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주말의 영화 프로그램을 보다가 찜한 작품이 <이웃집 야마다군>이다. TV 채널을 놓고 리모콘을 든 엄마의 공격과 신문을 든 아버지의 방어가 팽팽하게 펼쳐지는데, 화면 자체는 소박하지만 그들의 얼굴은 얼마나 비장한지! 한참 킬킬거리면서 개봉하면 볼 영화 1순위로 꼽아두었다.  

지난 주말 극장엘 갔는데, 마땅히 볼 만한 다른 영화도 없었던지라 고민없이 이 작품을 골랐다. 예상대로 '인디관'이라 이름붙은 가장 작은 관에 20~30명 정도의 관객이 다였다. 하지만 그날 같이 이 애니를 본 사람들은 얼마나 신나게들 웃었는지.

평범한 직장인 아버지와 가족들에게 집안 일 떠넘기기를 좋아하는 엄마, 이제 막 사춘기로 접어든 중학생 노보루, 똑똑한 딸 노노코, 그리고 고집 센 장모가 벌이는 에피소드들은 일본의 소박한 가정의 모습을 따뜻하게 보여준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보다는 웃겨 죽겠다.

영화를 보고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는 '적당'과 '포기'.
새학기를 맞아 올해의 결심이 뭐냐고, 결혼이냐 승진이냐를 묻는 아이들에게 담임 선생님은 결의를 다지는 표정으로 칠판에 적는다. <적당 適當>
결혼식 축사를 맡은 남편의 손에 커닝 페이퍼라고 반찬거리 메모를 쥐어준 아내를 보면서 남편은 비장하게 말한다.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기입니다.'
안되는 건 안된다고 포기하고서 적당히 살다보면 세상 모든 일은 어떻게든 굴러간다고 말하는 이 가족의 어이없는 모습에 웃다 보면, 그렇게 살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어떻게든 되겠지. 인생 뭐 있냐~ 

영화를 보고 나서도 이게 누구 작품인지,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 전혀 몰랐다. 나중에 찾아보니, 에라, 저 유명한 지브리의 다카하다 이사오 작품이었네. 게다가 엉성한 선과 대충 칠한 듯 보이는 색 때문에 싸게 만들었겠구나 했는데, 풀 디지털 방식이라 <모노노케 히메> 보다도 돈이 더 많이 들었다고 한다. 흠. 아무튼, 이 작품을 소개한 씨네21의 기사를 옮겨 둔다.  

 

<이웃집 야마다군>(ホ-ホケキョとなりの山田くん, 1999)

4개의 칸 속에 기승전결이 압축되어 있는 네컷만화를 장편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수 있을까. 대부분의 감독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말 것이다. 물론 성공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 애니메이션계는 이미 <아즈망가 대왕>이나 <사자에상>(サザエさん)처럼 네컷만화를 TV용 시리즈물로 번안한 경험이 있다. <이웃집 야마다군>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다카하다 이사오는 <아사히신문>에 연재 중인 네컷만화에서 인상적인 20여개의 에피소드들을 모아 여러 편의 하이쿠로 선집을 엮듯이 <이웃집 야마다군>을 만들어냈다.

<이웃집 야마다군>이 보여주는 것은 소박한 현대 일본 가정사다. 항상 힘이 넘치는 할머니, 전형적인 일본의 소심한 가장, 저녁식사 메뉴를 고민하느라 정신없는 엄마, 잘나지 않은 외모 때문에 고민이 많은 아들, 지나칠 정도로 어른스러운 막내딸로 구성된 야마다 가족은 일상의 평범한 고난과 행복을 겪으며 살아간다. 여기에는 다카하다가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일상의 순간들이 빼곡히 들어 있다. 파친코를 좋아하는 아빠와 아줌마스러운 엄마의 부부싸움. 비오는 날 지하철역에서 기다리는 아빠에게 우산을 가져다주는 게 영 귀찮은 아이들의 모습, 서서히 이성에 눈떠가는 아들의 풋사랑 등.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는 스스로의 힘을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장편애니메이션으로서 커다란 줄기를 만들어낸다. 특히 각각의 에피소드가 산토카, 바쇼 등 유명 하이쿠 시인들의 글귀로 마무리되는 것에서는 <이웃집 야마다군>이 일본의 전통적인 압축미(하이쿠와 네컷만화)를 장편애니메이션의 세계로 불러들이려는 시도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놀랍게도 <이웃집 야마다군>은 <모노노케 히메>보다도 많은 총 24억엔의 제작비가 투여된 대작이다. 모든 것이 풀 디지털 방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카하다 이사오와 지브리의 예전 작화풍에 익숙한 관객은 이 작품을 외면했고, 결국 지브리 역사상 최대의 흥행 참패로 이어졌다. 물론 흥행에서의 참패가 한 예술작품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이웃집 야마다군>은 소박한 그림체 속에 숨어 있는 지브리의 대담한 실험이며, 동시에 다카하다 이사오가 비오는 도쿄의 골목에서 구성지게 불러젖히는 인생찬가다.

http://www.cine21.com/News_Report/news_view.php?mm=001002005&mag_id=39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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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6-21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보고싶군요.

바람돌이 2006-06-21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싶은데 비디오로도 나올까요?
우리 동네는 개봉도 안할거고, 한다 하더라도 지금의 상황으로 보아 보러 갈수도 없는데 말이죠. ㅠ.ㅠ

urblue 2006-06-21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애니가 지방에서도 상영이 되는지는 모르겠네요. 서울서도 별로 많이 하는 것 같진 않더라구요. 요즘 웬만한 건 거의 비디오나 DVD로 나오는 것 같던데, 좀 기다려보시기를. 하여간 간만에 신나게 웃었어요.

미완성 2006-06-21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저도 씨디로 구워놓고 심심할 때마다 보고 있다는...
전 '우동' 에피소드 볼 때마다 웃겨요. 엄마가 너무 귀여워서..*.* 리모콘 대결도 그렇고, 아들래미 공부땜에 과외를 시킬까 말까하던 장면도 그렇고. 근데 정말 대충 만든 줄 알았더만 돈이 더 많이 들었다니, 오, 놀라운 소식이어요. ㅇ.ㅇ

urblue 2006-06-21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우동' 장면에서 많이 웃었어요. 그치만 보기엔 귀여워도, 내 옆에서 누가 그런다면 때리고 싶지 않을까요? ㅋㅋ

sudan 2006-06-21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얼마나 재미있었으면 간만에 페이퍼까지 쓰셨을까 싶은데요?
처음에 저 그림만 딱 보고는 우리나라 애니인 줄 알았어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림체.(얼블루님의 호평이 아니었다면 그림 때문에 이 애니는 절대 안 봤을 것 같아요.)

sudan 2006-06-21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돈 많이 들인 애니라는 걸 알고 다시 보니 처음 생각처럼 못 그린 그림 같아 보이진 않아요.

sudan 2006-06-21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 참.

urblue 2006-06-2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 네컷 만화가 원작이니까 그림체가 크게 독특하긴 어렵겠지요. (이 시점에서 갑자기 '표절'이란 떠오르는데, 일단 패스.)
제가 요즘 좀 뜸하죠? 딱히 재밌다거나 바빠서라기보다는 그저 안 하는 것에 익숙해진 것도 같고...
모니터 앞에 앉는 시간 줄여서 뭐 하실건지 결정 하셨나요? ^^

urblue 2006-06-21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새.

瑚璉 2006-06-2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거금을 들여 구해둔 DVD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코드 문제 때문에 못 보고 있어요(-.-;).

urblue 2006-06-21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질님, 저런, 제가 다 안타깝습니다. 그거 볼 방법은 없나요?

따우님, ㅎㅎ 네, 결정했습니다. 날짜는 바뀌었지만 그래도 일반 예식장보다는 문화센터 쪽이 나을 것 같아서요. 따우님 댁이랑 가까우니까 결혼식날 놀러오시든지요... ^^;

瑚璉 2006-06-21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DVD 플레이어가 없는 관계로 DVD-RW로 보는데, 이때 DVD-RW 자체에 지역코드 변경 횟수 제한이 있는 것이 문제이지요.

로드무비 2006-06-22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는 저도 꼭 보고 싶네요.
좋아하는 명랑만화풍 그림.
좋은 동네 사십니다. 극장도 그리 가깝고.^^

urblue 2006-06-22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은요, 저 애니 보면서 로드무비님 생각났어요. 전에 아따맘마랑 동일시하시던 게 기억나서 말이죠. 헤~ =3=3

건우와 연우 2006-06-22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보고싶은 영화네요. 알게해주셔서 감사^^

urblue 2006-06-22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재미있게 보시길. ^^

Volkswagen 2006-06-22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재미있겠습니다. 찾아봐야겠습니다. 여기도 지방인데...우째야 할랑가~~ (고심중....)
 

일본의 영화 잡지 <키네마 준보>와 <아사히 신문>에서 2005 베스트 1으로 꼽았다는 작품. (그런데 아사히는 우익 계열 아니었나.)

토요일 오후 3시 40분 상영을 보러 갔는데, 의외로 좌석이 4개 밖에 남지 않았다. 다행이라고 표를 끊고 바로 입장해서야 이유를 알았다. 워낙 상영관이 작기도 하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에 감독 이즈츠 카즈유키와 배우 다카오카 소스케의 무대 인사가 있었던 것. 핸드폰으로 몇 컷 사진을 찍긴 했지만 줌을 몰라서 거의 제대로 안 나왔을 것이다.

감독은 일본 메이저 영화사라면 이런 영화는 절대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일본 내부의 문제를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재미있지만 뒷부분에 가면 손수건도 필요할 것이라면서 즐겨달라고. 다카오카 소스케는 싸움 장면도 노래하는 장면도, 모든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찍었다고 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정말 웃지 않을 수가 없다. 배경은 68년. 버섯돌이 머리 모양을 한 밴드가 여고생들을 실신시키던 시절의 이야기다.



어쨌거나 68년. 바야흐로 일렉트릭 기타는 저물고 포크 기타의 시대, 프리섹스를 외치는 히피의 시대, 안전모를 쓰고 쇠파이프를 든 전공투의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도 조선 여학생의 동정을 잉크로 더럽히고 수작을 거는 일본인 고등학생들이 있고, 그런 일본인을 때리고 버스를 뒤집어 엎는 조선인학교 학생들이 있다.

그러나 영화는 이런 것들을 진지하게 그리지 않는다. 처음에 등장하는 저 밴드부터, "전쟁은 전쟁으로 대체한다."는 마오주석의 말을 학생들에게 떠들면서 조선인 학교와의 친선 축구 시합을 성사시키라고 요구하는 교사, 서로 만나기만 하면 두들겨 패고 싸울 궁리만 하는 일본인 학교 학생들과 조선인 학교 학생들, 히피이고 싶어하는 대학 나온 술집 주인, 소련 무용단이었다가 탈출한 여성, 금지곡 <임진강>을 기어코 방송하고야 마는 라디오 PD까지, 거의 모든 인물들이 가볍게 희화된다. 게다가 배우들의 서툰 한국어까지 가세하니, 영화를 보는 내내 쉴새 없이 웃음바다다.

예상했던 정도의 비극이 있고, 그런 상황에 따라 다소 뜬금없어 보이기도 하는 재일 조선인들의 한 맺힌 성토가 쏟아지기도 하지만,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일본인과 재일 조선인의 사랑이 열쇠라는 것은 일견 지나치게 안이한 결말이 아닌가 싶지만, 재일 조선인도 일본 땅에서 일본인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해본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일본 학생들과 집단 싸움을 벌이고 있던 안성(다카오카 소스케)이 아이가 태어난다는 말을 듣자마자 조금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후다닥 달려가 버린 것.




조선인 친구들로부터 '강개'라는 조선식 이름으로 불리는 코우스케와 경자의 <임진강> 듀엣. 경자에게 반한 코우스케는 한국어를 공부하는데, 재미있게도 이 배우의 한국어 발음이 가장 나았다.




히피를 꿈꾸는 오다기리 조. 여기까지는 멀쩡한데 뒤로 가면.... ㅎㅎ 이 배우도 색깔이 참 다양하다. <메종 드 히미코>에서와는 완전히 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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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6-03-14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세요. 상영 기간이 꽤 되는 것 같던데요.

물만두 2006-03-14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오다기리 조예요? 전 오기다리 조라고 만순이에게 말했는데 ㅠ.ㅠ

히피드림~ 2006-03-14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영관이 서울 하나뿐이라 못 봤어요. tv에서 우연히 예고편을 봤는데 재밌겠던데요. 비디오로 나오길 기다리는 중입니다.(아참, 아사히는 일본에서는 꽤 양심적인 신문이에요. 전체적으로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은 신문이고, 특히 북한에 대해 보도를 많이 해주죠.원래가 일본인들이 남한보다 북한에 더 관심이 많거든요. 재일작가 유미리가 이 신문에 일제시대 의열단에 관한 소설인 "8월의 저편"을 연재한적도 있어요^^)

Koni 2006-03-14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저기서 이 영화 얘기가 나오더군요. 전 오다기리 죠가 나온대서 관심을 가졌지만서두.

urblue 2006-03-14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하하, 오다기리에요. 남의 성(이름인가, 뭐 하여간)을 바꾸시네... 저도 가끔 그럽니다만. ㅋㅋ

punk님, 그러게요, 이런 영화 좀 여러군데서 해 주면 좋을텐데 말이에요. 나중에 비디오라도 꼭 보세요. 진짜 재미있습니다. 웃겨 죽는 줄 알았어요.
아사히가 그랬군요. 어디선가 우익 신문이라고 들은 희미한 기억만...헤헤.

냐오님, 이 영화에 등장한 오다기리 조 보시면 아마 확 깰걸요. ㅋㅋ 꽃미남을 저렇게 망가뜨려 놓다니, 했습니다.

2006-03-15 0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박예진 2006-03-20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재미있을 거 같아요 ^^
아 참 그리고 유아블루님~~유아블루님하고 저는 이벤트로 만났잖아요 ^^
저 이번에 두번째 이벤트를 연답니다 ♥ 꼭 참여해주시면 좋겠어요! [너무 부담드리는 건가요 ㅜ.ㅜ;;]

urblue 2006-03-20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기는 한데, 예진양은 아직 못 볼걸요. 15세 관람가든가. 좀 잔인한 장면이 많아서. ^^;
중학생 된 거 축하해요. 사촌 동생도 이번에 중학교 갔는데.
이벤트 내용이 어떤건지 봐야겠지만, 가급적 참가할게요. ^^
 




사이에 갓 태어난 아기가 끼어 있지만, 어디로 봐도 이들은 애들이다. 먼저 걸어가는 브뤼노를 발 걸어 넘어뜨리고는 자지러지게 웃는 소니아, 가진 돈 몽땅 털어 자기 것과 똑 같은 재킷을 소니아에게 사 주는 브뤼노, 이들이 샌드위치 하나씩을 손에 들고 티격태격 장난칠 때, 공원을 뛰어다니며 나 잡아봐라~ 놀 때, 영락없이 10대 후반의 철딱서니 없는, 그래서 싱그럽기도 한 애들이다.

 

덜컥 임신을 하고 아기가 태어나자, 그래도 소니아는 엄마임을 다소 실감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브뤼노는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아기를 안고 찾아온 소니아는 뒷전이고 도둑질에만 신경을 쓴다. 그가 하는 도둑질이란 것도 고작(!) 열 서너 살 먹은 아이들에게 남의 차를 뜯게 하는 일일 뿐이다. 소니아의 집을 멋대로 남에게 빌려주고는 공동 숙소로 소니아와 아기를 안내한다. 아기와 산책하다가 느닷없이 밀매 조직에 아이를 팔아버리고 나서 소니아에게 아기는 또 낳으면 되잖아,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따위의 말이나 하고, 경찰에는 내 아이가 아니라서 복수하려고 (아이를 팔았다고) 거짓말했어요. 라고 얼토당토않은 변명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소니아에게 잘못했다고 울며불며 매달리지만 실제로 반성하는게 아니라 단지 돈을 구걸하기 위해서이다. 배고파, 돈 좀 줘…”

 

이 정신없고 대책없고 한심한 청춘을 어쩌면 좋으랴. 청춘,이기나 한 것일까. 국어 사전을 찾으면 청춘은 스무 살 안팎의 젊은 나이를 이른다고 한다. 브뤼노는 그렇지만, 젊은이보다 확실히 아이에 가깝다. 인생은커녕 당장 내일도, 잠시 후의 일도 생각않는 철부지이다. 한숨과 실소만 피식 새어 나온다.

전작 <아들>에서 다르덴 형제는 자기 아들을 죽인 소년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중년의 남자를 보여주면서 끊임없이 관객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핸드헬드 카메라에 잡힌 올리비에는 배나오고 머리 벗겨지고 삶의 의욕도 없어 보이지만, 그가 소년을 좇을 때마다 괜스레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 영화 <더 차일드>를 보면서 그런 긴장감은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저 녀석이 언제 어른이 될까 하는, 어울리지도 않는 노파심만 생긴다. 갑자기, 내가 이렇게 늙어가는 걸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든다. 브뤼노가 위치해 있는, 아이와 어른의 경계를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어서 어른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내가 너무 나이가 들어서가 아닐까 싶은.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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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보고 싶은 영화들이 잔뜩이다.
이미 본 <천상의 소녀>와 <메종 드 히미코>를 빼고, 볼 예정인 영화들.



 The Child

 감독 : 장-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시놉시스
 좀도둑질과 구걸로 살고 있는 20세의 브뤼노와 18세의 소니아라는 젊은 연인의 러브 스토리이자 아버지 되기에 대한 이야기다.
 소니아의 임신으로 아들이 생겼지만, 아기의 소중함이나 그에 대한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철없는 브뤼노는 아기를 암시장에 팔아버리고 뒤늦게 그를 되찾으려 하면서 고난을 당하게 된다. 범죄의 가능성을 가진 미약한 인간의 고통을 묘사하면서도 그가 파멸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다르덴 형제의 연출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떠올리게 하며 진한 감동을 자아낸다.

 다르덴 형제의 작품으로는 <아들>을 본 적이 있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29163) 그땐 물론 이들의 이름도 모른 채 본 거지만. 아무튼 상당히 독특한 작품이었고, 인상적이었다. <더 차일드> 소개글에 <아들>이 언급되어 있어서 알아봤다. 내용도 흥미롭고, 감독들도 믿을만하다는 생각. 이번 토요일 쯤 볼 예정.


 Me and You and Everyone

 감독 : 미란다 줄라이

 시놉시스
 엉뚱 명랑한 비디오 아티스트 크리스틴은 신발가게에서 일하는 리처드에게 호감을 느껴 적극적으로 접근하지만, 갓 이혼 당해 패닉 상태에 빠진 리처드는 그녀의 갑작스런 호의를 받아들일만한 여유가 없다. 크리스틴과 리처드가 어설프고 서투르게 새로운 사랑을 향해 조심조심 다가가는 동안 리처드의 십대 아들 피터는 성적 호기심이 가득한 동네 소녀 헤더와 레베카의 오럴섹스 경쟁에 실험 대상이 되기를 자처하고, 여섯 살 난 둘째 아들 로비는 인터넷 성인 채팅방에서 수위를 넘는 과감한 대화로 건너편 상대를 자극한다. 이에 로비의 채팅 상대인 외로움에 사무친 40대 커리어우먼 낸시는 로비를 완벽한 섹시가이로 착각하고 일회용 섹스를 제안해 기대에 부풀어 약속장소에 나가는데 과연 이들의 만남은 어떻게 될까..?

 지난 주말 친구와 영화를 고르면서 목록에 올렸었는데, 시간이 안 맞았다. 하이퍼텍 나다는...좀 멀다... 쩝. 미란다 줄라이의 인터뷰를 보니 보고 싶은 맘이 더 강해진다. (인터뷰는 요기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13022)


 Time to Leave

 감독 : 프랑소와 오종

 개봉일 : 2월 9일

 시놉시스
 젊고 유능한 패션사진작가 로맹(멜빌 푸포)은 어느 날 갑자기 말기 암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앞으로 그에게 남은 시간은 3개월. 가족과 애인에게도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않은 채, 그들과의 마지막 만남을 사진으로 담는 로맹.
 그가 위안받을 수 있는 대상은 오직 한 사람, 자신과 마찬가지로 인생의 종착역을 향해 여행하고 있는 할머니(잔느 모로)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자니(발레리아 브뤼니-떼데스키)를 만난 로맹은 그녀로부터 아이를 갖게 해달라는 제안을 받게 되는데…

 프랑소와 오종의 신작. 프랑소와 오종과는 어째 연이 잘 닿질 않는다. <8명의 여인들>이나 <스위밍 풀>도 보고 싶었는데 다 놓쳐버렸다. 이번에는 꼭!


 박치기

 감독 : 이즈츠 카즈유키

 개봉일 : 2월 14일

 시놉시스
 1968년 교토, 히가시고 학생들과 조선고 학생들 사이에는 바람 잘 날이 없다. 연일 치고받는 싸움이 계속 되는 가운데, 코우스케(시오야 슈운)는 선생님의 명령으로 조선고에 친선축구시합을 제안하러 가게 된다.
그곳에서 코우스케는 플룻을 부는 청순하고 예쁜 경자(사와지리 에리카)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경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사카자키(오다기리 죠)로부터 금지곡 ‘임진강’을 배우고 한국어를 공부하는 코우스케.
 코우스케가 용기를 내어 경자에게 한발씩 다가서는 동안, 두 학교 학생들간의 싸움은 더욱 격렬해진다. 인근의 일본고등학교 학생들까지 가담하게 되면서 싸움은 극으로 치달아가는데, 그 와중에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터지고 만다.
 과연 조선 학생들과 일본 학생들 사이에 평화는 찾아올 수 있을까? 코우스케는 경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메종 드 히미코>를 보러 갔을 때 예고편을 봤다. 어설픈 말투로 "이것이 박치기다!"라는 대사가 나왔다. 키네마 준보에서 2005년 베스트로 꼽았다는 작품. <메종 드 히미코>의 꽃미남 오다기리 죠가 전혀 안꽃미남스럽게 등장한다.


 Broceback Mountain

 감독 : 이안

 개봉일 : 3월 초

 시놉시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고통스러웠으나 그 사랑 때문에 또한 행복했던 두 사람, 그들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눈부신 만년설로 뒤덮인 봉우리와 맑고 깊은 계곡, 한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 위에 노니는 수천 마리의 양떼가 장관을 이루고 있는 8월의 브로크백 마운틴. 
 이곳의 양떼 방목장에서 여름 한 철 함께 일하게 된 갓 스물의 두 청년 에니스(히스 레저 분)와 잭(제이크 질렌할 분)은 마치 오랜 친구처럼 서로에게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대자연의 품에서 깊어져간 그들의 우정은 친구 사이의 친밀함 이상으로 발전해간다. 그들 앞에 놓인 낯선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 채 짧은 방목철이 끝나고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두 사람은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결혼해 아이를 낳고 평범한 생활을 하다가 4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단번에 브로크백에서 서로에게 가졌던 그 낯선 감정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입장은 달랐지만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만은 한결같았던 두 사람은 그 후로 일년에 한 두 번씩 브로크백에서 만난다. 20년간 짧은 만남과 긴 그리움을 반복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관계는 뜻밖의 사건으로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데...

역시 <메종 드 히미코> 때 예고편을 본 작품. 이안이라면 두말할 것 없이. 헐리웃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온전한 서양 감독도 온전한 동양 감독도 낼 수 없는 자신만의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는 감독. 장이모우가 심하게 질투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 시놉시스는 맥스무비에서 가져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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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2-07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저는 <타임 투 리브>하고 <박치기>, <브로크백 마운틴> 꼭 볼거야요. 나머지는 이미 보았으니.. ^^

urblue 2006-02-07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영화 많이 보시는군요!

플레져 2006-02-07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주에 유앤미앤... 보려구요. 이안 감독이 골든글로브에서 휩쓸었다는 작품인가보네요. 예전엔 신작 영화들을 절로 알게 되었는데 (아, 키노가 있었구나...ㅎㅎ) 요샌 안그래요. 슬포요...

urblue 2006-02-07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앤유앤... 저도 다음 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슬포하지 마셔요. 이렇게도 알려드리는데요 뭐. ㅎㅎ

그림자 2006-02-07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메가박스유럽영화제때 매진되서 놓친 <더 차일드>와 <타임투리브>볼려구요^^
오종의 팬이라서 그의 작품은 빼놓치 않고 보는 편이라^^
그리고 이안감독의 작품도 궁금하네요

urblue 2006-02-07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일드는 인기가 좋은가봅니다. 지난 토요일 씨네큐브에서도 매진이었어요.

비로그인 2006-02-09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22322

Good morning..^^*


urblue 2006-02-09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ood morning! Your kindness makes me smile. Thanks a lot. ^^
 



우리의 주인공 사오리가 처음 등장할 때부터 웃겼다. 저 얼굴 좀 보시지. 잔뜩 심통난 어린애 같은 뚱한 표정. 심통이 날 만도 하다. 사오리가 아직 어릴 적 게이임을 선언하고 집을 나가버린 아버지가 암으로 곧 죽게되었다고, 아버지의 젊은 남자 애인이 찾아와 간병을 부탁하고 있으니 말이다. 혼자 몸으로 사오리를 키우느라 무리한 어머니도 암으로 죽었고, 어머니의 병원비와 수술비 등으로 빚까지 잔뜩 짊어진 스물 넷의 여자아이에게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일테다. 하지만 사오리는 매주 일요일, 아버지가 세운 게이 양로원 '메종 드 히미코'로 일하러 간다. 돈 때문에.

시작은 돈 때문이었고, 집나가 혼자 멋대로 산 아버지를 이해하고 용서할 마음도 전혀 없다. 메종 드 히미코에 살고 있는 게이 할아버지들 역시 이상해보인다. 일요일마다 꼬박꼬박 일하러 가면서도 부루퉁한 저 표정은 좀체 바뀌질 않는다.

그러나 역시 시간의 힘이랄까. 물론 사람의 마음이 변하게 되는 것은 시간의 힘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을테지만, 사오리의 마음이 조금씩 열려간다. 이 영화의 장점이라면 그런 사오리의 변화가, 아버지와의 화해가 뻔한 공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조제와 츠네오의 감정이 변해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던 것처럼, 이번에도 무리하지 않고 매끄럽게 보여준다.  

사오리의 이미지 역시 조제에서 이어진다. 심통이 그득하고, 못생겼고, 사교성없고,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여자. 그렇지만 그런 모습이 몹시도 귀엽다. <조제, 호랑이...>를 보고난 후 어쩐 일인지 츠네오는 전혀 기억나지 않고 조제의 얼굴과 마음껏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긁어대는 듯한 목소리만 강렬하게 남아있는데, 아무래도 이누도 잇신 감독이 그리는 여성의 이미지가 나는 좋은가보다.

 

그렇지만 이 영화의 남자인 하루히코를 잊을 리는 없을 것 같다. 하루히코 역의 오다기리 조. TV 드라마 <사토라레>를 꽤 여러번 봤는데, 이 사람이 그 사토라레인지 몰랐다. 사토라레에서는 어벙벙한 순둥이같더니만 이 영화에서는 제법 쓸쓸한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거기다 그의 몸은 어찌나 가는지. 넓은 어깨 아래로 좁고 길게 뻗은 허리와 엉덩이 다리까지, 그가 아니라면 아무도 소화할 수 없을 배바지까지 멋져 보이다니.

 



사유리의 아버지 히미코는 우아한 사람이다. 침대에 누워서도 저렇게 식사를 할 때도, 정말이지 멋진 클럽의 여주인같은 이미지를 제대로 풍긴다. 사오리가 "나를 사랑했던 적이 있어요? 내가 보고 싶어 울었던 적이 있어요?"라고 물을 때 "너를 좋아한단다."라고 대답하는,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마음껏 누렸던 사람.

메종 드 히미코가 이후로도 쭉 유지될 수 있을까. 사오리가 그곳의 사람들과 행복한 웃음을 나눌 때도 옆집 할머니는 매몰차게 문을 닫고 돌아선다. 언제쯤 할머니는 웃으며 인사할 수 있을까. 그게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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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2-05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님도 이 영화 보셨군요. ^^;
오다기리 조의 그 끝내주는 몸매라인, 그가 아니었다면 배바지는 무리였을거에요.
저는 명절 음식을 해먹고 노래부르던 그들의 모습이 꽤 좋았어요. 슬프고 또 아름답고.. ^^;

urblue 2006-02-05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오다기리 조를 쭈욱 좋아하려구요. ㅎㅎ
다 쓰지는 않았지만 좋은 장면들이 꽤 많았어요. 클럽에서의 춤 때문에 한참 웃었고, 루비랑 다른 사람들의 캐릭터도 잘 살아있었고, 말씀하신 그 명절 장면도 좋았구요.
좀 긴 듯한 감이 없진 않았지만, 이누도 잇신은 믿을만한 감독으로 올린 참입니다.

이리스 2006-02-05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두요 ^^. 영화를 보고 나자 <조제..> 디비디를 구입하고 싶어졌다는.. --;
어쩐지 이 감독 영화들은 두고두고 보아도 새로운 맛이 느껴질 것 같아요.

sudan 2006-02-05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대한 물고기-나중에 알았는데. 이름이 산갈치에요. 진짜 멋대가리 없는 이름이지 않나요?-나오는 모텔방에서 조제가 옛날엔 바닷속에서 나 혼자 '뒹굴뒹굴'했다고 말하는 발음이 제 귀엔 이상하게 '또로로로 또로로로'하는 것 처럼 들리지 뭐에요. 그 장면이랑 조제의 그 말투가 계속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츠네오가 기억에 안 남는다뇨. 구김살 하나 없는 얼굴로 웃던 츠네오. 헤어진 애인과 이제 다시는 못 만날 것 같다면서 길바닥에 주저앉아 우는 츠네오를 어찌!
메종 드 히미코. 꼭 봐야겠어요. 디비디로 나올려나?

urblue 2006-02-05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츠네오가 나오던 장면들은 떠오르는데, 얼굴이 생각 안 나요. 구김살없는 얼굴로 웃었던가, 어떻게 울었던가하는 것들. -_-
메종 드 히미코는 조제와 마찬가지로 극장에서 반응이 좋은 편이라네요. 아마 제법 오래 상영하지 싶어요. 디비디말고, 극장에서 보세요, 꼭!

히피드림~ 2006-02-06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보셨군요~
관심있던 영화라 님의 글 재밌게 읽었어요.
빨리 비디오로 나왔으면...^^;

urblue 2006-02-06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장에서 보실 수 있으면 좋을텐데 제가 다 아쉬워요. ^^;

로드무비 2006-02-06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갈등 생기네.
둘 중 어떤 영활 보아야 하나?!
에브리원이랑 히미코랑.
우짜까요?ㅎㅎ

urblue 2006-02-06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 다 보시면 안되나요? ㅎㅎ
전 다음주에 에브리원이랑 차일드랑 볼거여요.
아, 님은 차일드도 보고 싶어하실 줄 알았는데요.

로드무비 2006-02-06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차일드도 보고 싶지요.
하지만 찜한 순서에서......

merced 2006-02-06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시여, 이 영화 하는 극장은 왜 몇 개 되지도 않고, 왜 우리집에선 다들 멀기만 한겨.

urblue 2006-02-06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렇지? 그치만 회사 끝나고 씨네코아나 명동 씨네콰논 같은 덴 갈만하지 않나? 명동 씨네콰논에 첨 가 봤는데 아담하고 깔끔하니 괜찮더군. 단, 앞자리에 키 큰 사람 앉으면 끝장이다.

merced 2006-02-19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봤어요. 클럽에서 그 춤 배우고 시포. 함께 본 친구(남자)는 하루히코가 매력적이다 "마성의 게이"다, 캐릭터 영화-게이 판타지다, 는 이야기를 했고, 루비를 아들에게 보냈을 때 사오리가 모두를 질타하던 말 동감, 하지만 그들은 "관계"에 있어서 훨씬 자유롭고 솔직하게 사는구나 생각했어요.
편견 하나: "여자들도 못 입는 옷이 있다구요" 있잖아요, 그거에요. 예쁜 게이들은 여장 환영, 하지만 안 어울리는 사람은 여장 안하고 다녔으면 좋겠다.

urblue 2006-02-20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럽 장면은 좀 뜬금없긴 하지만 나름대로 유쾌하지. 특히 그 춤, 보면서 한참 웃었다니까. 근데, 그걸 배우고 싶어? ㅋㅋㅋㅋ
그치만 (예를 들면) 뚱뚱하고 못생겼으니까 이쁜 옷은 입지마, 라고 하면 너무하잖아. 자기한테 안 어울리는 거 알지만 그래도 입고 싶은 옷, 하고 싶은 거 등등 있지 않나. 그럼 해야지 뭐.

merced 2006-02-20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그걸 여럿이 같이 추면, 뜬금없이 유쾌해질 것 같아서요.
그니까 "편견"이라잖아요. 누구라도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맞지만, 언니가 레게머리를 한다, 면 사실 말리고 싶단 말이죠.

urblue 2006-02-20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야~ (레게머리 하고 싶지 않은 게 다행인가. 삭발은 해 보고 싶다만.)