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임자, 중혁님의 신간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은 ‘딜리터deleter’에 대한 소설이다. ‘딜리팅’에 대한 소설이기도 하다. 깊게 땅을 판 다음 음식물 쓰레기와 동물의 시체와 곰팡이와 사람의 땀과 녹슨 기계를 한데 묻고 50년 동안 숙성시키면 날 법한 냄새가 나는 악어빌딩 4층에 자리한 구동치 탐정 사무실. 한적한 오후, “당신은 그토록 무미건조한 월요일에 나를 찾아왔군요. 이 세상의 덧없음을 아는 사람이여, 나에게 비밀을 말해주세요. 비밀의 그림자는 국경을 넘고 바다를 건넙니다. 우리의 사랑만이 덧없는 세상을 이겨낼 수 있는 힘, 나에게 비밀을 말해주세요. 비밀의 그림자는 월요일처럼 길고 길어요”라는 가사의 아리아가 흘러나오는 이 사무실에 똑, 똑, 손님이 찾아왔다.
“여기가 구동치 사무실이 맞습니까?”
“이건 위험한 일이고 중요한 일입니다. 비밀을 묻어버리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다들 저를 믿죠.”
“알겠습니다. 구 탐정님을 믿겠습니다. 계약합시다.”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은 사람의 발자취를, 흔적을 지워주는 탐정의 이야기다. 탐정 구동치와 계약한 사람은 죽은 뒤에 기억되고 싶은 부분만 남기고 떠날 수 있다. “살아 있으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으려는 마음이 삶을 붙잡으려는 손짓이라면, 죽고 난 후에 좋은 사람으로 남아 있으려는 마음은, 어쩌면 삶을 더 세게 거머쥐려는 추한 욕망일 수도 있었다(p. 328).”
힘 있는 재력가와 그의 추악한 비밀을 차지한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거래. 그리고 그들로부터 비밀을 지워달라는 딜리팅 요청을 받은 구동치 탐정의 수사가 맞물려 이야기가 시작됐다. 인간 누구나의 마음속에 숨겨진 이기적인 욕망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재미가 더해진 이야기.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김중혁의 세 번째 장편소설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이번에는 탐정 이야기이다. 김중혁에게 언제나 기발한 ‘소재’는 소중하다. 그것은 김중혁만이 상상할 수 있고, 김중혁보다 더 잘 쓸 수는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제 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예약 구매 완료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