드럽고 달콤한 첫사랑에 빠져든다. 그러나 신혜가 지용에게 들려준 자신의 이야기는 지옥의 풍경과도 같은 것이다. 10년 전 열한 살의 어린 딸 신혜에게 성매매를 강요했던 엄마는 이제 열한 살이 되는 신혜의 동생에게 다시 한 번 성매매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의 악마적 범죄를 멈추기 위해 신혜는 지용과 살인을 모의하고, 지용은 완전범죄에 성공한다. 대학 입시에 또다시 실패한 지용이 미국으로 도피성 유학을 떠나기 전 치밀한 준비 끝에 호프집 여주인을 살해하고 강도의 소행으로 위장한 것이다.

1년 후에 다시 만나기로 굳게 약속하고 지용은 출국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신혜와의 연락이 끊겨 버리고 지용은 신혜를 쫓기 시작한다. 신혜의 행방을 추적하면 추적할수록 진실은 점차 미궁으로 빠져든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은 입학한 적도 없으며, 몇 년 전에 교통사고로 죽었다던 새아버지는 멀쩡히 살아 있다. 은밀히 사람을 사서 신혜와 새아버지의 비밀을 파헤친 지용은 이제 신혜를 만나러 떠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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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엘리엇의 시 <황무지>를 접하고 난 뒤,

내게 4월은 잔인한 달이 되었다.

 

내가 사는 곳이 황무지는 아니기에, 내게 4월은 잔인한 달이 아니지만

<황무지>를 처음 접한 때가 공교롭게도 4월이었다.

4월을 생각하면 자동적으로 T.S. 엘리엇의 <황무지>가 떠오르고

<황무지>를 처음 읽던 그 시절, 그 느낌이 떠올라서

내게 4월은 잔인한 달이 되었다.

 

 

그런 4월에 읽고 싶은 4권의 에세이.

 

 

 

 

 

 

 

1. 권대웅 - 당신이 사는 달

 

'달詩 산문집'이라는 이 책의 부제가 참 좋았다. 둥글고 환한 달과 詩의 만남.

 

저자는 '달'이라는 존재가 인류에게 얼마나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해 왔는지를 일러준다는 책소개의 글을 읽고 있으니 이 책의 제목에 다시 눈이 간다. 그렇구나. '당신이 사는' 달이었구나. 그렇다는 건, 작가는 작가 자신이 사는 달에서, 당신(독자)이 사는 달에 대해 말하는 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에겐 저마다의 밤이 있는만큼, 저마다의 달이 있을 것이다.

 

잠을 자기엔 한없이 밝은 달 아래서, 저자가 일 년 동안 직접 손으로 꾹꾹 눌러쓴 글씨와 어울리게 파스텔과 물감으로 곱게 그린, 봄꽃처럼 환한 스물세 편의 달詩를 읽고 싶다.

 

 

 

2. 마스다 미리 -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작년 서울국제도서전에 갔을 때, 문학동네 부스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건 바로 '마스다 미리'였다. 할인율이 높은 편이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마스다 미리의 책을 구매하려고 책을 고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후, 한 번 읽어봐야지 했으나 이제야 손이 간다. 바로 이 책, 마스다 미리의 첫 번째 여자 산문집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때문이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이 책을 들고 잠깐 읽는데, 책장을 덮고 나면 그녀의 만화를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 그리는 만화는 어떨까, 궁금해져서 말이다.ㅎㅎ

 

 

 3. 강백수 - 서툰 말

 

저자는 열정과 긍정으로 무장한 20대가 아닌, 평범한 보통의 20대인 싱어송라이터이자 시인 강백수다.

 

자신을 이끌어 왔다는 '사소함'에 대해서 쓰인 책이라는 게 흥미롭게 다가왔다. 사소한 것들이 모여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게 된 이야기라니. 하하.

 

그 사소함이란 이런 거란다. 어릴 적 일기를 짧게 쓰기 위해 동시를 짓다가 시인이 됐고, 고등학교 때 여고 축제에 가기 위해 밴드를 했다가 지금까지 음악을 하게 되었다는, '사소한 순간을 무시하지 않고 사는' 그의 사소함. 그런 그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책.

 

'굳이 애쓰지 않아도 평범한 하루는 시적인 순간들로 채워지고 있더라'

는 책소개 속 한 줄을 읽는데, 가슴이 벅찼다.

어쩌면, 내가 보내는 평범한 하루도 시적인 순간들로 채워져 있는데,

내가 그 순간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건 아닌지 싶어 괜히 아찔하기도 했고.

 

 

 

 

4. 레이먼드 챈들러 -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 표지가 익숙하다 싶더니, 출판사 북스피어의 박람강기 프로젝트 3권이었다.

하드보일드 소설가 레이먼드 챈들러가 작가, 편집자, 독자 들에게 쓴 편지 가운데 68편을 묶은 이 책은 그동안 폴 오스터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등을 통해 일부분만 접할 수 있었던 챈들러의 통찰력 있는 견해들을 감상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한다.

 

 

작품론, 작가들, 할리우드, 필립 말로, 일상이라는 크게 5장으로 구성되었고, 목차를 살펴보던 중,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가 눈에 들었다.

 

 

글 쓰는 힘을 잃지 않는 섬세함을 얻는다는 것, 추리소설은 돈벌이로 쓴다는 관점, 내가 만일 서머싯 몸을 안다면, 피츠제럴드의 매력, 할리우드를 경멸할 수 없는 이유, 필립 말로의 인생, 내 글쓰기 혹은 글 안 쓰기의 문제, 나의 죽음에 대하여 등 여러 방면에서 챈들러의 견해를 느낄 수 있지만 이 책을 관통하는 말은 역시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라는 말일 것이다.

 

 

레이먼드 챈들러, 그는 정말이지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을까.

 

 

 

p.s. 4권의 책 제목으로 한 줄의 문장 만들기 놀이.

 

당신이 사는 달에서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에 대해 서툰 말로 생각하던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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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희돌이 2014-04-02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으로 문장 만들기 놀이~ 재미있네요^^ 저랑 2번, 4번이 겹쳐요^^

해밀 2014-04-03 23:56   좋아요 0 | URL
저렇게 문장으로 만들면 책 제목을 색다르게 기억할 수 있어서 재밌더라구요 :)
오호, 2권이 겹치는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